
바람의 신전을 둘러둘러 가는 숲길.앞서가는 이들의 발에서는 풀 밟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그래서 뒤따라가는 네시도 왠지모르게 발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걸었다.
\"어디보자,청룡 만나러 가는거던가.\"
그러고선 에닉스에게 물었다.
\"어느 길이 제일 빠르냐?\"
\"...저쪽.\"
에닉스가 앞서 길을 안내했다.그 뒤를 발칸이 바로 뒤따랐고 약간의 거리를 두고 본래 인간의 걸음걸이는 드래곤보다 훨배 느린데,아무리 폴리모프라고 해도 저렇게 드래곤이 빨리 걷느냐며 툴툴대며 네시가 뒤따라왔다.
\"야~어느새 꼭대기인가.아니,절벽이 어울리나?근데 횡폐한데?뭐,신전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하게 세워져있는 줄 알았더니만.\"
\"그건 아마 이쪽 너머로 가서 훨씬 더 올라가야할거에요.\"
\"엥,하늘의 신전이 그렇게 멀어?\"
\"하늘의 신전은...제가 아는 바로는 한 종족이 살던 마을이었다고 들었어요.그들은 땅에 살기로 선택한 다른 종족들과 달리 하늘과 가까이 가겠다고 해서 산의 맨 위에 건물을 건설했다고 해요.신과 닿기 위해,그들을 더 가까이에서 받들기위해서라고..\"
\"...괴담...?\"
\"아니거든요!실제로 들은거에요.\"
\"누구냐.\"
둘의 대화 사이로 강렬하지만 좀 기운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룡...!\"
\"..또 네놈이냐.그런데 인원이 색다르군...\"
청룡이 네시를 보고선 한심한 표정을 짓다가 뒤에 함께온 이들을 보고 표정이 굳었다.
\"...그런.\"
\"어이,안녕하신가 친구.구면이지?\"
청룡을 보고 씩 웃어보이는 그 모습이 언뜻 소름끼쳤다.
\"아...아....\"
\"아무런 생각이 안들지?엉?\"
\"내 옛날이 생각나는구먼.그 때 분명 당신들도 있었지?\"
\"글쎄?없었는데?그 땐 자고있었어.아,레오나 여신님께 탄생후 봉인당해 자서 다시 깨기까지 얼마나 심심했는데.그나마 밖에 기운을 읽어낼수 있어서 다행이었지.그것도 아니였으면 그 몸이 봉인된 상태 그대로 화석이 되었을거라고.\"
\"아,그런가.\"
청룡의 급격한 말수의 줄음에 네시가 의아해했다.
\'뭐지?서로 아는 사이인걸로 아는데?뭘까 이 분위기는?\'
한동안 잠자코 듣고만 있던 에닉스가 청룡에게 물었다.
\"...너,알 가지고 있나?\"
\"라이오스의 알이라면,가지고있다.\"
\"그 전에,넌 진짜가 아니군.그렇지?\"
그 말에 청룡은 침묵했다.그러나 계속되는 둘의 시선에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두 수호룡님.전 청룡이 아닙니다.\"
\"그럼 넌,누구지?\"
\"누군데 죽어버린 청룡역할을 하는거지?\"
그 말에 청룡은 더이상은 진짜 안된다며 눈까지 감아버렸다.그걸 보고선 네시는 둘 쪽을 향해 물었다.
\"하지만 분명...내가 갔을때는 고대신룡과 함께 싸웠고 서적이 사라진것에 대해 분노했었는데...\"
\"흥.서적?서적을 지킨다고?청룡이?놀고있군.\"
\"그럼 누가 서적을...?\"
\"서적같은건 없다.원래부터 없었어.\"
\"...과거를 기록한 서적이 애초부터 없는거였단거에요?\"
\"아니,내 말은 그 서적이 이곳에는 없단말이야.그건 신과 드래곤의 중간계에서 관리하고있지.일부 보편적 정보는 고대신룡쪽에서 보관하고있고.그런데 그런 서적이 없어졌다?거기로 인간이 들어간다?애초부터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럼 서적을 빼앗겼다는 사실은...?\"
\"빼앗긴 무슨,그냥 빼와서 던져버린거지.그러다가 우연히 누가 가져간거지.\"
\"잠깐만요,그럼 진짜 청룡은 언제 죽은거죠?\"
\"애초부터 청룡은 이 섬의 존재가 아니었어.이세계의 존재자,황룡을 따르는자,동쪽을 지키는 용.그가 이 섬으로 파견된건 어떤 이유가 있어서겠지.정확한건 잘 모르겠다.하지만 다크닉스와 고대신룡이 싸울때 다크닉스를 봉인하도록 그를 압도한건 분명히 그였고,이 섬에서 무언가 그쪽 법률에 어긋나는 짓을 하고 돌아가서...그 이후론 그의 기운은 끊겨버렸지.그리고 더이상 청룡이 오는 일은 없었다는거다.\"
\"그런...\"
네시는 청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당신은...누구죠?파이어스가 만나고 그냥 지나갔다는 것은 알고있으면서 모른척 해준것 같은데...\"
\"...묵비권을 행사하도록 하지.\"
\"흥.\"
발칸이 다 알고있다는 태도로 그를 비웃었다.
\"난 알고있지,그를 따라가고싶어하는 네 마음을.그래서 모습을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꼴 하고는.한심해.한심하다고!\"
\".......\"
\"뭐야,누군데요?나도 알려줘요!\"
\"저 녀석은...\"
대체 누구이길래?
88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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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순례 왔습니다
죽어가는 소뽐게를 살리러 온 고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