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의 마지막 날 밤 서울의 어느 단칸방에서, 집안 구석에 있던 돈을 긁어모아 치킨 한마리를 탁자 가운데에 고이 모셔두고(?) 나와 두 친구는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나는 시계를 1분에도 몇 번씩 흘겨보다가, 8시가 되자마자 친구의 손에 있던 리모컨을 냅다 채 왔다. 그리고서는 뉴스로 채널을 돌렸다.
"뭐하는 짓이야! 일 년의 마지막에 뉴스라니... 영화도 보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
친구 한 명이 사수하고 있던(?) 닭다리를 입에서 때고 중얼거렸다.
"나 같은 젠트리한 사람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매일 뉴스를 봐야 한다. 이 말씀이지!"
"개소리도 별 개소리를 다 듣겄네. 세상에 어느 재벌이 단칸방에서 돈을 긁어 모아서 치킨 사 드슈?"
"검소한 재벌은 그럴껄?"
"그건 검소한 게 아니라 자린고비여.. 자린고비... 너 집에서 반찬 매달아 놓고 먹지? 앙?"
친구의 빈정거림은 간단히 무시하고, 나는 TV의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때마침, 뉴스에는 외국에서 하수구에 사람이 빠져 두 시간만에 구출된 황당한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렉스 씨는 빠진 지 두어 시간 만에 하수구 바닥에서 구출되었는데, 구출된 당시에는 혼수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는 하루 만에 인근의 병원에서 깨어 났는데, 그는 자신이 다른 세계에 갔다 왔으며, 그 세계에는 드래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현재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C, 하준영이었습니다."
곧이어 정치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자, 친구들은 사건사고 빼고는 관심 없다는 투로 고개를 돌려서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새벽 2시, 만취한 친구들을 택시에 태워 배웅해 준 후 나는 나의 단칸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두 시간 쯤 전에 종이 울리면서 빈 소원을 생각이 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 나한테 여친? 어림도 없는 소리지! 여친 없다고 세상 망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소원을 빌었을까나!"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 큰 소리로 소리친 나는 이내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대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집 앞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살려 주세요!!"
'뭐지?'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다시 집에 발을 들어놓으려는 순간, 진짜라는 듯 더 큰 소리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려 나갔다.
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으슥한 골목에 어느 남자가 어느 여자의 입을 막고 끌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더는 고민할 틈도 없이 나는 소리를 크게 지르며 그 둘에게로 돌진했다.
"으아아아아아!!!!"
그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랐는지 바로 그 여자를 놓고 도망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이제 새해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갑자기 발 밑이 쑥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는 어느 곳으로 쑥 빠져 버렸고, 머리를 부딪힌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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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벌서 아침이었다. 싱그러운 풀잎이 빨리 잠을 깨라는 듯 내 귀를 간질거리고 있었다. 어.. 잠깐만.. 풀잎..?
"....뭐야?"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숲이다. 어젯밤에 빠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정물 냄새나는 하수구(?)가 아니라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는 숲이였다. 잘못 봤나 해서 눈을 끔뻑이고 봐도 여전히 숲이었고, 꿈인가 싶어 볼을 꼬집어 봤더니.. 꿈도 아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쓰읍..."
욕을 한 마디 내뱉으려다가 도로 삼켰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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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난 소설쓰면 안됨...
키야.. 연재 한번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