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빛의 성지
한참을 잘 날아가던 임프콥터가 갑자기 멈춰 섰다.
‘뭐지? 연료가 다 된 건가?’ 존이 생각했다.
과연 계기판을 보니, 전에는 없던 이상한 글자가 있었다.
‘연료가 부족하여 추락합니다’
‘고작 연료가 없어서 추락한다고...?’ 존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을 비웃듯, 임프콥터는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안 돼! 난 죽기 싫어!” 존이 소리쳤다.
‘걱정하지 말아요. 존… 추락하지는 않을 거에요.’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센즈! 날 당장 여기서 탈출시켜 줘요! 이대로 있다간 죽는다고요!” 존이 비명을 질렀다.
‘지금 이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것처럼 보이나요…? 존?’ 센즈가 물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과연 임프콥터는 추락하고 있지 않았다 - 그냥 천천히 하강하고 있을 뿐이었다.
“왜… 어째서 추락하지 않죠?” 존이 물었다.
“바람의 수호드래곤 라이오스의 힘을 빌렸어요. 착륙할 땐 좀 아프겠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에요.” 센즈가 대답했다.
‘라이오스?’
“그 수호자 드래곤 말인가요? 카데스와 싸우다가 죽었다고 임프들한테 들었는데요? 존이 물었다.
‘존… 드래곤들, 특히 수호자 드래곤들은 쉽게 죽지 않아요.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뿐 죽지는 않았어요.” 센즈가 대답했다.
“그리고 카데스에 직접 맞서 싸운 이는 여태까지 카일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어요. 심지어 드래곤들조차요.” 센즈가 덧붙였다.
“그렇구나… 근데 카일이 도대체 누구에요?” 존이 또다시 물었다.
“카일은 이곳, 즉 드래곤즈 갤럭시에 처음으로 온 인간이에요. 그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했지만… “ 센즈가 중얼거렸다.
“실수로 온 건가요? 아니면… 저처럼 누군가에 의해서 온 건가요?” 존이 물었다.
“카일은… “ 센즈가 말을 하려는 순간, 눈 앞이 밝아졌다.
“빛의 탑에 다 왔네요. 카일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해요.” 센즈가 말했다.
빛의 탑은 이름 그대로 찬란하게 빛났다. 어째서 밤에는 들어갈 수 없는지 알 수 있었다.
화려하게 조각된 장식이며 진귀한 보석들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도대체 이런 탑을 누가 세운 거죠?” 존이 물었다.
“이 탑은… 아모르 님께서 이곳을 만드실 때 빛의 중심으로 세우신 곳이에요. 그래서 카데스도 유타칸을 전부 다 부쉈지만 빛의 탑만은 부수지 못한 거죠.” 센즈가 대답했다.
문도 없는,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었다. 안에서는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저는 들어갈 수 없어요… 꼭대기층으로 가서 신비의 동물을 만나세요… 그럼 무사히 바이델로 오시길 빕니다. 아모르의 축복이 있기를.” 말을 마치고 센즈는 사라졌다.
‘신비의 동물? 그게 뭐지? 일단 꼭대기층으로 올라가야… ‘
쾅.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으아아악! 살려 줘!”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존은 소리가 난 곳으로 뛰어갔다.
소리가 난 곳에는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
노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초록색 옷의 청년이었다.
소년은 귀가 무척 컸다. 어깨에는 활을 메고 있었다.
‘이… 이자는 누구지?’ 존은 생각했다.
‘안녕… 난 빌바드라고 해.’ 누군가의목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에는 쓰러진 소년과 똑같이 생겼지만, 훨씬 투명한, 그리고 떠다니는 물체가 있었다.
“너, 넌 누구야?’ 존이 당황하며 물었다.
‘내 이름은 빌바드라니까… 역시 스톤키퍼들은 믿을 게 못 돼.’ 빌바드라는 자가 중얼거렸다.
“너 설마 유령이야?” 존이 물었다.
‘보다시피… 내 육체는 저기 있어. 방금 죽었거든.” 빌바드가 으쓱하며 말했다.
“어떻게 해서 죽은 거야?” 존이 물었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난 임무를 수행하러 여기에 왔어. 빛의 탑에 있는 보물을 바이델로 옮기라는 것이였지. 지금 안전한 데는 거기뿐이거든.” 빌바드가 말했다.
“빛의 탑까지 오는 건 쉬웠는데… 이놈의 스톤키퍼들은 외부인들을 믿으려 들지 않아. 내가 말을 해 보려 했으나 못 알아듣는 것 같더라.” 빌바드가 말했다.
“고작 무언가를 옮기려고 해서 죽은 거야?” 존이 물었다.
“이봐… 그것 때문이라니. 나는 내 나라, 엘리시움을 위해 영광스럽게 싸우다가 죽은 거야. 영광이라구.” 빌바드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 존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멈췄다.
쿵.
무언가 둔탁한 물체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놈들이 또 오네… 복장을 보니 너도 외부인 같으니,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빌바드가 말했다.
“저… 저녀석들과 싸워야 하는 거야?” 존이 물었다. 약간 떨면서.
“아마 그래야겠지… 내 활과 화살을 가져가. 그리고 책도.” 빌바드가 말했다.
“만약 카일 님을 만나면 그 책을 전해 줘. 활은 네가 가져도 돼.” 빌바드가 말했다.
“하지만 난 활을 쓸 줄 모르는걸.” 존이 우물거렸다.
“다 해보면서 배우는 거야. 어서 가. 나처럼 되기 싫으면.” 빌바드가 충고했다.
소리는 점점 커져 갔다.
“반대쪽으로 가는 게 좋을지도 몰라.” 빌바드가 중얼거렸다.
존은 활, 화살, 드리고 책을 챙겼다. 그리고 뛰기 시작했다.
“잘 가.” 빌바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빌바드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존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