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고대신룡!!”
산에서 내려와 힘없는 발걸음으로 거리를 거닐고 있는 고대신룡을 부르는 목소리.
“어이어이~ 왜 그렇게 힘이 빠져있냐. 우리 '영웅'님께서 간밤에 잠을 걸치셨나~? 아니면 밤동안..한번 뛴거냐?”
장난끼 가득하게 말하는 사람은 번개고룡이었다. 자연스레 고대신룡의 어깨에 팔을 둘러 어깨 동무를 하고는 농담을 해보지만 '영웅' 이라는 단어가 귀에 거슬린 고대신룡은 번개고룡을 밀쳐내며 노려본다.
“나에게 '그런' 호칭을 붙여서 부르지 마. 난 '그런' 호칭을 받을 만한 일을 한 기억이 없으니..”
“..왜 없어? 네가 '그'를 쓰러뜨리고 끔찍한 전쟁을 끝냈잖아? 대체 매번 왜 그러는거냐? 승리의 기쁨에 한번 정도 취해야하는거 아니야?”
“..ㄱ..입...ㄷ..물어”
“뭐? 뭐라는 거야? 좀 더 크게 말ㅎ..”
그 순간 번개고룡을 벽으로 세게 밀어 붙이며 살기를 품는 고대신룡.
“그.입 다물라고! 승리의 기쁨? 웃기지 마..친구를 죽인게 승리인거냐. 넌..친구를 죽이는게 승리라고 할 수 있느냔 말이야!”
“..커헉..쿨럭..!..고대신룡 정신차려!!..네 눈에는 그 때 그놈의 눈이 네가 알던 친구의 눈이었냐!? 적어도 내 눈에는 아니었어! 그건 그냥 전쟁에 취해있는 놈의 눈이었다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그런건 친구도 뭐도 아니라고 할걸!?”
“아니야..제발...후우...꺼져..그냥..꺼져..”
계속해서 자신을 부르는 번개고룡을 무시한 채 고대신룡은 자신과 다크닉스만의 공간이였던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하에 있었던 탓일까 그곳은 전쟁 속에서도 망가진 곳 하나없이 과거의 평화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누가..누가 여기를 다녀 간거지..?”
들어오자마자 무언가가 바뀌었다는 것을 일아본 고대신룡은 혹시나 하여 긴장을 하고는 자세히 주변을 살폈다. 전쟁이 끝났어도 그 무리들을 왼전히 멸한게 아니기에 어딘가에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뒷처리 중 숨어있던 적들을 생각보다 많이 잡아들였었다.
그러던 중, 아무것도 없던 탁자 위에 놓여있는 처음 보는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나의 벗, 고대신룡에게>
“..ㅅ..설마..다크닉스!?.대체 언제..”
급하게 편지를 뜯어본 고대신룡은 조금 실망한 빛으로 쪽지를 읽어 내려갔다. 쪽지는 전쟁이 한창 일때 남긴 것이었다. 고대신룡은 아직도 다크닉스가 살아있을 것이라고..그렇게 믿고싶었었나보다.
「나의 벗. 나의 자랑스러운 벗..고대신룡. 혹시나 해서 널 이곳에서 기다려 보았다.. 혹시나 너와 예전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하지만 전장의 선두에 있는 네가 올 가능성은 없겠지..내가 일으킨 전쟁이니 그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저 전장에서 적으로 만나기 전 마지막으로.. 벗으로 만나고 싶었을 뿐이다. 아마 네가 이 글을 발견하게 된다면 내가 패하고 감옥에 갇혀있거나 목숨을 잃었을 경우 두가지겠지. 전쟁은 일으켜 보니..끔찍하긴 하더군..하지만 그게 내가 바라던거야. 그걸로 난 충분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군..이것만 알아둬라. 나는 이 전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내 의지로 결정한 거다. 다른 세력 따위는 없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 결정은 나의 몫이었다. 그리고 나의 결정의 결과가 바로 이 전쟁인 거겠지... 마지막으로 만나는 곳은 전장이겠군..그때 만나자.-다크닉스」
“..아니 다크닉스..난 믿지 않아..믿지 않을거야..이 쪽지는..거짓이야..거짓이라고!!!”
쪽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고대신룡.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는 힘이 드는건지 거친 숨만 몰아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