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외경 1장. Thy Holy God Darkinx, Unholy God Dragon.
1절
'I've never been alone
it's a comfort to know
leaves a chill in my bones...'
조용한 피아노 선율이 몇번이나 반복되었을까, 약효에서 깨어난 그가 밖의 사람 모양 핏덩이를 직시하더니 이내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피냐타를 본 것. 그는 그것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사탕을 먹는 것 역시 보고 있었다. 그가 다시 광명의 흉물스러움에 헛구역질을 했다. 결국 그는 화장실로 달려갔고, 약에 취한 채 먹은 것을 죄다 게워내고 나서야 속이 편안해진 듯 한숨을 내쉬었다. 밖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쫄랑쫄랑 다니며, 그의 집 창문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저 아저씨? 형아? 아무튼 막 토하고 그러는데, 광명 안 먹은 거 아니야?"
"설마~ 누가 광명을 안 먹고 살아? 그랬다간 저기 지저분한 곳으로 쫓겨날텐데?"
그가 노래와 섞인 아이들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다가는 재빠르게 입 안에 광명을 하나 털어넣는 모습을 창가 너머로 보여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저들이 가던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모두 저 멀리로 사라지자 그는 광명을 수돗가에 뱉어버렸다. 입을 헹구고 뱉어낸 물에 광명이 사르르 녹아갔다.
'The written word is a lie
and our children are spies
yet I don't want to die.
Proof lies in the words that I write...'
"...그래. 가장 훌륭한 스파이는 어린 아이들이지. 무지하고, 순수하고, 자기가 저지른 일이 뭐가 되는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
그가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여가수와 그의 잔잔한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가 음악을 꺼버렸다. 방 안에는 그 홀로 남아있었지만, 그는 광명 한 알을 항상 손에 쥐고 있었다. 의족에 깃든, 절그럭대는 망령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가 어딜 가든지 간에. 그가 의족의 상태를 살폈다. 군데군데 녹이 슨 곳이 보였다. 시커먼 녹은 꼴보기 싫은 우울감처럼 그의 다리 이곳저곳에 들러붙어 있었다.
"조만간 부품을 교체해야겠어."
그 때,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그가 재빨리 손에 쥐었던 광명을 털어넣었다. 환각이 슬슬 보이기 시작할 때 쯔음,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사내는 코트를 걸치고, 행복한 얼굴로 방문자를 맞이했다.
"어서오세요! 무슨 일입니까?"
"다름이 아니고, 어떤 분의 편지인데, 의족 부품 교체할 때가 되셔서, 불러오라고 하셨어요."
"아하, 혹시 알베르트 씨입니까? 그분을 만나러 갈 때도 되었지요! 그럼 갑시다!"
그가 알베르트의 가게에 들러서, 알베르트를 보러 왔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점원이 그를 지하실로 안내했고, 알베르트인 것 같은 중년 사내가 광명을 먹은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미X놈. 광명은 또 왜 처먹고 지X이야?"
"광명을 먹으면 행복하니까! 하하, 아하하하!"
"밤빛 깃털이라도 떴었냐? 아니면 애새끼들이 보고 있었냐?"
"밤빛 깃털은 우리의 친구니까. 그리고 아이들은 카데스님의 희망이고? 그들에게는 우리가 행복하다고 보여줘야지! 하하하하!"
"..."
비밀 경찰, 밤빛 깃털을 친구라고 말한 그의 말을 들은 알베르트가 말 없이, 그의 입 속에 광명 하나를 더 넣었다. 분명 섭취 기준치는 2~3시간에 하나인데도.
"우읍...크하. 아하하하, 하하하. 왜 그러는 거야. 하하하하...어, 잠깐. 아아, 나비 날개가 보여, 하하하. 네 등에, 내 목에...잠깐, 내가 나를 보고있는 거야? 네 작업실에 이 많은 꽃들은 언제 심었고? 아하하하하. 하아, 하. 내가...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그러자 미.친듯이 웃으며 발작적으로 지껄이던 그가 숨을 가쁘게 내쉬더니 결국 쓰러졌고, 알베르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몇 시간이나 쓰러져 있었을까. 사내가 머리를 짚으며 깨어났고, 알베르트는 그의 의족을 빼서 부품을 교체하고 있었다. 그가 깨어난 기척을 느꼈는지, 알베르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할말만 했다.
"일어났냐, 광명쟁이?"
"그, 오기 전에 광명을 먹기는 했는데, 당신 배달부가 밤빛 깃털인줄 알고 말입니다. 오늘 내 집까지 왔었거든요. 거기다가 어린 애들까지 내가 광명을 먹나 안먹나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 사회가 날 보고 있는 거 같다고요. 그래서..."
"쉬이이...조용히 해, 약쟁이야. 정밀한 작업중이야."
정밀 기계 수리공이라는 알베르트의 직업 덕분에, 알베르트는 일할때 광명을 먹지 않았다. 대신 광명을 먹지 않고 일하는 작업실은 지하에 처박혀 있었다. 그는 광명을 먹지 않기 위해, 지하에 작업실과 제 방을 같이 만들었다. 그 역시 광명이 혐오스러운 현실을 얼마나 환상적으로 만드는지 알고 있기에. 지금 자신이 고치고 있는 의족의 주인처럼, 그는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었다.
"다 됐다...이제 붙이는 일만 남았어."
"고맙습니다. 알베르트 씨."
"그리고..."
"네?"
"사람들, 모으게 되면 나도 꼭 부르라고. 이 광명투성이 세상은 지긋지긋하니까."
"...네."
"아, 광명 먹고 가, 이 광명쟁이 코트놈아."
무릎부터 사라져버린 그의 다리가, 그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선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의족이 절그럭거리는 망령과 함께 다리에 붙었고, 그가 광명을 하나 집어먹었다. 그러고 밖을 나서자, 그의 다리에선 삑 삑 하는, 어린이 신발에서나 날 법한 소리가 났다. 삑삑거리는 귀여워빠진 강철 다리와 함께, 그가 제 집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제 손목에서 나오는 단물을 서로에게 나눠주며, 남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기뻐 날뛰는 사람들 한 가운데를 삑삑거리며 지나가는 그의 검은 모습이 사뭇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듯 하다가도 부드럽게 섞였다.
------
저는 디스토피아가 좋습니다. 사실 절망하는게 왤케 좋은지 모르겠습니ㄷ/철컹
이거 보세요 이거 놓으세요 저는 평범한 이단 소설가입니다 으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