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차피..어차피 아무 소용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앞에서 기다린다.
이제는 습관이 되버린 블랙퀸을 보는 일. 아무 할일 없이 병실에서 블랙퀸이 다시 일어나기를..블랙퀸이 다시 나에게 말을 하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아무리..아무리 비참해도..널 잊고 포기하는 것보단 낫겠지..네 까지 잃으면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모두가 다시는 블랙퀸이 못 일어날거 라곤 하지만..그렇게 기다려 봤자 소용 없다고 했지만.. 난 포기 안했다. 절대 잊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누구 때문에..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내가 가장 잘 알았기 떄문에..
이젠 하루하루 작은 소리에도 블랙퀸이 움직인 건지 깜짝 놀라며 지냈다. 그저..옛날 처럼 다시 아파도 이겨낼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번엔..달랐다. 이렇게..이렇게 약해져 버린 블랙퀸..정말 돌아올 수 없을까. 그저 이렇게 나에게 아픔만 주고 떠나는 건 아닐까.
블랙퀸.블랙퀸이 그럴 리가 없는데..
`이미..다시는 못일어날 너이지만..날 볼 수 조차..말할 수 조차 없는 너이지만..기다릴게. 네한테 미안하다고..용서해 달라는 말을 들어줄때 까지..` 이렇게 난 기억만 하며, 기다리기만 하였다.
더 이상 웃고..화내던 블랙퀸에 대한 기억은 서서히 잊혀져 가고, 이렇게 누워있고 약한 모습만 보이는 블랙퀸만이 기억만 남아져 갔다. 이러면 안되는데.. 더 슬퍼 진다는 것을..더 미련해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난 블랙퀸을 기억하기 위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가두어 두었던 기억으로 들어갔다. `그래..오직 널 기억하는 것 뿐이야..그 이상도..그 이하도 아니야. 절대 슬퍼선 안돼..`
***
`이건..이건 꿈일까..?` 내 몸이 제어불가 상태가 된 나와, 그 마력으로 마치 덮어지는 검은 망토처럼 뒤덮여 오는 괴물들을 상대하는 블랙퀸. 하지만 과연 괴물들의 숫자가 너무 많은 건지.. 폭주상태가 된 나는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얼마 동안 그랬던 건지..
왜 그렇게 된 건지도 몰랐다. 그저 난 지켜 보고 있었기에..꿈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꿈인 데도 느껴지는 슬픔..그리고 아픔과 후회. `이건..설마 예지몽인가..?` 그렇게 수면 속에서 생각하던 난 어느새 일어났다. 머리가 마치 몇대 맞은 것 처럼 아파왔다.
분명 블랙퀸이 치료를 해주었는 데도 느껴지는 아픔. 그 아픔은 내 몸을 쓰라리게 만들고, 더욱 좌책하게..미안하게 만들었다.
``..블랙퀸..블랙퀸이 어디 간거지..?`` 분명 옆에서 지켜주고 있었는데..그 기둥 같던 존재가 사라지니 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블랙퀸..블랙퀸! 어딨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렇게 소리쳐도 돌아온 건 내가 말한 말과 침묵. 이상하게 상처는 더 심해져 가고, 머리 속은 점점 뚜렷해 져갔다. 그러면서 보이는 것. 그건 바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지하둥지.
`설마..설마 그럴리가 없잖아..` 확신하면서도 의심이 갔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무력하지 않다는 걸 머리 속에서 계속 해서 생각 했다. `왜 이렇게 애들이 안오지.. 분명 올 시간도 다 되었는데.. 블랙퀸도 애들이 시간이 지났는 데도 오지 않은 게 이상해서 그 아이들과 싸움에 동참한 거일까..그러면..그러면 다행인데..`
하지만 이 생각도 결국엔 짓 밟혔다., 애들은 블랙퀸과 함꼐 있지 않았기 떄문이다.
``뭐.뭐야..너 블랙퀸이랑 같이 있던 거 아니었어? 근데 지하둥지 상태는 왜 이래? 설마....?``
``아니..야..아닐꺼야..일단 혹시 모르니까 블랙퀸을 찾아보자.``
이렇게 말은 희망적이 였지만 기억과 의식은 서서히 일어나고, 날 앍아먹었다.
***
``ㅇ..윽.블랙퀸.블랙퀸..`` 나는 힘 없게 쓰러져 블랙퀸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블랙퀸의 희미한 눈빛과..떨리는 목소리.
``..안될 것 같네..미안해..지켜지고 싶었는데..`` 그 블랙퀸의 말은 내 가슴을 후려쳤다. `왜..그렇게 바보 같이 서있는 거야..그냥..도망치라고..이 바보야..제발..` 나는 내가 더 바보라고 생각했다. 블랙퀸이 저렇게 막아서며 쓰러져 가는데..그저..쓰러져 있으면서 블랙퀸을 보며 울다가..아무 것도 못 하는 내가..
그녀는 나에게 배려 하는 건 아닐까. 그런 것 따윈 필요 없는데..그냥 날 버려도 되는데.. 살아서 나에게 전처럼 대해 주는거.그게 나한테 배려인데..
``ㅈ..제발.....`` 하지만 블랙퀸은 곧 쓰러지고 그 괴물들이 날려버렸다. `왜..그냥 도망치면 되는 거였잖아..`
더 이상..더 이상 내가 해 줄 수 있는건..없었다. 이제..그녀를 못 볼거라는 생각에 일어나봤지만..잡아야 하지만..큰소리로 불러야 하지만 내 몸은 멈춰져 버렸다. 이젠..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것 말고는 해 줄게없었다. `이젠..내 몫이 아닌건가..이렇게 울고..쓰러지는 것 말고..움직여야 하는데..왜..`
내가 한 일은 고작 괴물들 몇마리와 싸우고 울고 자빠져서 쓰러진 것 뿐. 이 사실은 내가 이 시간이 꿈이라고 의심하게 하고...그리고 날 아프게 했다.
이젠..그냥 이 시간을 잊으려 했지만...그냥 없던 일로 하고 싶은데..그런데 내 가슴이 잊질 못하고 오히려 그럴 수록 의식을 잃어도 기억하게 했다. 정말..이대로 블랙퀸과의 마지막이라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 했고..그녀가 날 기억하기를 비는 것. 그 슬픔을 주는 것들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것. . 난 내 눈물로 그저 모든걸 잊게 했다. 하지만 보이는 건 블랙퀸과의 과거를 보면서 걷는 길. 하지만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이 길 끝에 혹시 블랙퀸이 있지는 않을까. 눈물로 보이는 길을 달려갔다. 하지만 나에겐 그녀가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뿌리 잡혀 버릴 뿐이 였다.
***
이제..모든 걸..기억했다. 하지만 느껴지는 건 두려움과 슬픔이 아니었다. 오직 분노 였을 뿐. 모든 괴물들과..카데스 그 녀석을 지워 버리겠다. 이 생각과 함께 실려서 말이다. 난 내가 폭주상태가 몸을 지배해도 분노로 억누르며 그녀석을 오히려 조종했다.
모든 걸 부수며, 파괴 하며 기억하는 건 블랙퀸이였을 뿐. 단 한번에, 이 대륙의 괴물들과 카데스 추종자들의 기지들을 부숴버렸다.
남는 건 살아있는 아이들과, 분노로 싸인 카데스 이였다. 카데스 또한 분노가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자, 배신자였던, 아모르에게 희망과 동정을 잃은 건, 분노로는 부족한 일이 였을터.
**
작가시점
어둠의 감정으로 싸여먹힌 카데스, 다크닉스에겐 기둥 이였던 블랙퀸을 잃어버린 다크닉스의 주위엔 엄청난 충격파가 맴돌았다. 다행히 카데스는 분노 뿐만 아니라 슬픔도 갖추고 있었다. 서로 같이 모두 없애버리겠다며 덤벼드는 그들이 였다.
주먹을 날리며, 발질길을 하대고, 피를 흘리는 그들은 역시나 막상막하 였다.
그렇게 피를 흘려도 아무렇지 않게 싸우는 이유는 아마 그 상처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겪은 아픔에는 턱 없이 부족다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을 까. 하지만 이 싸움에선 단 한명만이 승자일뿐. 그 치열한 싸움 끝에 승자는 다크닉스였다.
다크닉스. 결국은 그가 이겼다. 하지만 그 싸움은 이긴 것도,진것도 아닌 경기 였다. 카데스는 쓰러졌지만, 다크닉스를 그 괴물을 멀리 날려 버렸다. 그와 동시에 카데스는 쓰러져 버렸다.
더 이상, 카데스도, 괴물도 없었다.
행운이라 할 수 있을까.
대륙에서는 카데스의 추종자들과 던전이 좀 훼손 됐을 뿐이였다.
이건 그저 슬픔이라는 먹구름만 준 시간 이였다. 분위기는 침울했다. 게다가 발견된 쓰러져 있는 블랙퀸.
블랙퀸은 다행히 죽지 않았지만, 상처가 너무 심하였다. 그리고 다크닉스와 카데스가 싸울떄 일어난 충격파에 조금 휩쓸린 듯 하였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
***
아이들(사대신룡)과 나는 블랙퀸의 상처를 치유시키기 위해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상처가 너무 심해서 다시 의식을 찾을 확률이 별로 안된다는 치유자의 말.
***
**다닉시점
또..또 슬퍼하지 않기로 했는데 결국은 더 슬퍼졌다. 그렇다고 블랙퀸을 기억 안 하는것, 못 하는것 보다는 몇배는 나을테지.
이렇게 생각해도 블랙퀸은 아무 움직임, 소리가 없었다. 적막만이 흐르는 병실이 였다. 이렇게 병실 안에서 기다리기만 하는게 의미 있는 일일까. 이젠 블랙퀸은 항상 한 모습으로만 있었다. 이 일은..이 비극은 어쩌다가 일어난 것일까.
`카데스 떄문에..? 아님 그의 추종자들 떄문에? 그게 아니라면 나 떄..문에..?` 어쩌면 나때문에 모두가 이렇게 된걸까.
`아니지, 그럴리가 없잖아. 내가 하고 싶어서 추종자들을 도와 어둠을 부활시킨게 아닌데. 이 적막과 침묵이 깨진 건 카데스의 영혼 덕이였다.
소리로 들리진 않고, 머리 속으로만 전해져 오는 말.
`오랜만이에군 다크닉스.` 난 어째 그에게 큰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엔..무슨 일 입니까?`` `모두에게 사과하기 위해서...모두에게 슬픔을 잊혀주게 하기 위해서..` 근데 카데스의 말을 듣고 갑자기 마음속에서 울분이 뛰쳐 나왔다.
조용했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그에게 반말을 쓰고 있었다.
``너는..너는 할 수 있어? 잊을 수 있냐고..`` `........` 카데스는 아무말 하지 못했다. 그리고 멱살을 잡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다는 듯 당황한 표정 또한 짓지 않았다. ``봐..너도 못잊잖아. 너도 아모르에게 당한 걸 못 잊잖아!!`` 카데스는 점점 표정에서 슬픔이 담겼다.
나는 말을 이었다. ``근데..왜 우리한테 잊으라고 하는 거야..너도,나도..다른 소중한 걸 못 잊는 거 알면서!``
카데스는 단 한마디의 말을 남기고 형태가 사라졌다. `The beginning is also have the end.`
여러가지 의의가 담겨져 있을 말이였다. 내가 부활의 시작이 되었으니 내가 끝내라..아니면 모든 사람에게 끝이 있다 등.
난 다시 흥분을 가라 앉히고 블랙퀸에겐 들리지 않을 인사를 하고 지하둥지에서 나왔다. 간만에 느끼는 바깥의 쾌활함.
`빨리 블랙퀸이 꺠어났으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집에 도착했다. 내일은 블랙퀸 볼 수 있는 시간이 좀 많을 테니까.
생각해 보니 난 다른 아이들보다 몇십배는 블랙퀸을 더 찾아갔다. 그리고 갑자기 드는 생각. `좀 쉬어야 겠다.`
***
다시..또 병실에 왔다. 이제 나에겐 슬픔일 뿐인 블랙퀸을 다시 못 부를것 같아 한번 불러봤다. ``블랙퀸.``
역시 대답은 없었다. ``블랙퀸!!`` 크게 소리쳐 불러 봤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과 내가 불렀던 블랙퀸의 이름. 이제 버틸힘이 없었다.
정말 떠나가는 걸까. 난 나한테 그녀를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슬픔과 좌책은 쌓아져 갔다. 하늘도 그걸 아는지 비를 내려줬다. 하늘은 마치 사람의 감정 같다. 기쁠떈 맑고 슬플 떈 어두워 지는 게 말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비가 온 날, 그러니까 오늘 같은 날 난 항상 더 블랙퀸을 그리워 했다. 다시 만날,다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그래서 더 슬펐다.
`언제...올꺼냐..이제 눈물 다 흘리고 널 잊을 지도 몰라. `
난 블랙퀸과 다시 말하고 싶었다. 다시 예전처럼 지내고 슬픔도 잊고 싶었다. 하지만..`하지만 넌 왜 넌 항상 그대로인거야..`
`널..예전의 모습으로 보고 싶다. 날 미워하는 거야..? 그래.그런거야? 아님..다시 나에게로 오는게 힘든 거지?`
이젠 나의 슬픔 괴로움 다 빼고 그녀를 잊고 싶었다. 그렇게 울고,기다리고,갈망하기만 하는 몇년이라는 새월이 지나도 이 생각은
언제나 떠올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항상 답은 하나 였다. `기다리자. 블랙퀸이 나한태 올때까지.`
왜 였을까. 그 이유는 아마 내가 그녀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너무 슬퍼서,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가 아닐까.
***
음. 여기는 드래곤들이 죽으면 오는 곳. 뭐, 지옥이나 천국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이곳은 영혼들이 살아 가는 곳이다.
원래 살아서 지냈던 세계 처럼 살아갔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다른 점은 죽음과 부상 이 없다는 것.
그럼, 이제 블랙퀸을 찾으러 가야겠다. 음? 나랑 블랙퀸은 어쩌다가 죽었느냐고? 기억이 안난다.
얼마나 기억 하고 싶지 않았으면 기억을 못했을까?
그런데..이젠 확실히 하나 달라진게 있다. 이젠 내가 블랙퀸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블랙퀸이 날 기다린다는 것.
블랙퀸은 아마 저편에서 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이젠 웃으면서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 웃으면서 블랙퀸이 있을 곳을 돌아다니며
찾는 나. 예전보다는 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웃으면서 블랙퀸을 찾을 수 있는 이유.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어. 반드시. 내가 곧 갈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