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과 티카는 쌍둥이 몬스터테이머다. 첸은 공개형ㅡ프란시스와 같은 유형ㅡ, 티카는 드래곤형ㅡ벤토와 같은유형ㅡ 몬스터테이머인지라 원칙대로라면 아는척이나 친한척이 철저히 금지되지만, 쌍둥이같은 가족은 예외로 함께 다녀도 마을사람들이 쉽게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어 이 경우에는 오히려 함께 다닌다.
아무튼간에 이 둘은 지금 비약을 얻어 희망의 숲 본부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였다. 몬스터들의 평화를 지지하는 그들이 힘을 키우려고 몬스터끼리 싸울 수 없는 노릇이라 드래곤형 몬스터테이머들이 길드에서 신임을 얻거나 마을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얻는 비약으로 몬스터와 드래곤들의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 오늘은 운이 좋았어! 아모르의 축복을 3개나 얻었잖아? "
첸ㅡ이란성 쌍둥이 중 남자쪽이다. 적갈색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길러 올려묶고 다닌다ㅡ이 실실 웃으며 비약 중 하나를 꺼내들어보였다. 몬스터들에게는 쓸 수 없지만, 이 비약은 확실히 드래곤형 몬스터테이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테니까! 첸이 실실 웃고있자 티카ㅡ여자쪽. 적금발머리를 목 부근을 덮을 정도로 길러 꽁지묶음을 하였다ㅡ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지. 그리고 다른 축복의 비약들도 엄청 얻었으니까 몬스터 테이머들의 사정이 꽤 나아졌어. "
" 맞아, 맞아! 그래도 프란시스는 이게 필요하진 않겠지? "
" 하긴. 오라드래곤을 쓰러뜨렸으니까. "
그렇게 첸과 티카가 재잘거리며 희망의 숲 본부로 향하다가, 어떠한 장면을 보고 멈추어섰다.
닌자사슴 단이 피를 흘리고 있는 프란시스를 업고 돌아오다가 그들과 마주친것이다.
" 단! 프란시스! 어떻게 된 일이에요? "
첸이 다급히 물으며 프란시스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프란시스는 옅은 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지혈이 잘 되어있어 조만간 깨어날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자 첸과 티카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기사단의 단장이랑 싸움이 있었네. "
" 기사단의 단장이면, 오스르? "
티카의 물음에 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닌자사슴 단이 먼저 라바드래곤에게 수리검을 날렸다. 성체인지라 수리검으로 그의 날개를 맞추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쿠오오!
라바드래곤이 의외의 공격에 당황했는지 꼬리로 단을 후려치려 했다. 하지만 단은 크게 놀라지 않고 그대로 뛰어올라 다시 수리검 몇발을 라바드래곤을 향해 갈겼다.
" 제법인데? "
오소르는 의외로 싸움이 길어질 것 같자 조금 놀란 투로 이야기하였다. 라바드래곤도 그가 주로 자신의 날개를 향해 공격을 퍼붓는것을 눈치챘는지 그제서야 자신의 날개를 접어보였다.
단이 다시 그를 향해 수리검을 날리려는 찰나에, 갑자기 라바드래곤이 궤도를 바꿔 그가 아닌 다른 목표물을 향해 입을 쩍 벌려 달려들었다.
프란시스, 검은 마녀.
" ! "
단이 아차 싶었으나, 그가 땅에 착지하기도 전에 라바드래곤의 입이 프란시스의 배를 거세게 물어뜯었다.
" 프란시스! "
프란시스도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해 비명 한번 못 내지른 채 맥없이 라바드래곤의 입에 자신의 몸을 내어주었다. 곧, 그녀의 배에서 피가 튀었다.
" 이런 비겁한! 애초에 프란시스를 노리고 공격을 해온거냐?! "
그 말에 오소르가 피식 웃어보였다.
" 역시 몬스터나 몬스터테이머나, 지능 하나는 끝내주게 안좋다니까. "
오소르가 비야냥대자 라바드래곤이 물었던 프란시스를 놓아주었다. 단이 황급히 그녀를 받아들어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프란시스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배의 상처는 피가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이이.. "
" 이걸로 닌자사슴과 검은 마녀 모두 저승으로 보낼 수 있겠군! "
오로스가 웃어보이는 순간이였다.
" 단장! "
" ! "
어느새 깨어난 퀸즈 스네이크가 벤토를 꽁꽁 싸매고 있었다. 사실은 벤토가 치료제를 사용해 퀸즈 스네이크를 깨운 후 자신을 인질삼아 프란시스를 구해달라는 청을 했었지만, 그러한 사정까지 알 수 없는 오소르는 발만 동동 굴릴 뿐이었다.
" 당장 이 일대를 떠나라, 인간. 그렇지 않으면 이녀석도 네녀석의 친구처럼 만들어 주겠다! "
그렇게 말하며 (거짓으로) 벤토의 몸을 더욱 거세게 휘감는 퀸즈 스네이크였다. 오소르가 그 장면을 계속 바라보다가 결국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 라바, 아무래도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아. "
젠장, 이번에야말로 녀석을 끝장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오소르가 라바드래곤을 불러들이자 그제야 퀸즈 스네이크도 벤토를 풀어주었다.
" 벤토, 괜찮아? "
오소르가 벤토에게 다가갈 무렵, 퀸즈 스네이크와 프란시스, 단은 자리를 슬쩍 떠났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벤토는 표면적으로 적인 척을 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
* * *
" 기사단장을 너무 얕잡아보고, 또 앞을 보지 못하는 프란시스를 주의 깊게 보지 못한 내탓이다. "
단이 고개를 푹 숙이자 가녀린 손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어느새 의식을 겨우 차린 프란시스였다.
" 괜찮아요, 단. 앞을 못 보는 제탓인걸. "
그 말에 첸과 티카도 숙연해졌다. 프란시스는 몬스터테이머 연합이 생기기 이전부터 양쪽 다 실명한 상태였으나, 그 사실은 연합의 대장인 아라하츠와 희망의 숲 지대의 몬스터테이머들만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이 마을에 알려진다면 그들을 싫어하는 드래곤테이머들이 시도때도없이 프란시스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문득 티카가 말했다.
" 그래도 퀸즈 스네이크가 깨어났을때 표정은 볼만했겠다? "
그 말에 단이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첸도 그 얼굴을 상상하자 재밌었는지 같이 웃었다.
" 그러게. 오소르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
" 난 그녀석이 다시는 퀸을 안 건드렸으면 하는 바람이야. "
조금은 화기애애해진 분위기였다. 여하간 세 일행은 어서 본부로 되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프란시스의 치료도 급했지만, 일단 벤토가 오면 저녁도 먹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해가 뉘엇뉘엇 지고 한밤중.
벤토는 어기적어기적 길드를 겨우 빠져나와 희망의 숲을 향해 돌아가는 길이였다. 하도 자신을 애지중지하는 길드장때문에 다치지도 않았는데 꼬박 여섯시간을 좋아하지도 않는 그에게 잡혀있자니, 온몸이 뻐근할 지경이였다.
삐잉!
미니드래곤이 작게 울음소리를 냈다. 그러자 벤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 너도 프란시스가 걱정되는구나. "
벤토 역시 그녀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서둘러 길드를 빠져나온것이다. 일단 프란시스가 다친 것부터 그랬고, 무엇보다도 길드장의 끝없는 질문 공세 때문이었다.
ㅡ 검은마녀 걔, 장님이야?
ㅡ 응? 난 말 붙인지 3년이나 지나서 몰라. 그때까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는거야?
ㅡ 아니, 그냥. 걔가 왜 라바드래곤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당했나 싶어서. 장님이면 앞으로 처치도 쉬워질테고.
ㅡ ...비록 말을 안 하게 된지 좀 됐지만, 내 소꿉친구를 건드리는 짓은 가만 안 둘거야.
ㅡ 난 농담도 못하냐?
' 어쩌면 앞으로 프란시스가 마을에 가는게 위험해질수도 있겠는데. '
어서 본부를 향해 발을 재촉하는 벤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