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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UILIBRIUM [이퀼리브리엄]-8화

40 Forever샤드°
  • 조회수292
  • 작성일2016.11.05

빛의 진영 최중앙,웅장하게 서있는 회색 벽의 건물

최상층에 달린 간판을 장식한 푸른색의 "N"은,이곳이

어디인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열쇠였다

원래는 노란색의 "A"가 써있었던 곳이지만

3천년전 그날,이곳의 주인은 바뀌었다

오늘은 "빛과 어둠의 대전쟁" 종전 후 3천년이 되는 날이다




최상층의 집무실에서 수많은 서류를 넘기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왼쪽눈에 흉터가 난 푸른 머리칼의 남자는 무거워 보이는 은빛의 갑옷을 입고 있음에도

잘도 문서를 작성하며 일하고 있었다

오늘의 중요한 모임을 앞두고도 이렇게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는건

그의 책임과 업무가 얼마나 막중한지 알게 해주었다 

원래는 옆에 놓은 투구도 언제나 쓰고있어야 했지만

여기는 최상층,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자가 들어올 일이 거의 없는곳이다




그에게도 말하지 못할 아픈 과거가 있었다,그것도 자신은 물론 자신의 종족 전체에게...

그걸 감추기 위해 모든 종족이 그처럼 무거운 갑옷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이들의 종족은 "나이트",아주  먼 옛날 갑작스레 나타난 정체불명의 종족이다

다른 용들은 그들에게 의심을 품었으나 그들의 충직한 신념과 강한 힘이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인정하게 만드어,지금은 종족의 우두머리인

나키온이 빛진영 총사령관의 자리에 올랐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져 있었다

그들을 둘러싼 정체는 여전히 이야깃 거리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나키온의 맞은편에 앉아 역시 만만치 않는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여인이 있었다

찻잔에 담긴 무언가를 홀짝 마시며 일에 집중했다

그녀의 초록빛 머리칼이 열어둔 창으로 들어온 바람에 휘날렸다

그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숨막힐 듯한 미모,그 얼굴로 한번 웃어주기라도 한다면

누구든지 순식간에 반할 정도였겠지만,그녀의 얼어버린 듯한 차가운 눈빛은

"전혀 그렇게 해줄 생각 없다"를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과거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아니면 용)이라면 그녀의 표정이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했겠지만,3천년이나 지나버린 지금으로선

"얼음공주" 에리카을 동정한다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한참 서류를 넘기던 나키온이 고개를 들어 에리카에게 말을 건넨다




"에리카 님,이제 곧 2시이니,회의실로 내려가시지요

오늘은 중요한 모임이 있는 날이니까요

뭐,당연히 알고 계셨겠지만요"




"차를 준비해서 내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그럼 저는 희의를 준비하도록 하죠"




자리에서 일어난 나키온이 옆에 놔둔 투구를 쓰자,

그의 눈 색이 변해버렸는데,흰자가 연두색,눈동자가

검푸른색인 원래의 색에 반해 검은 눈동자에 주황 홍채를 지니고 있었다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이내 문을 열고 나가 회의실로 내려갔다




혼자 남은 에리카는 찬장에서 찻잔과 찻잎을 챙기다가,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이제...곧 다시 만날 시간이군요

당신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과연 악신에게 당해 더더욱 사악하고 잔인해졌을지...

아니면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버텨왔을지...

가능성은 한없이 낮지만 후자의 경우를 바라는 저는,

아직도 당신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게 맞는것 같군요




재회에 순간에...서로 부딪히지 않길 바라는것이 이리 힘들줄은...몰랐습니다

내 예언이 하루빨리 거기까지 도달했으면 좋겠군요

좋은 결과든,나쁜 결과든...저는 그것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미 준비를 다 마친 희의실에 블랙퀸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들어섰다

마로 머리를 숙여 존경의 표시를 보이는 총사령관 나키온

이 존경의 표시엔 개인적인 감정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것 같았지만 말이다




"밖에서 다른 분들을 맞이하도록 하죠"




"아뇨,그러실 필요까진..."




그러나 나키온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문을 닫아버리는 에리카를 보더니

이내 안쓰럽다는 한숨을 내쉬는 둘




"많이 봐왔던 거지만...쟤가 저럴때마다 눈물이 나올것 같아

그렇게 마음 여리고 순수했던 아인데...그놈의 악신이 벌인 짓거리 때문에..."




"...예,어느때보다 행복해야 하는 순간이 박살나 버렸으니,언제 들어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녀석은 우리의 적,악신에게 당했단 한들 그건 변함 없어

우리는 과거의 추억따위에 연연해서는 안돼,너도 잘 알지?"




"왜 모르겠습니까 블랙퀸 님,저도 이미 충분히 각오한 상태입니다

절대 온정을 베풀지 않을 테니 부디 안심하시길"




이말과 동시에 블랙퀸의 손을 잡더니 그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지금은 기억이 희미한 다크닉스와의 부부생활때도

아마 이렇게 두근거리진 않았을것이라 생각하는 여왕이었다




"곧있으면 다른 녀석들 온다,때와 장소는 가리자고"




"...죄송합니다,제가 주제넘은 짓을..."




둘의 사이가 이렇게 조금씩 진전되는 동안,에리카는 밖에 나가 문앞에 서서 다른 수호자들을 기다렸다

곧이어 맞은편에서 한 청년이 걸어오더니 에리카와 눈이 마주친다




"어서와요 샤크곤"




".........종족 이름으로 부르지 마십시오"




"...지금은 그런거 상관 없..."




이 말이 멈추기도 전에 푸르게 변한 손이 그녀의 옆 벽에 꽂혔다

이곳이 최중요 시설이니만큼 꽤 단단한 벽이었을 텐데 순식간에 커다란 금이 생겼다




"경고한다 에리카,내 앞에서 그따위 말은 편린조차 꺼내지 마라"




".............."




순간 정신을 차린 샤크가 그녀와 벽을 번갈아 보더니




"......죄송합니다,잠시 감정이 격해져서..."




 하지만 여전히 얼굴이 좋아보이지 않는 샤크를 빤히 바라보던 에리카

문을 열어주면서 그에게 한마디 말을 전했다




"감정이 굳어지다 보니 생각없는 말이 튀어나왔군요,나도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도 기억해줘요,당신이 바로 사과하지않았으면

당신 머리가 어디에 떨어져 있었을지 나도 장담 못했어요"




샤크가 그자리에서 굳은 상태로 뒤를 힐끔 쳐다보자

목에서 1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날카로운 검이 한자루 공중에 띄워져 있었다

에리카의 주요 스킬,"에메랄드 스워드"였다





에리카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이 검은 손도 대지 않고 움직일수 있는데다

그 속도가 엄청나고 칼날까지 예리해 용의 목 정도는 순식간에 베어버릴수 있었다

현재 가장 강한 용 중 하나인 샤크인만큼 그리 쉽게 당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태초의 생명체인 에리카와는 격이 꽤 차이나는 편이었다

둘이 정말로 싸웠다면 결과는 에리카의 말대로였을 것이다




샤크는 마음속으로 "쳇"이라는 분함을 뒤로하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온 레드,오스카,타이로도 뒤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

모든 수호자들이 들어가자,에리카는 단힌 문 앞에 몸을 기대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빛과 어둠의 전쟁 시절,스파이로서 활동하기 위해

다크닉스를 만나러 암흑의 성에 혼자 돌입한 적이 있었다

그때 손짓만으로 모든 용들을 잠재우는 방식으로 비살상적이고

평화적인 전투를 해나갔던것이 기억났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방금 전처럼 그 막강한 힘을 살상에 쓸수 있었다

굳어버린 감정과 함께,전투 방식마저 날카롭게 변해버린것이었다

에리카는 자신의 이런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충분히 말했다시피,그녀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빛의 소녀"의 에리카라면 모르겠지만,"얼음공주"의 에리카는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래야만 모두의 생명이 보존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의실 안,한창 회의가 열을 띄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한게,이번 주제는 "3천년의 치료를 마친 다크닉스의 재침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방비와 병력은 준비된 상태입니까?"




"지금 상태라면 던전의 몬스터들은 문제없이 해치울수 있네

문제는 얼마나 강해졌을지 모르는 어둠의 용들이라는 거지"




"다크닉스가 새로운 친위대인 "6장군"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그들이 우리보다 강하다면,다른 어둠의 용들도 우리의 병력보다 강하다는 소리일텐데..."




"6장군들의 파워를 알아보는것이 관건이군요"




"어차피 맞부딪혀야 할 상대라면 지금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한데..."




"글쎄,어쟀거나 싸우는거니 난 별로 내키진 않네"←블랙퀸




('우리들중에 제일 강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그때였다,건물 밖에서 엄청난 어둠의 기운이 느껴졌다

회의에 열중하던 수호자들은 당황하여 고개를 돌렸다

이내 상황을 집작한 나키온이 입을 열었다




"이정도 힘의 기운이라면...틀림없이 6장군 정도는 되겠군"




"그런데 느껴지는건 6개 입니다.설마 전원이 온게...?"




"그건 아닌것 같아,하나만 유독 강하잖아"




"나머지들은 녀석의 부하일지도 모르겠어"





"...어쨌거나 우리가 여기 있으면 안될것 같군.전원 밖으로 출동한다

모두 방심은 금물이다.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하도록,이상"




모두가 달려나가던 이때,오스카가 나키온과 블랙퀸에게 다가와 뭐라고 속삭인다

둘은 오스카의 말에 크게 놀라며 안된다는 식의 대답을 건넸다

그러나 오스카는 막무가내로 결정하더니 어디론가도 뛰어나간다

상당히 곤란해하는 둘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급히 달려나가는 오스카 곁으로 다가온 에리카

갑작스런 접근에 놀란 오스카가 물었다




"에리카님...?무슨 일이시죠"




"부디 어리석은 행동을 그만두세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전력인 두분을 위험하게 만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당신에게 위험하지 않다 생각하시나요?"




"두분이 다치는 것보다야 낫겠죠"




이 말을 긑으로 오스카는 사라져버렸다




우두커니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에리카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쌍한 분...역시 운명은 제가 막을수 없는건가요...

제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는걸 알게 된다면 좋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까진 바라지 않았는데...후......

죽지는 않겠지만,당신은 크게 후회할 겁니다,오스카"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해주듯,

밤의 찬 바람은 누군가의 끔찍한 비명소리를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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