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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ter Tamer - 04. 꼬마아가씨와 검은마녀 (1)

0 하르니아
  • 조회수245
  • 작성일2016.11.05
" 저, 몬스터테이머가 되고 싶어요. "

" 풉! "


프란시스가 먹던 차를 뿜고 자신의 앞에 있을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찬란하게 빛나는 금색의 머리카락을 앵두 머리끈으로 양갈래로 묶고있고, 순한 녹빛 눈을 가지고 있는 소녀였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프란시스는 그런것까지 보지는 못했다. 다만 지금 자신 앞의 소녀가 [ 몬스터테이머가 되고 싶다 ] 는 발언을 했던것에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그 충격에 사래까지 들러 잠시 심하게 기침을 해대는 프란시스였다.
프란시스는 라바드래곤에게 물려 생긴 배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엘피스를 들렀다. 대충 치료를 받고나서 한동안 격렬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충고를 받은 뒤, 카페에서 앉아 차를 마시고 있을 무렵에 자신에게 찾아온 여자아이가 있었다.

" 저어, 합석해도 될까요? "

프란시스는 딱히 귀찮게 할것같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소녀의 합석을 허락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그녀가 라이트가문의 막내딸인 리디에 홀트 라이트인걸 알았고, 그런 그녀일수록 헛소리를 하지 않을거라는 프란시스의 판단 속에 나름 화기애매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몬스터테이머라니!

" 너, 너너너 그말 진심이야..? "

물론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겠지만 리디에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핑크 슬라임 니나의 신호에 따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는걸 안 프란시스는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내쉬었다.

' 고대신룡이시여, 어째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

드래곤보다는 몬스터를 애지중지하는 프란시스였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녀도 고대신룡을 찾게 된 거 같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프란시스가 나직이 말했다.

" 넌 부잣집 딸인게, 왜 이런곳까지 들어와서 생고생을 하려고 하냐? "

프란시스가 진지한 얼굴로 묻자 리디에가 굳건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이 표정은 프란시스에게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 몬스터가 인간때문에 생고생을 하는데, 저라고 생고생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까? "

" 왜 몬스터가 인간때문에 생고생을 한다고 생각하지? "

프란시스의 계속되는 질문, 그리고 리디에의 진지한 대답. 프란시스는 이 질문으로 상대방이 진실로 몬스터를 애지중지하는 사람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2년 전, 멋모르고 사람을 지대에 데려왔다가 무수히 많은 몬스터를 희생시켜버린 후 생긴 엄격한 가입시스템의 첫 번째는 상대방의 마음을 온전히 알아보는 것이였다.

" 본래 엘피스는 사람이 들어서기 전에는 몬스터들의 마을이 아니였습니까? 그런데 인간들이 엘피스에 들어오며 몬스터들은 삶의 터전의 일부를 빼앗겼습니다. 몬스터들은 분명히 그 터전을 되찾기 위해 마을에 왔을것이나, 사람들은 그것을 침공이라 여겨 몬스터들을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땅의 주인은 본래 몬스터들의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렇게 몬스터테이머인 검은 마녀를 찾아온겁니다! "

꽤 깊은 생각을 하고 있네. 리디에의 가치관에는 분명 프란시스도 동조하는 부분이 있었다.
프란시스 역시 엘피스 출신이였다. 하지만 부모가 그녀를 희망의 숲에 버리고 간 이후로 줄곧 몬스터들과 친하게 지내온 그녀였다. 자신의 친구들을 무자비하게 괴롭히는 드래곤테이머들을 보았고, 그들을 보자 적개심이 끓어올라 그들이 자신을 데려가려 할 때 끊임없이 저항도 했었다.
드래곤은 모른다, 드래곤들은 바보다. 고로 그 테이머들도 멍청하고, 바보다.
그것이 그녀가 자라면서 해온 생각들이었다.
그것이 그녀의 지금의 가치관이기도 하였다.
이곳은 몬스터들이 살아갈 권리가 있는 터전이다.
몬스터들이 인간들이 오기 이전에 살아가던 터전이다.

" 너, 몇살이지? "

" 11살입니다. "

" 풉! "

그렇게 생각하며 리디에에게 난데없이 나이를 물어버렸지만, (안보이니까) 적어도 열다섯은 됐을거라 생각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렇기에 상상도 못했던 리디에의 나이 11살은, 프란시스가 두번째로 마시던 차를 뿜게 만들어버렸다.

" 몇살이라고? "

" 11살이요. "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이내 프란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11살, 11살이 드래곤이 아닌 몬스터를 좋아한단 말이지. 그것도 드래곤 에어전트 테이머로 유명한 집안에서.. '

" 아직 몬스터 테이머중 최저연령은 나, 18살의 프란시스나 벤토가 다야. 18살이 최저연령이야. 그런데 고작 11살인 네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것 같아? 난 네 나이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네가 걱정되니까 그래. "

몬스터테이머는 드래곤테이머보다 훨씬 위험한 일을 감수해야 했다. 만일 공개형 몬스터테이머가 몬스터들과 교섭을 하다가 실패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었고, 교섭을 성공했다 하더라도 막중한 몬스터테이머들의 업무는 18살이 버텨내기에도 벅찼다.
더군더나 프란시스의 앞에 있는 친구는 평민도 아니고 유서깊은 가문의 막내딸이였다. 장녀나 장남이면 몰라도, 막내딸이면 단 한번도 궂은일을 해본적이 없을것이다. 그런 그녀가 몬스터테이머의 일을 성실히 수행해낼 수 있을까?
프란시스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프란시스가 완전히 찻주전자를 엎어버리게 만들었다.

" 그럼 제가 최연소 대원 하죠 뭐. "

" ... "


프란시스가 완전히 질려버린 얼굴로 리디에를 바라보았다. 리디에의 얼굴에는 어쩌면 [ 난 꼭 해낼거야 ] 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게 아닐까. 나직이 상상해보는 프란시스였다.
어찌되었든 그녀는 몬스터 테이머가 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을 무사히 넘겼다. 프란시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였다.

" 좋아, 그 결정,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거지, 리디에? "

" 검은 마녀여, 전 이 결정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프란시스가 머리를 쥐어싸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확성기를 쥐고 그것에 입을 가져다대었다.

" 검은 마녀 프란시스입니다, 저는 오늘 이시각, 라이트 가문의 막내딸 리디에 홀트 라이트양이 정식으로 몬스터테이머 입문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

프란시스의 현재 행동은 몬스터테이머와 일반 가족들, 친구들, 주변인들과의 교류를 끊거나, 몬스터테이머들의 결정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였다.
곧 찻집의 문이 열리더니, 정장을 빼 입고 모노클을 차보인 남자 집사가 헐레벌떡 들어왔다.

" 리디에님! 얼토당토 않는 소리 마세요. 리디에님은 막내이긴 하지만 라이트가의 일원입니다! 몬스터테이머들과 어울리겠다니요! "

리디에는 자신의 집사를 바라보았다. 갓 서른이 넘어보이는 집사는 검푸른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 그것이 허리까지 와닿았고, 특히 앞머리도 오른눈이 가려지게 자라게 해 번뜩거리는 왼쪽의 붉은 눈만 보이게 하였다.
리디에는 집사가 처음 들어온 3년전을 기억해냈다. 그때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엄연한 라이트가의 하인일 뿐이였다.

" 하지만 스바라씨, 몬스터테이머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 아버지는 제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하라고 했어요. "

" 리디에님...! "

" 어서 가요, 프란시스! 이제 테이머본부로 가는거에요? "

" 음, 그럴걸? "

리디에가 집사의 말에는 일말의 신경도 쓰지 않고 프란시스의 팔에 팔짱을 끼웠다. 고사리같이 작은 그녀의 손길이 느껴지자 프란시스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뒤에서는 집사가 안절부절 못한 채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때, 또한번 찻집의 문이 열렸다.
리디에와 똑닮은 여성이 씩씩대며 들어와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곧 그녀의 녹빛 눈에 리디에가 들어왔다. 리디에가 주춤거렸다.

" 어, 언니... "

리디에가 무언의 말을 이어가려 하자, 여성이 리디에의 뺨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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