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것인지.
내 최초의 기억은 붉은 천막 안에서 시작되었다.
" ? "
아무리 봐도 낯선 풍경. 그때문에 몸을 일으켜 나가려고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지금보니 몸이 성한곳이 없었다. 배, 오른가슴, 왼팔, 양다리까지.. 칭칭 붕대가 감겨있었다.
" 어라, 깨어났네! "
어라?
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노란머리를 단갈래로 묶고 청순한 푸른 눈을 가진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는 칼을 디딘 채 곯아떨어진 남자아이가 있었고, 그리고.. 내 밑에는...
" 으악! 이 삶은 계란은 뭐야?! "
" 삶은 계란이라니! 이래보여도 에그드래곤이야! "
아무리 봐도 삶은달걀처럼 생긴, 자신을 드래곤이라 주장하는 알이 툴툴거렸다. 노란머리 여자아이가 다시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얘는 즈믄이야. 삶은달걀 소리를 엄청 싫어하니 조심하라고! 그리고 난 누리, 저기 자고있는 얘는 견습 드래곤테이머인 산이야. 넌 이름이 뭐야? "
이름?
이름이, 나를 지칭하는 거였지.
하지만 어떻게 기억을 짜내도, 기억나는것이 없었다. 열심히 생각해내려 애썼지만, 나는.
" 기억이 안나... "
내 목에 박힌 칙칙한 녹빛 구슬을 보고 일단 그린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_ Shadow Hunter.
훗날, 엘피스 마을 사람들이 그를 지칭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