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을 마치고 집같이 편안한 길드 아지트로 돌아온 우리 셋을 향해 길드원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쏟아져 내렸다.
안 다쳤냐를 시작해서 어떻게 쓰러뜨렸냐, 나도 가서 구경할 걸 그랬다는 등 온갖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다들 나를 어린아이를 챙겨주듯 챙겼다.
아직 들어온진 얼마 되지 않아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이름처럼 외운 한 길드원은 전에 말했던 드래곤 관련 책을 나에게 건넸다.
"구해오셨네요. 감사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
못 구할 줄 알았건만 역시 상위 길드의 위상답게 구하기 어려웠을 터인 간단히 책을 구해왔다. 허리 옆에 책을 끼웠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자주 남은 구하기 어려운 책을 길드원에게 부탁해서 인지 은근히 가슴이 따끔하다.
이 길드에서 나는 별로 돌려준 게 없는 데 자꾸만 받기만 한다.
한 번은 그게 너무 싫어 무리해서까지 길드원에게 구하기 힘든 걸 선물로 주기도 했다.
그걸 본 누구보다 눈치 빠른 길드장은 그걸 알고 날 따로 불러서 무리해서 그런 짓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일렀다.
사람은 물건으로 우정을 쌓지 않고 마음으로 쌓는다 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덧붙여 '네가 이 길드에 있는 게 얼마나 가족같은 존재인데, 가족이고 어리니까 챙겨주고 싶어 잘 챙겨주는 거니 그런 걸로 마음 상하는 건 하지마' 라며 말해줬다.
그 이후에는 미안한 감정이 줄어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멍 때리는 거 같은 사색에 빠져있다 바일의 손이 어깨에 닿자 놀라 사색에서 깨버렸다.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입에는 잘 구운 고기를 꽂은 막대기를 문 채로, 손에는 이미 먹어치운 음식을 담았던 접시들을 겹겹이 쌓은 채였다.
"기름적은 고기 있으면 주세요."
바일은 한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고 주방으로 여유롭게 사라졌다. 나는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주변을 살펴봤다.
다들 술을 마셔서인지 취기가 돌아서 그리 멀쩡해 보이지는 않았다.
마침 연구소에서 이 책을 읽을 생각이라 옆구리에 책을 끼워 넣고 나는 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등 뒤에서 취기에 잠들었다 일어난 한 길드원의 외침이 들려왔다.
"엄마 보고 싶어.."
그러곤 도로 뻗어버렸다. 잠꼬대를 큰 소리로 외쳐서 심장떨어질 정도로 놀랐다가 바로 문을 열고 나와 문에 기댄 채로 숨을 거칠게 쉬었다. 도둑이 된 기분이었다.
연구소 문을 노트하고 문을 조금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은 내가 읽고 정리가 귀찮아 구석에 탑처럼 쌓은 책과 바닥에 누워자다 눈을 한쪽만 뜨고 능청스레 날 반기는 시온이 있었다.
"왔구나. 조이"
"누구 여기 오거나 한 일없지?"
나는 문을 열면서 들어와 도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잠갔다.
"있었지. 어떤 도둑이 여기 책을 탐내다가 나한테 혼나고 도망치면서 돌아갔어."
"어떻게"
"원래 하던 대로지. 뭐"
시온이 말하는 '원래 하던 데로'는 마법을 사용하는 거였다.
신사적인 성격이지만 아쉽게도 나쁜 사람에게는 그리 신사적이게 관용을 베풀지 못했다. 한마디 해줄까 하다 나라도 그럴 거 같고, 나도 몇 번 그런 적이 있긴 해서이다. 그래서 그는 책이 공부만 하기 위한 것이 아닌 가끔은 아주 가끔은 무기로 써도 된단 걸 깨달았다.
나는 책을 책상에 놔두고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입에는 미소가 희미하게 걸렸다.
"시온, 나 밤샐 거야. 잘 자."
시온은 나에게 다가와 애정 가득히 내 볼을 비비적거리다 침실로 사라졌다. 저녁의 침묵만 무의미하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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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기다리시는 분은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여기 분들이 적는 거 처럼 대본처럼 적는 게 아니기도 하고, 뭐 여러 가지도 있고, 이것말고도 다른 소설도 써서 자주 못쓰고, 분량도 그리 못 뽑습니다. 그래도 연재는 하고 되면 완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