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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16분

36 배준식
  • 조회수240
  • 작성일2018.05.26
꿈을 꿨다.
너무나도 리얼하면서도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공포스러운 꿈이었다.

몇 명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있었고, 모두 희망찬 말들을 하며 서로를 달래주고 잔정시켰다. 그리고 모두ㅡ

죽었다.

어떻게 죽었는진 잘 모르겠다. 확실한건 엄청나게 차가운게 내 손 발을 휘감았고 목을 옥죄었단 것. 거기서부터 기억이 안난다. 뭐 개꿈이겠지ㅡ재수없게 시리...

삐ㅡ삐ㅡ삐ㅡ

"우으..벌써 일어날 시간이....일리 없지. 빌어먹을 알람시계가.."

분노로 꽉찬 주먹으로 맛탱이가 간 알람시계를 힘껏 내리쳤다.

6시에 일어나서 씻고 입고 나가면 딱 맞을텐데 빌어먹을 시계 덕에 4시 16분.. 거의 2시간이나 일찍 깨버렸다.

'젠장 아침부터 기분 조지는군 그래.'

원래대로라면 기대되고 설렐 그런 아침이어야 했을 것이다.

'더러운 꿈에 더러운 알람시계라..하핫 정말 완벽하게 더러운걸?'

새벽에 인기척이 느껴지셔서 깨셨는지, 아니면 아들 걱정에 잠을 못자셨던건지 불이 켜진 내 방으로 엄마가 들어오셨다.

"아들, 왤캐 일찍 일어났어~ 좀 더 자지그래? 그래야 우노섬가서 놀고 그러지."

"아냐..저 쓰레기같은 골동품 덕에 잠 다 깼어."

엄마는 후려맞고 저 멀리 날라가버린 알람시계를 보고 바로 상황을 이해하시곤 [풉ㅋ] 이라고 표현하면 잘 맞을 표정과 제스쳐를 취하시더니 곧 다시 자러들어가버리셨다.

"에이 진짜...시계 새로 사달라니까. 비싼 것도 아니고."

맞다. 보통 애들이라면 생활용품에 문제가 있을때 바로 사달라 할꺼고, 평범한 집안이라면 바로 사줄 것이다.
어찌됬든 일상생활에 필요한거니까

근데 우리집안은 사정이 좀 다르다. 그렇다고 특이한건 아니고 그냥 가난하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듣지않을때가 되서야 혼잣말로 불평을 한다.

엄마한테 불평할 순 없잖아. 엄마 홀로 계셔서 돈도 엄마 혼자 벌고, 엄마는 한끼도 못 드셨으면서 성장기엔 먹어야한다며 어떻게든 나한테 하루 두끼를 챙겨주시니까.

그래서 스스로 계속 최면을 건다.
나는 모자람 없이 자라고 있고 지내고 있다고.

'이런 살림에 졸업여행이라..완전 낭비네 그거.'

졸업을 코앞에 둘때까지 한번도 여행이나 그런걸 가본 적 없는 나에게 엄마가 미안하셨는지, 조금씩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졸업여행을 신청하셨다.

엄마가 왜 미안해 하는거야...


나갈때 즈음 엄마가 다시 나오셨다.

"아들, 조심히다녀와~ 도착하면 꼭 연락해. 엄마 걱정하니깐 알겠지?"

집안 형편이 좋지않아서 한번도 집밖을 나돈 적이 없는 아들이 걱정되시는지 걱정을 하시는 엄마에게 나는 평소처럼 장난스럽고 밝게 대답했다.

"걱정마셔요~아드님 몸 성히 갔다올거니깐."

첫 여행이라...엄마랑 같이 못가는게 미안해서 마음 한켠이 불편했지만, 이내 곧 들뜬 마음으로 변했다.

"자 모두들 이 수룡 위에 조심히 탑승해주시기 바랍니다."

용들은 이 유타칸에서 굉장히 많은 일을 한다.
대표적으론 이동수단으로써 가장 많이 일하는데, 보통은 사람에 몇 백배 되는 크기에 용들이 컨테이너 형의 건물을 지고 이동한다.

"으 너무 흔들리는데.. 원래 이런거야."

없던 멀미까지 생길 지경이잖아 이거.

"푸하핫 너 수룡 처음타보냐? 원래 다 이래~"

이 놈만 해도 엄청 재수없는데 한 놈은 더 뜬다.

"야 그래도 수룡이 탑승감이 구려도 싸잖아~ 그러니까 니가 이거 타고 갈 수 있는거지. 크하하하하하"

"이 X끼가 진짜...."

쿠우웅-!

"""어?? 어어어???"""

...내가 이런 패기가 있었나

하고 만화 같은 생각으러 넘어갈 뻔 했으나 금방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이해했다.

창문 너머로 보인건....

무언가로 부터 공격받은 수룡이었다.

큰일이다...큰일이다큰일이다큰일이다큰일이다큰일이다

아마 이 상황을 모두 알게된다면 더 심각한 패닉상태가 되어버리겠지...라고 생각한 그때

[삐-모두들 안전을 위해 자리에 가만히 있어주십시오. 내부는 안전합니다. 진정하세요]

안내방송 고작 두 문장으로 아이들은 금방 패닉상태에서 빠져나왔다. 

"후...안전하대 얘들아"
"진짜 쫄렸다고 X발"
"와 별에 별걸 다 경험해보네."

이때까진 괜찮았다. 이 말이 나오기 전까진.

"근데 우리 언제까지 여기있어야 해?"

. . .

순간적으로 시끄러운 소리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침묵했다.
그리고 조용했던 만큼 다시 소란스러워진다.

"아...잠만.."
"아니야, 구조대가 올때까지 기다리면 될거라고!"
"지금 우리 여기서 기다린지 얼마나 지났지?"
"아 제발 좀 X쳐봐. X끼들아 애들 겁 먹잖아!"
"이상하잖아! 아까보다 더 기울어지고 있다고! 여기 있으라한지 벌써 10분이 넘어갔는데 안내방송도 없잖아?!"

그리고 패닉.

지금 당장이라도 이 방을 빠져나가야한다는 애들과, 안내방송대로 기다리자는 애들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고,

구석에선 공포에 질린 애들이 하나 둘씩 울고, 부모님께 전화하고..누구는 구조대에 수룡이 공격당해서 사고가 났다고 소리를 치고 있고...

안돼 이러면 더 난잡해질 뿐이야.

"얘들아 진정해! 이래봤자 상황은 더 안좋아질꺼야. 나갈 애들은 나가줘. 우리는 안내방송대로 여기 남아서 구조대를 기다릴테니까."

"아니 그니까 나가야 산다고! 여기 있으면 물고기밥 밖에 더 된다는거야? 이런 곳에서 죽기싫다고!!!"

역시나. 이놈들도 패닉상태야.

"이 방에서 나간다 해도, 물고기밥이 안될거란 보장이 없어. 우린 그저 우리의 판단대로 행할꺼고, 너흰 너희 판단대로 행동해. 괜히 분란일으켜서 분위기 더 악화시키지말고."

나가야한다고 소리치던 애는 큰 소리로 씨X이라고 외치고선 나가자고 주장하는 애들과 같이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이내 괜찮아, 구조대가 올거야. 아마 근처까지 왔을꺼야 라며 아이들은 서로 달래줬다. 괜찮을거다. 괜찮아야만 해.

-20분이 지났다. 더이상 말 소리 따윈 없었다. 울먹이면서 소리치던 애도 없고, 또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말을 하던 애도, 전화기를 붙들고 오열하던 애들도 없었다.

그저 공포에 질리다 못해 지쳐버린 얼굴로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왜...왜 아무도 안 구하러오는거야. 왜...? 구조요청한지 20분이 넘었는데...?'

그때-

"히..힉..!!"

방에..물이 차기 시작했다.

침묵은 다시금 깨지고 모두 각기다른 방법으로 공포를 표현하고 있었다.

물이 새는 곳에 옷을 꾸겨넣는 놈이 있는가 하면,
서로 껴안고 오열하는 놈.. 그리고 구석에서 물을 피하고 있는 놈 등등.

이해 못할건 아니었다. 나 또한 공포심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아아..! 아아아아아!!!!"

차가운 바닷물이 발을 적시기 시작했을때 이성은 이미 마비가 됬고 공포심은 억누룰 수 없었으며 모든 감정이 비명으로 터져나왔다. 

그리고 천천히..발을 적셨던 바닷물은 어느센가 목까지 차올랐다.

아 이제 죽겠구나 했을때, 머리속에 떠오른건 살기위한 발버둥이 아니었다. 엄마가 머리속을 떠나지않았다.

홀로 나 키우시느라고 고생한 우리엄마..우리엄마 어떻게 하지? 엄마..나 엄마 보고싶은데...한번만 목소리 듣고 싶은데..
미안해...

그리고 콧구멍까지 바닷물이 매웠을때..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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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소름이 돋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거라고 도와주러올거라고, 구조될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 정작 밖에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거나, 머리나 올리면서 4시간을 날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너무 무섭습니다.

세월호 사건 피해자분들이 천개의 바람이 되었든, 혹은 별이 되었든, 더이상 공포나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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