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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권능-2

0 푸른번개青雷
  • 조회수451
  • 작성일2018.09.13

아들의 권능-2




  빈민촌 또는 백수촌이라 불리는 마리아 섬 코너 3가. 이 곳에는 변변찮은 기프트와 스펙으로 취직도 못하고 백수 거지 신세를 면치 못한 사람들이나 살고 있다는 편견이 강하다. 실제로도 그런 경향이 강하지만.


  알렉세이는 3번 심사숙고 끝에 이 곳으로 이사오기로 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한 달에 2000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고가방이고, 식비나 생활비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누추할 필요는 없잖아!"


  방 한 칸. 부엌 한 칸. 화장실 한 칸에 베란다라 하기도 뭐한 폭 50cm에 길이 3m의 공간. 원래 살던 방 3개에 화장실 2개, 거실 옆에 넓은 마당이라는 집에서 여기로 옮기니 누추하다는 건 당연한 건가.


  "누가 그러니까 면접 떨어지시래요?"


  옆에서 각종 짐을 들고 있던 롤헤어의 은발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 쪽이 '무능'해서 당연한 결과로 탈락한 거니까, 딱히 불평의 요소는 없다고 봅니다만."


  이 여자아이의 이름은 브로니야 자이치크, 무려 이 로리가 저 알렉세이의 동생이다. 겉보기엔 더블 포니테일의 로리지만, 실제로는 용생구자의 힘을 가진 아이다. 알렉세이가 가진 비희의 힘과는 다르게, 브로니야가 가진 힘은 [제 9자-초도椒圖]의 힘, 알렉세이가 가진 [제 1자-비희贔屭]의 힘은 강력한 방어형 기프트인 반면, 그녀의 힘은 실로 강력한 공격형 기프트. 어떻게 한 집에 용생구자가 2명이나 있냐면, 단지 둘이 친남매가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아놓으면 된다.


  얼추 짐을 풀고, 그나마 둘이 가지고 올 만한 가구 -즉 접이식 의자나 테이블, 그리고 가벼운 소형 냉장고-을 세팅했다. 브로니야는 그 사이에 각종 책 및 잡 서류들의 포장을 뜯어서 본인이 들고 온 간이 책장에 차곡차곡 정렬했다.


  세팅이라 하기도 뭐할 정도로 작업은 금세 끝났다. 알렉세이가 집들이랍시고 짜장면을 시키려 하자, 브로니야가 막았다.


  "오빠, 엊그제 짜장면 먹었잖아요."


  "어...음..."


  "맨날 그런 배달음식이나 간편조리식품만 먹고."


  "큼..."


  "그러니까 몸이 그렇게 비실비실하죠."


  "으아..."


  "맨날 연애도 실패하고, 취업도 실패하고, 심지어 알바도 못 구하는 원인이 뭐라 생각해요?"


  브로니야가 쉴 새 없이 하는 말은 알렉세이의 심장을 비수처럼 파고들었다.


  "으윽... 명치를 찌르다니..."


  결국 집들이는 브로니야가 손수 요리한 바트비나(러시아 스프 요리. 채소가 많이 들어간다. 겨자, 마늘, 와사비 등이 첨가되기도 한다.)와 중국식 미시엔(쌀국수. 고기 육수에 면을 담근 후 먹을 수 있는 중국 남부의 대중식)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많이 드세요. 백수 오빠."


  알렉세이는 뭔가 억울한 느낌을 감추지 못하며 미시엔과 바트비나를 흡입했다. 브로니야의 요리 솜씨는 아직 녹슬지 않은 것 같았다.


  "브로니아, 레이븐 셀 기억나?"

 
  "네. 범생이 훈남 미국인."

 
  "도철 알지?"


  "네. 배신자 말이죠."


  "둘이 같은 놈이었다."


  "...?"


  도철, 용생구자의 5째이자 탐욕의 화신. 동시에 용생구자의 아비인 신룡을 배신하고, 사흉으로 불리우는 악한 영. 레이븐 셀이 도대체 왜 그런 놈이랑 한 몸인지, 나는 도저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알 수 있는 사실도 있었다.

  그 녀석이랑 얽혀서 좋을 일은 없다는 것.

 


  그 때, 알렉세이의 뒷주머니에서 자고 있던 스마트폰이 울었다.


  [알렉세이 자이치크 귀하.


  안녕하십니까. 저는 Eso 정보관리 사무국 소속의 미하일 엥겔라입니다. 귀하의 면접 결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여, 조만간 본국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주소:마리아 섬 센트럴 가 00로 000-Eso 본부


   속한 방문 부탁드립니다.]


  뭐지...


  처음에는 단순히 스팸인 줄 알았으나, 발신처의 번호가 135인 것으로 보아, Eso가 맞다는 판단이 섰다.


  "음..."


   "뭐에요?"


  브로니야가 메시지를 보더니,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기하네요..."


  "뭐가?"


  "나도 본국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았거든요."


   순간 알렉세이의 뇌 속이 혼란해졌다. 그는 면접 결과니 어쩌니 했다고 오라 할 명분이 있다 해도, 브로니야는 면접은 커녕 내가 알기론 Eso와 접촉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뭐 조만간 가 보면 알 일인가.


  =================

  =================

  Eso 본국.


  안내데스크 앞에서는, 나름 익숙한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알렉세이 자이치크, 면접때는 나름 인상적이었다."

 
  서준영, 면접 당시의 신체능력 테스트의 진행위원이었으며, 또 동시에 가웨인이라는 무지막지하게 강한 기프트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명한 Eso의 요원.


  "내 태양왕 가웨인을 상대로 20초나 버티다니, 강하더군."


  "저희를 부른 게 당신입니까?"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니지. 일단 따라 와."


  서준영을 따라 들어간 방은 약 40평의 작지 않은 회의실이었다. 하지만 서준영은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라는 듯이 계속해서 발을 떼었다.

 
  회의실 의자 첫 줄의 테이블이 특이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 테이블, 그리고 그 위의 찻잔이 지하 1층으로 가는 엘레베이터와 버튼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 해봤다.


  "어서 가자고. 기다리시니까."


  먼 길을 통해 도착한 곳은 '세계능력복합조정기관 행동실장실'이라는 곳이었다.


  문 건너에서는 지중해 계열의 얼굴을 한 청년에서 중년 정도 되 보이는 훈남이 탁자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렸습니다. 알렉세이 자이치크 군, 브로니아 자이치크 양."


  남자가 육중하면서도 처지지 않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제 이름은 아비타 아티카 아테네, Eso의 행동실장이자 여러분을 부른 장본인입니다. "


  알렉세이와 브로니아는 목례로 대답했다. 서준영이 문을 닫고 나가자, 아비타는 찻잔을 들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큼, 여러분을 이 곳에 부른 원인은 다름아닌 이것입니다."


  아비타가 그들에게 서류 한 장을 보여줬다.


  [알렉세이 자이치크]


  면접번호 107


  특징: 신체능력 정상. 교육수준 평균. 기프트 미보유자[음성 판정]


  알렉세이는 이 대목까지 읽고는, 아비타를 바라봤다.


  "무슨 뜻이죠?"


  "어렵지 않은 결과를 도출해 냈습니다, 저흰."


  아비타가 미숙한 영어로 설명을 시작했다.


  "당신에게 진행한 기프트 판정 테스트에서 테스트 약물이 음성 판정을 냈다는 얘기는, 당신이 사용한 기프트, 서준영의 공격을 막아 낸 기프트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기프트이거나, 기프트가 아닌 다른 힘이라는 소리겠죠."


  제기랄, 들켰다고 할까나.


  "걱정 마세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 약물에는 검출되지 않는 - 용생구자의 기프트의 정체를."


  "Eso... 도대체 어떤 집단이길래 우리의 정체를 알죠?"


  "레이븐 셀. 그 친구도 여기 왔었죠."


  "설마..."


  "네. 레이븐 셀이 전~부 얘기해 줬습니다."


   하... 그 친구는 항상 함정카드라니깐.


  ===========

  ===========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온 내가 처음으로 한 일은-이웃 방문이었다.


  이사를 오면 이웃에게 떡을 돌리라.


  전에 근처에 이사 온 한국인 이웃에게 배운 문화다. 물론 떡은 한국의 음식이고, 우리는 빵을 돌리라 하는 게 문맥에 맞겠지.


  여하튼, 이웃들 얼굴이나 보고, 인사나 하려는 목적으로, 알렉세이는 이웃집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부분 집에 없는 것 같았다. 제아무리 백수라 해도, 자기 일은 있다는 건가. 그래봐야 모여서 대낮부터 술퍼마시는 일정이겠지만...


  유일하게 인사를 받은 집은 윗집이었다.


  똑.똑. 문을 두드리자, 얌전해 보이는 마른 동양인 남자가 문을 삐그덕 열었다.


  "안녕하세요. 이웃에 이사 온 알렉세이 자이치크라고 합니다."


  그러자 동양인이 살짝 웃으며, 인사에 화답했다.


  "타치바나 시즈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동양인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알렉세이도 고개를 살짝 숙이려 했다. 그 때, 무언가 이상한 게 보였다. 타치바나의 목 뒤에서 '그 것'을 본 것이다.


  "브로니야, 이런 문양, 기억나?"


  알렉세이가 집에 돌아와서, 그가 본 '그 것'을 브로니아에게 보여주자, 그녀가 알겠다는 표정으로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는 알렉세이를 쳐다보았다.


  "이거... 어디서 본 거야?"


  "음? 윗 집 사람..."


  "그 사람 피해."


  브로니아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 클리포트일 수도 있어."

  
  "클리포트...? 설마... 그 이름... "


   그 이름. 내가 잊을 수 없는.


  우리를 죽인 자들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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