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5개의 달이 있다.
아니, 정확히는 달을 부르는 이름이 5개라해야하겠지.
은월ㅡ 은빛으로 빛나는 달. 가장 아름답고 가장 희귀한 커다란 달.
청월ㅡ 푸른빛으로 빛나는 달. 아름답고, 희귀한 달.
적월ㅡ 붉은빛으로 빛나는 달. 아름답지만 한때는 불길의 상징이였다.
현월ㅡ 검은달. 달이 검게 물든 달. 죽음과 어둠의 상징.
백월ㅡ 하얀달. 작고, 평범한. 그런 달.
사실 처음부터 5개인것은 아니였지만..
처음에는 2개였다. 둘이 다섯이 되었다.
태초의 달은 2개였다. 하얀 2개의 달.
둘은 서로를 존경했다.
서로의 능력과, 성격과, 서로의 모든것을 존경했고, 원했다.
그렇게 존경이 관심으로. 관심은 다시 끝없는 호기심이 되었고 깨닫았을 때에는, 사랑.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않았다.
당연하지.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죄라면, 모든 생물은 전부 죄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였다.
'두 달은 인간이나 동식물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달들은 문제에 대해 너무 잘알고있었기에, 그것이 고통스러웠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사랑해.'라고 말할 수 없고,
사랑한다는 이 감정도 들키지 않게,
그저 평소처럼, 아무런 감정없이 사랑하는 이를 대한다는 것이 주는 고통은 그들이 겪은 고통중, 제일 아팠다.
전쟁 통에 가족을 전부 잃은 고통, 온몸이 난도질 당하는 고통, 날개가 찢겨나가는 고통, 몸이 변하는 고통, 힘을 얻는 과정에서의 고통. 그외에도 그들이 겪은 끔직한 고통들.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 겪는 이 고통이 제일 아픈것 같다.
그들은 죽지 않았기 때문에 온몸이 난도질 당해도 참아낼 수 있었다.
가족들이 모두 죽었을 때는 한동안 깊고 어둡고, 모든것이 무서웠다. 그런데도 시간이 지나자 그 끔찍한 악몽에게서 서서히 벗어나갈 수 있었다.
날개가 찢겨나갔을 때에는 참을 수 없을만큼 아팠다. 그런데도 이역시 시간이 지나자 날개는 다시 자랐다.
하지만 어째 이고통은 시간도 해결해주지 못할듯했다.
ㅡ
"하월! 좋아해!"
하얀 달은 말했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모든 감정을 담아 진심으로.
그 말에 기뻐하는 듯 하면서도 당황한 듯한 다른 달.
"당신은 몰랐겠지만, 오래전부터 당신을 너무 사랑해왔어."
그 고백에 다시금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하월.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이네 말했다.
"사월, 나도, 사랑해요. 오래전부터요."
부드럽고 조용히 그는 말했다.
그말에 기뻐하며 사월은 활기차게 말한다.
"고마워, 전부."
"나야말로."
들릴듯 말듯 하월은 나지막히 속삭였다.
ㅡ
그 만남 이후 두 달은 언제나 함께있고 싶어했다.
고통스러웠던 그 고통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처음부터 없었단 듯이.
그들은 자신의 사랑의 부작용을 알고있었다.
그 사랑이 세계에 얼마나 위험한지, 너무 잘알고있었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어.'라는 핑계를 대며 서로를 만났다.
어쩌면 이건 그들의 숙명일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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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히 속삭이는,
검고 차가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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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ㅔ//! 안냐십ㄴ까 뜬금이지만 최근에 쓴거 리멬하고 싶어서 왔어오ㅇ/!
그럼 다시 한 번더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