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스의 수호자들:파이널
9화. 예비 전사들의 이야기 (1)
마루미르, 천둥이, 그리고 릴리가 메탈타워를 떠날 무렵이었다. 칼바람의 산맥에 갔던 쉐도우클로, 사파이어, 그리고 가브리엘이 돌아오자 @레드와이번4@ 파이어하트는 오전 회의에서 중대 발표를 했다.
“앞으로 예비 전사들은 절대로 정식 수호자의 동행 없이 사냥을 나가지 마라. 다른 전사들도 웬만하면 혼자서 나가진 말 것. 알다시피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많이 위험해.”
파이어하트가 말을 마치자 @루너스3@ 루너스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희망의 숲에 있는 마을은요? 거기도 혼자서 못 돌아다니나요?”
“희망의 숲 마을은 전사 몇몇이 돌아가면서 순찰을 할 예정이야. 그리고 희망의 숲 마을에 갈때에 다른 전사의 동행이 필요한 것은 똑같고.”
파이어하트의 말에 다른 예비 전사들은 수군거렸다. 3년 전에 있었던 대전쟁 이후로 회망의 숲 마을은 재건설되어서 여러 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비 전사들은 종종 업무가 끝난 다음에 동굴로 돌아오기 전까지 희망의 숲 마을에 있곤 했다.
“희망의 숲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통제할거야. 마을 경계선 밖을 나가지 못하도록 말이야. 이상으로 이번 회의는 마친다.”
파이어하트의 단호한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다음에 @블랙홀3@, @루스페론3@ 심패, 그리고 루너스가 파이어하트의 제자인 @엔투라스3@ 엔투라스한테 갔다.
“야, 네가 어떻게 말좀 잘해봐. 다 몰라도 희망의 숲 마을의 출입까지 제한되는게 말이 돼?”
루너스가 엔투라스한테 따졌다. 엔투라스는 고개를 으쓱했다.
“내가 뭘 어떻게 해? 너희들도 알잖아. 파이어하트님이 엄격하신거. 나라고 해도 그런 요청은 들으시지 않을거야.”
엔투라스의 대답에 루너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형이 빨리 전사가 되면 돼. 그러면 우리를 데리고 희망의 숲으로 갈 수 있잖아. 파이어하트 님은 ‘전사'의 동행없이 갈 수 없다고 했지, 아예 출입 자체를 제한한게 아니잖아?”
심해가 그나마 긍정적인 말을 했다.
“우리는 아예 무시하나 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루너스 일행이 뒤를 돌아보자 @제피로스4@ 바람이, @발레포르4@ 다크로드, 그리고 @아스티4@ 리라가 서 있었다.
“아, 물론 오빠 언니들과도 같이 갈 수 있지.”
블랙홀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가 이해해. 지금 상황이 상황이잖아.”
리라가 다크로드의 붕대를 칭칭 맨 옆구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곧 나아.”
다크로드가 옆구리를 가리며 투덜거렸다. 뭐, 어쨌든 메시지는 확실히 전달되었다. 이정도면 너무 과한 통제는 아니었다.
“이제 훈련할 시간이다.”
마침 쉐도우클로가 나타났다. 블랙홀과 심해는 바로 그를 따라갔다. 이어서 파이어하트가 와서 엔투라스를 데려갔다.
“맞춰볼까? 오늘은 가브리엘 형이 내 담당이겠지. 아직 루미센트님이 오시지 않으셨으니까.”
루너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가브리엘은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런데 바람이 형같은 다른 형 누나들도 대리를 할 수 있는데 왜 항상 루미센트님 대신이야?”
“그래서 불만 있어?”
가브리엘이 물어보자 루너스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뭐, 딱히 없는데, 그냥 궁금해서.”
“주변을 둘러봐봐.”
루너스의 말에 가브리엘이 대답했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바람이, 다크로드, 그리고 리라 모두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루너스는 바로 눈치챘다. 그냥 다른 전사들이 대리 스승이 되는 것을 귀찮아하는 거였다. 그래서 항상 가브리엘이 떠맡았고.
“뭐, 출발하자.”
가벼운 한숨과 함께 루너스가 말했다.
***
“아오! 나는 왜 진화가 안되는 거야?”
루너스가 샤프윙을 때려잡으며 말했다. 가브리엘도 인정했다. 그의 실력은 이미 전사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거 전사가 되지 못한 이유는 아직 성체로 성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루너스는 앞으로 더 강해질 잠재력이 충만하다. 보통 성체가 되면 실력이 순식간에 상승하는데, 아마 루너스라면 성체가 되면 바로 루미센트님 정도, 어쩌면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지게 될거다.
“그나저나 진화할때 기분이 어때요?”
갑자기 루너스가 물었다.
“어? 그게…… 썩 좋은 느낌은 아니야. 정신이 어질어질하거든. 속도 메스꺼울거야. 이러다가 쓰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겠지. 그리고……”
“그리고?”
“나도 기억이 잘 안나.”
한참 분위기를 끌어올릴때 가브리엘이 김빠지는 말을 했다. 루너스는 바로 실망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아, 진짜! 이러실 거예요?”
루너스가 묻자 가브리엘은 희미하게 웃었다.
“그냥 네가 겪어봐. 그거는 스포일러야.”
가브리엘이 실없이 웃으며 말했다. 루너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서 다시 사냥에 열중했다.
***
작가의 말: 다음 몇 화는 신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입니다. 물론 그러면서 엘피스측 주연인 쉐도우클로와 가브리엘은 계속 나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