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자극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피가 나오는 설정을 조금이라도 싫어하신다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
리트 선생님 덕분에 평화로운 하교길이다. 이게 얼마만인지...
나는 간만에 길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가기로 했다.
"어이, 거기!!"
나를 부르는건가? 했지만 그럴리 없다. 그냥 지나갔다.
"무시하냐!! 거기 하얀머리!!"
..이 주위에 하얀머리라면 나밖에 없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 나는 그 녀석을 보고 놀랐다. 좀 많이.
"이제야 돌아보네,"
선명한 빨간색 눈동자에, 검정색 머리 -약간 갈색이 섞인 듯 한- 의 남자아이가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설마 그것 때문에 놀란건 아니고, 웬 집 지붕위에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붕 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운동을 얼마나 한걸까, 그전에 아무리 운동 신경이 좋아도 이런게 가능할까..
"..뭐야.."
이 녀석은 뭘까,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는걸까, 집에 가고싶다-
나는 이 녀석이 딱히 궁금해지지는 않았다.
"너..그.. 괜찮은거야?"
?.. 갑자기 다짜고짜 괜찮냐고 물어보다니, 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그 녀석이 보충설명을 했다.
"걔네한테 맞는 걸 우연히 봤거든..."
'걔네' 라면 걔네밖에 없지, 날 괴롭히던.. 이름도 기억 안나는 무리들,
오늘따라 나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많네, 황송하다.
나는 적당히 대답하고 돌아가려했다.
"응, 괜찮아. 그럼 이만."
"엇, 같이가!"
도대체 왜..? 그냥 너네집으로 꺼져!
라고 해버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이 녀석은 가는 내내 옆에서 쫑알쫑알 댔다.
"너 이름은 뭐야? 반은?"
"신르, 1반."
"아, 나는 마사, 3반!"
...안물어봤다. 이런 타입은 내 성격과 맞지 않는다.
"너네 집 어디야?"
"..알아서 뭐하게?"
"그냥, 궁금해서!"
분명히 쳐들어온다. 장담한다.
나는 일부러 빙 돌아가기로 했다.
"나 볼 일이 있어서, 딴데 들러야돼."
"어..그래 내일보자!"
..내일...? 넌 니 울타리 안에나 있으라고.
난 자유롭게 울타리 밖에서 떠돌것이다.
그 마사인지 미사인지 모를 애와 헤어지고 실로 오랜만에 보는 길가를 천천히 걸었다.
그나저나 이제 뭘 해야 할까,
난 뭘 원하는걸까?
그저께 옥상에서 만났던 여자애를 만나고나서, 뭔가 달라졌다.
그게 뭔지를 모르겠지만.. 분명히 달라졌다.
"....?"
어디선가 텁텁한 냄새가 난다. 이건...
"..피..?"
아마 피로 예상되는 냄새가 바로 왼 쪽 골목에서 나고 있다.
아무리 매사에 의욕 없는 나지만, 이것 만큼은 지나쳐선 안된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왼쪽 골목을 쳐다보았다.
...
왼쪽 골목 모퉁이에서 묶여있는 사람의 손이 보인다. 머리카락도...
나는 천천히, 조금씩 안으로 들어갔다.
한걸음 내딜수록 냄새가 더 짙어졌다.
"..어...??"
쓰러져있는 사람은, 바로 그저께, 옥상에서 대화를 나눴던 그 애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
머릿 속이 점점 혼미해져갔다.
게다가 가까이서 본 그녀의 상태는 심각했다.
손은 뒤로 묶여있고, 종아리와 팔뚝이 뭔가 날카로운 것 -아마 칼일 확률이 높다.- 으로 난도질 돼 있었다.
그리고 배에 칼이 찔려있고, 입에는 청테이프가 붙혀져 있었다.
그녀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나는 정신이 없는 상태로 경찰과 구급대에 신고했다. 전화하는 내내 손이 덜덜 떨렸다.
"야...일어나.."
일어날 수 있을리가, 나는 일단 눈을 질끈 감고 배에 꽃힌 칼을 쑥 빼내었다.
꽤 깊숙히 찔린 듯 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지혈을 하고, 손도 풀어주었다.
그리고 청테이프를 떼는 순간..
"쿨럭! 쿨럭.."
".....!"
그녀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나와 그녀의 교복이 피범벅이 되었다.
점점 더 몸이 떨렸다. 뭐가 어떻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아직 살아있다.
그저께, 아니 오늘까지만 해도 나와 밝게 인사를 나눴던 아이가, 지금 내 눈앞에 상처 투성이 인채로 쓰러져있다.
무서웠다. 계속 무서워 졌다.
이대로 이 애는 죽는걸까?
"..일어나 제발..."
나는 그녀의 온기가 빠져나간 손을 잡으며 말했다.
......
내 안에서 뭔가가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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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드래곤 그림모양은 안써보려해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베스트 감사해요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