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부
나와 다크프로스티가 미항공우주국 꼴통들의 메인 베이스를 파괴했다는 사실은 어느 플레이어가 우연히 자기 사이트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처음엔 별 신경 안 썼다. 나와 다크프로스티는 그냥 그런 편의 플레이어였다. 게다가 우리는 그게 미항공우주국 꼴통들의 메인 베이스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그 글은 조회수가 점점 치솟더니, 나중엔 몇억을 초과할 정도로 히트를 쳤다. 마치 타르가르옌 가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존 스노우라던가 자신이 넘버 8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샤론 아가톤처럼. 어쨌든 우리한텐 갈레온이 억수로 쏟아졌고 그 돈으로 엎어지면 호그와트에 코 닿을 거리에 있는 좀 큰 왜소행성 각각 한 개를 사서 요새를 짓고는 호그와트에 우주선을 타고 다녔다. 다크프로스티 녀석은 호그와트에 배틀스타 출입이 금지되었는데도 페가수스를 주차해서 맘에 안 드는 녀석 우주선을 뭉개버렸다.
나는 이 일로 스네이프 인공지능한테 눈물 쏙 빠지게 혼났는데, 왜 다크프로스티가 아니고 내가 혼났냐면 스네이프 인공지능은 호그스미드 왜소행성이 지진이 난다 해도 끈질기게 내 잘못으로 만드는 거에 도사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자. 발키리는 내 정체가 적에게 노출되기 쉽다고 속사포를 쏴댔다. 어제부터.
@바리안2@ 이 멍청아, 니가 뭔 짓을 했는지나 알아?
@퍼플립스드래곤2@ 녜.
@바리안2@ 널 죽이러 온 신형 발키리한테 제발 우릴 죽여달라고 동네방네 확성기에 대고 떠드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퍼플립스드래곤2@ 녜.
@바리안2@ 맞을래?
@퍼플립스드래곤2@ 녜... 잠깐, 뭐?
빡!
@퍼플립스드래곤2@ 날 때렸어.
@바리안2@ 필요할 것 같아서.
난 <빅뱅 이론>에서 쉘든이 한 짓을 했다. 시즌 1 8화에서 레너드에게 한, 두손을 이마 양쪽에 대고 얼굴을 살짝 찌뿌리는 짓. 물론 고전 SyFy 영화가 원작.
@바리안2@ 뭐하는 거냐?
@퍼플립스드래곤2@ 니 머리를 날려버리려고.
@바리안2@ 정신차려, 멍청아!
빡(또)!
@퍼플립스드래곤2@ 또 때리냐?
@바리안2@ 그래! 또 그러면 더 때린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했냐고? 서로 패면서 뒹굴었지.
@바리안2@ 손톱 좀 깎아! 아프다고.
@퍼플립스드래곤2@ 난 손톱 없거든! 빨판이라면면 모를까.
그러던 중, 갑자기 내 손에 볼펜이 나타났다. 멋진 볼펜이었다. 금빛이 도는 강철이었고, 단추에는 삼지창이 조각되어 있었다.
나는 그 볼펜을 눌렀다. 난 그게 그냥 볼펜일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누름과 동시에 그 볼펜의 끄트머리와 단추에서 황금빛 가루가 나오더니 삼지창이 만들어졌다. 퍼시 잭슨처럼.
@바리안2@ 너 뭘 한 거야?
@퍼플립스드래곤2@ 몰라. 그냥 손에서 나왔어.
@바리안2@ 삼지창은 게스 드래곤의 자식들만 가지고 있어. 젠장, 그 사람들은 다 죽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