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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립스 드래곤
우주를 보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체스로 돈 벌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빈민 계급이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그립다. 순간 일반인 계급이 돼서 빈민의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기도 했다. 지구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법사 체스, 소소한 골든 스니치, 랭킹을 확인할 때의 그 느낌. 이런 걸 향수병이라고 하나. 갑자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소설 <파피용(Le Papillion Des Etoiles)> 에서 지구병이라고 부르는 광적인 향수병이 생각났다. 난 정신 바짝 차리고 우주 공간을 보면서 <코스모스>를 떠올리려 애썼지만 지구병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유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가상현실 콘택트렌즈 상자가 손에 닿았다. 난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장갑, 렌즈를 끼고 실행했다.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켜졌다. 난 저번 주에 마지막으로 로그아웃한 곳에서 부활했다. 난 홀로그램 브라우저에서 빈민 플레이 모드를 선택하고 실행했다. 상대는 익숙한 닉네임이었는데, 바로 다크프로스티 녀석의 것이었다. 녀석도 향수병 때문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난 몹시 기쁜 생각과 몹시 어이없는 생각을 가지고 댓글을 달았다.
@퍼플립스드래곤2@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이지?>
@다크프로스티2@ <여기 데이터가 넘쳐흐르나?>
@퍼플립스드래곤2@ <어쨌든, 이게 얼마만의 체스냐?>
@다크프로스티2@ <음, 대충 1년 7개월?>
나는 경쾌하게 나이트를(내가 백이었거든) 옯겼다. 돌로 만든 기마병이 말로 다른 말들을 가로질러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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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드래곤
난 갑자기 이상함을 느꼈다. 이마의 돌이 빛나고 있었다. 난 이마를 슬며시 만졌다. 뜨거웠다. 순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더니 다시 차가워졌다. 이마의 돌도 빛내기를 멈췄다.
난 안도하며 학교에 가기 위해 바이저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 끼려는 순간, 내 손에 뭔가가 만져졌다. 은색 막대가 하나 있었는데, 그리핀도르의 검과 검자루가 비슷했다. 순간, 막대기에서 은색 칼날이 불쑥 나왔다. 제대로 보니 그리핀도르의 검과 똑같았다. 그러나 칼등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ANGEL SKYWALKER
장난하냐? 내 성은 스카이워커가 아니라고! 전 집주인이 놓고 갔나? 그러나 어떤 사람의 성이 스카이워커겠는가. 내 성은 오르가나라고. 그래도 호기심이 생겨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을 검색했다. 스타워즈 이름이었다. 잠깐, 내가 스타워즈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레아 오르가나의 진짜 이름은 레아 스카이워커였다.
난 학교에 몸이 아파서(왜? 거짓말 아니잖아) 조퇴한다고 알렸고, <스타 워즈: 제다이의 귀환(1983)> 을 틀어 마지막 한 솔로와의 수다 씬으로 옯겼다.
레아 오르가나: <루크는 나의 쌍둥이 누이거든요.>
역시! 4년 전에 봤지만 기억이 난다. 잠깐, 이게 대체 뭐지?
@엔젤드래곤2@ 뭐지, 이건? 스타워즈에 해리 포터 짬뽕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