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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의 은둔 생활] EP2. 레드 게이트

44 환타린이
  • 조회수656
  • 작성일2019.11.15
한 끼에 10만원이 넘는 레스토랑도 이야기 했지만 기각 당했다. 소고기도 너무 비싸다고 기각 당했다. 결국 온 곳은 근처의 용궁 갈비라는 돼지 갈비 집. 저녁 6시.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을 시간이다. 우리는 중앙에 놓인 작은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중이었다.

꿀꺽.
지글지글.....고기가 익어간다.
슬쩍. 집게로 뒤집으며 은지의 표정을 살핀다.
역시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고기 냄새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니. 역시 그 방법 밖에 없나.
집게를 내려놓고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오빠, 지금 뭐하는 거야! 손 내려! 사람들 본다고."

은지가 당황하며 손을 뻗었다.
물론, 말대로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를 찍으려 핸드폰을 은근히 들이민 사람도 있다.

사진은 안 되지.
은지 사진을 보고 이상한 남자가 꼬일 수 있으니까. 약간의 마나를 흘려 이를 가시화 시켰다. 고기집이니 남들이 봤을 땐 그저 연기인줄 알 것이다.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한 뒤 본 주제로 돌아왔다.

‘나도 관심 받는 것은 별로니.’

반성하는 척 하면서 다시금 동생의 표정을 살폈다. 안절부절 하는 것이 이 정도면 충분한 듯싶다. 그때였다.
탕! 주인아저씨가 소주 한 병을 대령했다. 당황해서 얼굴을 쳐다보자 영문 모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찡긋. 그리고 갑자기 동생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미안하다 동생아. 나 때문에 이런 일을... 
강렬한 등장을 마친 주인아저씨가 부담스러운 뒤태를 뽐내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간다.
동생을 다시 돌아보자 원망의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과는 역효과.
손을 슬그머니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소주병에 붙여진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왔다.

-한 병은 서비스야.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미성년자인지 확인도 안하고 술을 주다니. 지금 은지가 늙어 보인다는 거야 뭐야.
도로 갖다 주려고 소주병을 집었는데 은지가 팔을 붙잡았다.

“제발......나갈 때.”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린다.
그제야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가게  뿐만이 아니었다. 창 밖에서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꽤 되었다.

‘이런....’

고기가 타잖아. 역시 뭔가 이상하다 했어. 주변에 신경 쓰는 게 아니었는데.
황급히 고기를 뒤집었다. 탄 곳을 가위로 자른 것은 덤이다. 

“빨리 먹어, 은지야.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어 보이네.”

웃는 얼굴로 고기를 접시에 올려놨다. 으음. 
왠지, 이런 상황에서 밥이 들어 가냐?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 같지만 모두 착각이겠지. 먹음직스럽게 익은 고기를 두 점 더 은지의 접시 위에 올려놓은 다음 나도 한 입 했다.

‘맛있네.’

역시 나름 동네 맛집이다.
육질도 나쁘지 않을뿐더러 양념도 수준급이니.
그때, 짤랑 하면서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왔다.

“여기 꽤 괜찮다니까요.”
“맞아요. 저도 저번에 주원이랑 와봤는데....맛이 나쁘지...”

이런. 운도 지지리도 없지.

“......한을씨? 한을씨 맞으시죠?”

보기 껄끄러운 사람이 들어왔다.
새로 들어온 손님들은 사신 길드의 B급 팀. 힐러인 차은혜와 얼굴을 마주치기 불편한 최철영. 그리고 그 외에 모르는 얼굴 두 명이 더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술렁였다. 유명한 헌터들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으니까.

‘듣기’에는 뭐, 유명한 팀이라는 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숨만 쉬어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니.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가만히 있으면 어련히 무시하겠지 싶었다. 그러면서도 은지를 힐끗 보자 헌터들에게 선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건 참을 수 없겠는데.’

당연히 연예인과 동급이라는 헌터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눈길을 주는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것도 성격이 개차반인 것을 확인한 최철영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얼굴을 모르는 사람 중 한명이 입을 열었다. 꽤나 시건방지게 생긴 놈이다.

“누나! 이 분이 누나가 반했다는 그 캐리어야? 그 혼자서 C급 게이트에서 버텼다는.”

퍼억-!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아으. 크게 내색은 하지 않지만 말을 하던 헌터가 신음을 내뱉는다. 내가 봐도 깔끔한 일격이었다.

“이주원 너도 참,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니? 어머! 도한을씨. 상처는 어떠세요? 어디 아프신 곳은 없나요?”

먼저 옆에 계신 분부터 봐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만. 능청스럽게 말하는 그녀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꾹 삼켰다. 대신 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대답하지 않는 것도 의미가 없어 보였으니까.

“네, 덕분에 괜찮아 진 것 같습니다.”
“우와! 이 형 엄청 잘생겼...”

퍼억-!
신음소리 참는 것도 엄청 괴로워 보인다. 차은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행이네요. 추가 검사도 없이 보내서 엄청 걱정했거든요. 그럼 이분은 여자친구?”
“아, 아닙니다. 제 동생이죠.”
“어머! 왠지 한을씨하고 닮았다 싶었거든요. 안녕하세요, 차은혜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갑자기 그녀의 표정이 환해진 것은 착각일까? 은지를 바라보자 잔뜩 긴장한 상태다. 이럴 때는 괜히 성질을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그때였다. 주인 아저씨가 그 존재감을 뽐내며 다시 한 번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선 말없이 주변의 빈 테이블 하나를 끌고와 이곳에 붙였다.
직원은 마치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재빠르게 반찬 세팅을 마쳤다.
어느새 꼭 헌터들과 같이 앉아야 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숯불까지 올린 주인 아저씨는 이번엔 콜라와 사이다 한 병을 올려놓고 갔다.
이번에도 작은 포스트잇이 함께였다.

-서비스야, 비밀로 해야 돼.

애초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이곳에 집중됐는데 비밀이라.
그나저나 저 주인 아저씨는 왜 말을 안하는 거지? 슬슬 저 아저씨의 컨셉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목소리를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았는데.

"고마워요, 아저씨!"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이주원이라는 헌터가 재빠르게 내 옆 자리에 앉았다.

"제가 여기 단골이거든요."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니, 왜 자연스럽게 옆 자리에 앉는 건데. 그것도 언제 같이 앉는다고 말했나? 이 사실을 집어주기 전에 최철영과 다른 한 명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물수건으로 손을 닦기 시작했다.

"어.......저기...."

하, 어쩔 수 없나.
우물쭈물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서 있는 차은혜에게 웃으며 말했다. 

"앉으세요. 같이 먹으면 좋은 거죠."
"아........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차은혜가 조신하게 자리에 앉았다.
이주원과 최철영의 사이였다.
오랜만에 외식좀 하려 했는데, 왠지 기묘한 식사시간이 되어버렸다.

“돼지갈비 12인분만 주세요!”

음식을 시킨 이주원은 이쪽을 보며 변명하듯이 떠들었다.

“헌터들은 체력을 많이 써서 위장이 큰 편이거든요. 특히 차혜은 누나.......으악!”

드디어 비명소리가 터졌다.
티 안 나게 이주원의 발을 즈려밟은 차혜은은 수줍게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음식 값은 모두 저희가 부담할 테니, 마음껏 시켜주세요.”
“아,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아뇨!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말하는 사이에, 주인아저씨가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를 가져왔다.
최철영은 고기가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판에 올렸다.
치이익. 

‘신기하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고기를 굽는 저 모습.
엄격하고 절제된 동작에서 왠지 신성함까지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서 이 식사에서 제일 불편했던 것은 저 최철영이었다.
다시 한 번 시비를 걸어오면 이제 방법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 시선을 느꼈는지 최철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음식 앞에서 함부로 싸우지 않는다. 이야기는 식사가 끝나고 시작하지.”

아, 그러세요. 어떻게든 식사가 끝나기 전에 몰래 튀어야겠다.
계산까지 저쪽에서 한다고 했으니, 뭐 상관없겠지.

“걱정마세요. 민간인에게 힘을 함부로 쓴 것 때문에 징계를 받은 상태거든요. 걱정하시는 일은 없으실 거에요.”

내 시선을 느낀 차은혜가 마찬가지로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그 말에 신용이 안 느껴졌다.
불판 저 너머로 이글거리는 시선이 느껴지고 있으니까.
이상한 기류를 느꼈는지 이주원이 황급히 끼어들었다.

“아참! 이럴게 아니라 고기가 익을 동안 한을형 동생분께 저희 팀 소개를 해드릴게요."

음, 언제부터 형동생하는 사이였지.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잠자코 지켜봤다.

"우선 이 아름..다운 여성은 저희 팀의 홍일점! 차은혜라고 하고요."
"안녕하세요. 치유계 능력을 가진 차은혜라고 합니다."

차은혜는 조신하게 인사했다.
우웩. 이주원의 표정에서 순간 어떤 표정이 지나간 것 같았지만, 금세 되돌아와 최철영을 가리켰다.

"이 무뚝뚝한 매력의 남성은, 리더 최철영!"
"손 치워라. 잘라버리기 전에."

고기를 자르려던 그가 이주원의 손에 가위를 가져다 댔다.
시무룩해진 주원은 지금까지 한마디도 안한 헌터를 가리켰다.

"얘는 탱커인 제 동생, 이지원!"

앞머리가 너무 길어서 눈을 덮어버린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전 화염계열의 능력을 각성한 헌터, 이주원이라고 합니다!"

짝짝짝!
갑자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혹시나 해서 바라봤지만 동생이 친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우리를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친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관객들한테 인사를 하는 것처럼 반갑게 손을 흔드는 이주원을 내버려두고,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아차, 헛소리를 듣느라 갈비를 신경 쓰지 못했다. 이정도로 시간이 지났으면 다 타버렸을 텐데. 황급히 불판을 바라봤다.
다행히 이미 은지가 타기 전에 고기를 이쪽의 접시로 옮겨둔 상태였다.
설마 모든 고기를 이 오빠에게?
황급히 은지의 접시위를 바라봤지만, 다행히 그곳에도 고기가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안심하며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살짝 식어버렸지만 그 맛은 여전했다.

'빨리 먹고 가야지.'

더 시키고 말 것도 없었다.
이 헌터 놈들에게서 떨어지는 것이 속편했다.
만약, 나중에 은지가 더 먹고 싶었다고 하면 더 좋을 것을 사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밥을 먹고 있는데,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신나게 떠들던 이주원도 '이것'을 느꼈는지 표정이 심각해진다.

'말도 안 돼.'

쿠르르릉!
바깥에서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창 밖에서 서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고개를 하늘로 옮겼다.

대 각성자 시대.
자원의 보고라는 게이트를 환영만 하지 않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일주일간 공략의 시간이 있는 다른 게이트들과 달리, 즉발성 게이트가 있다.
단, 흔한 것이 아니긴 하다.
대한민국에는 제주도에서 딱 한번 일어났으니까.

『레드 게이트』

전 인류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그 이름이 상공에 등장했다.
하필 지금 이곳에서. 빌어먹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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