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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3[친구]-Ver.pc

42 꽃피는 그날까지°
  • 조회수346
  • 작성일2020.02.16
시간은 흐르고 흘렀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경계선을 넘으려고 한다.


아니, 그것은 경계선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또 하나의 출발이자 무언가의 마지막이다.


----------------------------------------------


난 중학교 3학년이다.


오늘은 인위적이든 우연적이든 꽃이 내리는 졸업식이다.


내가 여태까지 달려왔던 나날들은 별로 많지 않다.


그저 시험기간에 잠깐 빛내며 공부하고, 


그리고 나온 성적표에 부모님이 만족하자


나 또한 거기서 더 원하지 않고 그 결과에 안주했을 뿐이었다.


행복을 원했던 소년은 덩그러니 혼자 남겨지고


그 대신에 만사가 귀찮고 뭐든 하기 싫은 소년만 출발선을 넘어


시간을 달린것이다.


난 평소에 이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는 난 아이들에게 '진지충'으로 통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맨날 앉으라고 하는 학생회장정도 말이다.


하지만 난 한 번도 학생회장이 되지 못했다.


아이들은 내가 믿음직하고 내가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는것을 알기에


내가 회장이되면 더 잔소리가 많아질 것을 예상하고 안뽑는 것이다.


나만해도 그럴것이다.


그도 그럴게 공정한 사람이 권력을 얻는다고 가정하면


그 공정한 사람은 나락의 길을 걷지 않는다고 조건을 하나 붙이면


그는 완벽한 사람이자 동시에 하이에나의 먹이인 셈이다.


사람들은 좀 덜 완벽하고 과거에 좀 놀았지만 장난으로 웃어넘길수 있는 


가벼운 실수를한 회장을 원하는 것이다. 


거기에 좀 잘생기고 리더쉽 있는것 같고 일도 생각보다 잘하면 게임 셋인거지.


허나 나도 서문에서 말했듯 이렇지 않았다.


나도 소위 좀 '노는 애'들이랑 놀이터에서 싸우기도 하고 놀기도 한 것이다.


처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친구는 


초등학교 1학년때 만났지만 베스트 프랜드라고 불리는 친구를 만난 것은 초 2이다.


1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일구어 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갈 당시 


내 절친은 어느새 옆 초등학교에서 전학온 친구랑 친구가 되어있었다.


이 의미는 그 절친도 어느새 하굣길에 인사만 나눌뿐이지 


나중엔 우리는 두 길로 나뉘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석의 n극과 s극 같은 사이였는데


어느새 n극과 n극으로 바뀌었을까


그건 나 혼자만이 초심을 잃지 않은채로,


동화속에서 왕자님을 기다리는 매우 긴 탑에 갖혀있는 공주님처럼


언제 올지도 모르는 그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렇다는것은 아니나 상황은 그랬다.


어느새 우리의 마지막 만남은 중학교 1학년 3월이었다,


그리고 그와 나는 만나지 못했다.


이사왔기 때문이다.


이사를 오면서 전의 초등학교에서 나를 아는 애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난 그녀가 쪽팔려서 인사를 몇번이나 해주었음에도 그녀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그녀는 내게 호감 내지는 관심이라도 있어야만이 할수 있는 행동을 하였다.


그리고 난 그걸 무시했고 그녀는 다행히도 나 같은 쓰레기를 잊은 채로 깔끔히 졸업하였다.


고백이라도 해볼 것을 이라는 생각만 하였다.


이쁘기 때문이고,


난 이로인해 난 정말 쓰레기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난 초심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은 당장은 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중2가 되었다.


중2때에는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중1때는 자유학기제의 도입으로 


시험을 딱 한번만 보게 되었다.


요즘에는 자유학년제? 비슷한것으로 아예 1년자체를 안보는것 같다.


아무튼 그때는 좀 놀아서 고작 평균이 85점 정도였다.


따라 난 이에 짜증났고 


중학교 2학년때 마지막 기말고사에는 평균 97점을 찍었다.


뭐 중3때에는 열정이 사라져 고작 93점대에서 놀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때는 죽음도 고민해보고 게임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 형과 누나, 그리고 친구 - 


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가지도 해보는 시간이였다.


말 그대로 중2병의 강림이었는데, 그럼에도 난 이걸 중2병이라도 깨닫지 못한 것을 보니


역시 중2병이 맞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리고 중3이 되었다.


친구들과는 사교성단절


내가 빛날때에는 오로지 공부면에서,


그외에는 전무.


즉 학교에선 조금이라도 빛나는 철의 원석이었다면


집에서는 부모님 속만 썩이는 못된 자식이었다.


가끔 100점같은거 맞아와서 부모님은 기뻐하고 


아들이 나쁜길에 빠지지 않아서 라는 식의 대꾸를 하였지만,


난 그들이 좋았다. 


부모님도 물론 좋지만 


내가 썸을 탄 여자 친구들과


초등학교때 잘못 싸워서 어색해지고 난 무리에 대해서와,


친구의 비밀을 아는 여자애에게 폭로했다가 


친구와 어색해졌지만 그럼에도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친구와


내게 처음으로 게임을 알려준 친구와


나와 처음으로 달려준 친구와


내게 처음으로 절친이 되었던 친구와


한때엔 라이벌이었던 친구와


어느새 내 맘속에 앉아서 한 곳을 깊게 찌르고 도망간 친구와


나를 울게 만든 친구와


나를 웃게 만든 친구와


나를 슬프게 만든 친구와


나와 같이 기쁨을 나누며 미래를 약속했던 친구와,.


친구와..


친구..


친구.


졸업식이 있던 겨울날은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중학교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것이라고는 예상 못했었는데


어느새 마음속에 남아 날 살게 하고 날 웃게 하고 날 기쁘게 하고..., 


그들은 나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 나아갈 것이다.


철 없는 중학교 생활은 오늘로 끝이다.


내일 시작할지라도 난 오늘은 걸어가겠다.


오늘은 걸어가서 그들과 밀린 회포를 나누고


어렸을때의 친구도 날 기억하길 바라며


210명정도 있는 카톡 친구창에 남아있는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졸업축하한다는 말을 보내는것도,


오늘이 될것이다.


-카톡!


[(+1) --님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답이 오는것도 오늘이 되겠지.


의외로 한번 때리면 다시 맞을 수 있는것이다.


초1, 초2, 초3, 초4 등 언제 만난 친구든,


또 그들이 나를 잊든, 


내 존재가 있는지도 몰랐던 이든,


난 그들을 기억하니까.


걸어가면서 가끔 자세히 보면 어렸을때에 얼굴이 보이니까


인사는 못했지만 반가워했던 마음이 든 그들에게.


이 기쁨을.


전해주자.


-아아, 어머님 아버님.


난 오늘 꽃이 아름답게, 때론 격렬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휘날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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