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주 깜깜하고 깊은 밤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됐다.
"....무의미한 존재여. 어찌하여 깨닫지 못하겠느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분하지만, 누구인지는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평화의 평정을 영원히 모르겠단 말이느냐?"
말만 들리고 계속 안 들은 척 했던 강시온.
차갑고 화를 잘 내며 동정심이 1도 없는 침묵적인 아이. 강시온이다.
하지만, 그는 쌩판에 알아맞추는 능력은 없기 때문에, 의외로 질문을 시작한다.
"넌 누구지?"
나, 강시온은 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연 속에서.
"....."
대답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그냥 15초라는 짧은 시간의 침묵만이 고요하게 흘러갔다.
"누구냐고 물었단 말이다!!!"
시온은 무시 당해서 그런지 열받아하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물은 질문부터 대답해라."
그 고요한 목소리는 점점 익숙화된 목소리가 되어갔다.
"...너, 이온이지?"
시온은 안심하듯 이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그림자는 부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목소리가 들린다.
"일어나랏!"
그 목소리를 듣고서 시온은 바로 눈을 떴다. 현재 시각은 아침 7시 30분.
깨웠던 사람은, 시온과 달리 엄청나게 활발하고 애교 많지만 소심한 성격의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이름은 강 이온. 평화를 이룩하며, 시온이 믿을 수 있는 단 한명의 사람이다.
"학교 갈 준비 하자!"
"어... 알겠다."
이온은 활기차게 시온을 부축하고 일으켰다.
시온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자기관리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 목소리의 정체. 과연 누굴까."
시온은 학교에 갈 준비를 마무리하다가 자신의 동아리 모임 사진을 찍은 액자를 보면서 싱그레 웃었다.
(아랫 사진이 액자 사진, 그리고 시온은 가장 왼쪽 위에 있고, 이온은 시온 바로 옆자리)

"이제 가볼까나?"
그들은 컨디션 좋게 학교로 걸어가고 있었다.
"콰과과과!!!"
갑자기 웅장하고 커다란 폭발 소리와 함께 이차원의 공간이 깨지고 말았다.
"....키메라인가?"
원래 블라이터늄이란 동아리는, 동물의 혼합 돌연변이인 괴수들을 죽이고 구원하는 일을 하는 학생들의 모임이였다.
그중엔, 당연히 시온이 리더. 블라이터늄의 대장이다.
"이온, 넌 빨리 학교에 가. 이번 일은 내가 맡을게."
이온은 시온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고 학교로 재빠르게 뛰어갔다.
시온은 폭발장소에 도착하면서 놀랐다.
키메라가 아니였다. 드래곤이였다.
"...뭐지 이건?"
짙은 남색이며 날카롭고 주황빛. 그리고 체인으로 몸을 얽혀진 드래곤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은 급히 피난중이였다. (그 용은 데스락입니다)

마구 할퀴면서 건물을 마치 두부 자르듯이 베어 갈랐고, 계속 지치지 않도록 계속 부수고 있었다.
"...이 이상이라면, 마을 자체가 돌무더기가 될 거 같다. 더 이상 냅두면 안 될거 같다."
시온은 마치 이세계에 존재할 만한 검을 들고서 드래곤에게 망설임 없이 다가갔다.
"네 놈은 누구지?"
굵고 광기에 빠진 듯한 큰 목소리 물음에, 건물 유리창이 박살났다.
"블라이터늄 제 2의 대장. 강 시온이다."
의문의 드래곤은 시온의 입이 닫히자 마자 자기를 소개했다.
"이 몸은 데스락이다. 네 놈의 살의적 시선이 마치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 같군."
시온은 당연하듯 이를 갈면서 말한다.
"네 놈이 마을을 박살내고 있지 않는가!! 당연하지 않은가!!!!"
그 위압감에 데스락은 왠지 침묵하였다.
"...그러면 한가지 물음에 답해라. 말한다면 순순히 복구시키고 물러나주지."
"....뭔가?"
시온은 데스락의 대답을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각오는 해둬야 할거 같았다.
"...평화를 이룩하는가?"
데스락이 이외의 질문을 했다.
시온은 어리둥절했지만, 왜냐고 묻진 않았다. 더 이상 시간 끌 상처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해결하려고 바로 대답하였다.
"이룩하고 있지."
데스락은 그답지 않은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평화를 맡는 편이 누구인지, 선인지 악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시온은,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간단하군."
하지만 데스락은 경고하였다.
"하루 이내로 알지 못한다면, 네 놈과 마을은 없어질 줄 알아라."
그의 물음에 놀랐다. 그는 차가운 표정을 지우지 않았다.
"그럼 내일까지 기다리겠다."
이 말을 남기며, 데스락은 약속대로 부쉈던 건물과 파편들을 복구시키고 이계로 사라졌다.
시온은 갑자기 고민됐다. 선인지 악인지 전혀 모르게 됐다.
".....누구지?"
그는 곰곰히 생각하며 길을 걸으며 학교에 도착하였다.
현재 시간은 11시. 3교시 수업 10분 전에 바로 교실에 입장했다.
학급 친구들은 시온에게 모두 인사를 건넸다.
받아줄 마음은 없었으나, 미안할까봐 인사를 되돌려줬다.
"이제 수업 시작이다."
종이 울리면서 3교시 수업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사물함에서 교과서를 꺼내고, 교사가 오길 기다리며 앉았다.
몇 분 뒤에 교사가 교실에 들어오면서 인사를 건넸다.
3교시는 진리와 평화라는 과목이다.
시온은 곰곰히 생각해봤다.
"데스락... 이 공부를 하고 깨달아서 대답으로 되돌려주지."
수업 시간 10분동안 수업을 진행하다, 갑자기 수업 종료 종이 치고 말았다.
시온은 황당했다. 그리고서 시계로 흘러간 시간을 둘러보며 10분안에 수업이 종료된 것이다.
갑자기 선생이 숙제를 내준다.
"평화를 유지하는 쪽이 누구인지 200자 내로 쓰는 것이 숙제다."
어이가 없었다. 데스락이 냈던 질문과 같았다.
"데스락.."
옆자리에 앉은 이온은 표정으로 분노를 노출시키는 모습을 보고 황급히 시온에게 물었다.
"시온아, 무슨 일 있어?"
시온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시온과 이온은 하교하여 마치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온은 그에게 졸졸 따라오고 있지만, 시온은 아직도 심각한 표정이다.
"제길... 수업 시간에 혼란만 오지 않았어도...."
시온은 끝까지 집중하여 수업을 듣겠다고 하였으나, 데스락이 낸 문제를 생각하다 10분을 놓친 것이다.
시온과 이온은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사서가 영업시간이 끝났다며 둘을 내보냈다.
"시온...?"
이온은 걱정하며 그의 눈길을 계속 바라보았다.
시온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집에 돌아가자."
집에 겨우 도착했다.
그 이후로 시온은 자기 방에 들어가고 나오지 않았다.
이온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 한 숨을 쉬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시온은 바로 책상에 앉아 진리와 평화 교과서를 1시간을 둘러봐도,
데스락이 했던 질문의 대답을 찾지 못했다.
"......"
시온은 침묵을 유지하고 생각하다보니, 선과 악이 있는 것만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질문. 함정이 있었어."
그는 바로 '중립'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선은 악을 배제해서 평화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살생을 저지르는 일은 멈추지 않을 거야. 선이라도 무조건 평화를 유지한다고 볼 수는 없어. 지배.. 선도 그럴 거야."
그리고 그 과제물에 똑똑히 적었다.
"다음, 악은 절대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는 아닌 거 같다. 살생을 저지르더라고 해도 지배하는 것에 대해서도 억압이 시작될 거야."
갑자기 뇌의 회전이 잘 되가서 그런지, 그 외에도 그 근거를 뒷받침이 충분할 정도로, 무려 500자를 쓱쓱 써냈다.
하지만, 중립에 대해서는 쓰지 못했다.
그래도 최종적인 답은 선과 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큰일 났군."
좌절할 시간 없이 계속 머리를 굴려내며 생각했다.
증기기관차가 연기를 배출할 듯한 모습의 시온을 보면서, 이온은 안절부절했다.
"힘내... 시온아..."
생각하다 잠들어버린 시온을 이온이 자신의 담요로 그를 덮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해답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올 수 있어... 힘내.."
시온은 눈을 다시 뜨자 그 몽환의 세계같이 넓고 중력 없는 장소에 있었다.
어제의 꿈 속에서의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갈등되느냐, 강 시온."
시온은 입을 다물고 있는 채, 말을 하지 않았다.
"네 놈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시온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계속 침묵하였다.
"중립이다. 중립."
"....!"
그는 놀랐다. 알고 있었던 것이고, 머리를 긁으며 생각했던 답이였다.
"이제 알겠느냐? 네 놈은 답을 알고 있다."
그 때, 갑자기 어두웠던 아주 깊은 곳인 심연이 밝게 빛나면서 드래곤의 모습으로 그의 눈 앞에 보였다.
눈 같은 생김새의 구슬을 가지고 있었고, 배는 마치 우주의 별들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 보인다. 너의 모습이."
쓴 웃음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찬란한 빛이 퍼져서 등장한다.
어제 꿈에서 그에게 말했던 그의 모습의 정체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