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 현상은 너무나도 기묘하고 이상하다. 사람들에게 형형색색의 알이 생기고,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을 도시로 데리고 간다. 차갑고 딱딱한 도시로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마법사다.', '과학기술로 잊혀진 자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의아함을 품는다. 도시도, 외곽도 모두 기술의 차이로 벌어진 문명. 하지만 '마법사'라는 족속들은 이리 말한다.
"여러분, 마법에 격차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사람들에겐 마술은 있어도 마법이란건 믿기 힘든 존재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나는, 빛 기둥이 생겼고, 그것은 사람들을 골라 알로 변한다. 이 현상은 어떤 과학기술로도 서령 할 수 없는 미스테리하고 기이한 현상이었다. 여러가지 논란과 말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들. 이들을 믿어주는 자도, 믿어주지 않는 자도, 아예 사이비 이도교로 분류하는 자들도 있음을. 마법사들은 말한다. 신의 날을 준비하는 것 이라고. 아직' 마법사의 마력이 남은 자' 들을 선택하는게 빛기둥 이라고.
소녀가 잡은 빛은 새하얀색이었다. 다들 빛에 닿으면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진다길래, 자신도 그들과 같은 감정을 느끼기 위해 빛에 손을 대었을 뿐 이었다. 집 근처 강에서 빨래를 하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어린 아이들이 소녀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늘여지길래, 무슨일인가 하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한껏 흥분한 얼굴로 소녀에게 말했다. 빛 기둥으로 가서 손을 올려보라고. 행복한 느낌이 든다고.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재촉하니, 소녀는 빨랫거리를 널어놓는걸 도와주면 가 보겠다 말했다. 오늘의 빨래는 정말 쉽게 끝났다. 아이들이 소녀를 빛기둥 쪽으로 보내고 싶어했으니까. 소녀도 느끼길 바랬다. 아이들이 느낀 그 따스함을. 하지만 그 결과가 이것이다. 하아...
소녀에게도 알이 생겼다. 빛이 소녀의 손을 감까 기어오르더니 그 속으로 파고들어 사라졌다. 그리고 파고들지 못한 자그마한 그 빛들은 조금씩 모이기 시작해 알의 형태로 변해간다. 새하얗고 따뜻한 알이 말이다. 그것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일어난 갑작스러운 것. 소녀는 놀라서 뒤로 넘어졌다. 제 두 손은 여전히 앞을 향하고 있었다.
"어...?"
순식간에 일어난 그 일은 소녀를 잠시 벙쩌있게 만들었다. 눈 앞에 빛기둥은 사라지고 깨끗한 배경만이 눈에 들어온다.
"어어?!?!"
그리고 상황파악이 끝나 정신이 들었을 땐, 제 손에 따뜻한 알이 하나 놓여있음을 알고, 놀라 소리를 질렀다. 두 손에서 알이 떨어졌지만, 그것은 아주 부드럽게 바닥에 안작하였다. 단 하나의 흠집조차 생기지 않고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 높이에서 떨어져 깨지지 않을 알은 타조의 알 밖에 없을 터, 타조의 알 보다 작고 연약해보이는 이 알이 깨지지 않는다니.
"이, 이게뭐야? 잠깐만??? 어어??"
소녀는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다. 도시로 보내질 지 모른다는 생각보다, 저 알의 정체가 뭔지에 대한 공포감이 더 컸다. 소녀는 조심스레 떨어진 알을 줍고,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만지는 알의 감촉은 부드럽고 따뜻해서, 저도모르게 그 알에 이마를 맞대었다. 은은하게 일렁이는 빛이 눈꺼풀을 간지럽혔다.
그리고 뒤에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소녀는 발소리에 놀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리가 나는것이 당연했다. 빛기둥이 있던 이 구역은 낙옆의 무덤이다. 가을향기를 진하게 담은 낲옆들이 쌓인 곳. 바짝 마른 잎 부스럼 소리가 두 귀에 찌르듯 들어온다. 처음에 소녀는 그 사람이 빛기둥을 보러 온 사람일줄 알았다. 하지만, 그 발소리의 주인은 소녀 자신이 알고지내는 외곽인들과는 달랐다. 검은색 정장이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의 남성이, 웃음을 지은 얼굴로 다가오고있었다.
"아- 당신이군요! 이 구역 빛의 주인!"
"...예?"
빛의 주인이라니, 뭐 이런 어이없는 수식어가 더 있단 말인가? 소녀는 두 눈을 찡그렸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면 남자는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소녀에게 다가갔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기에, 당황하며 남자가 가다오는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소녀는, 그 형태가 가까워지자 눈을 꼭 감고 알을 안았다.
"귀여워라~"
남자는 알 위에 손을 올리더니 쓰다듬기 시작했다. 눈을 살며시 뜬 소녀의 눈에 들어온 남자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정장에 어린 낙옆이 묻어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