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타칸 | 고대신룡과 다크닉스의 동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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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닉스가 아침부터 마이아에게 끌려서 오후에 들어오자 고대신룡은 입이 간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아 이거 어쩌지... 말을 하면 맞아 죽고 안 하면 입이 간지러워서 죽는데...' 머리를 부여잡고 생각하던 고대신룡은 일단 다크닉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형 나 물어볼 게 있어. ( 진지 ) ( 비장 )" 분위기를 잡으면서 고대신룡이 말을 꺼냈다. "어제 뭔 일 있었냐고 물어보면 죽는다." "죄송합니다." 순식간에 끝난 대화에 고대신룡은 말 그대로 꼬리를 내리고 사라졌다. 하지만 고대신룡의 눈은 벌써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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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이빨과 단단한 발톱은 드래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기 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도 중요한 무기중 하나인 이빨을 보호하기 위해 다크닉스는 양치를 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대부분의 드래곤의 양치 방법은 인간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으로 폴리모프한다. 칫솔을 집는다. 치약을 짠다. 이빨을 닦는다. 거품을 뱉는다. 입을 헹군다. 하지만 오늘은 양치의 두번째 단계부터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크닉스였다. 정체 모를 ( 다르게 생각하면 아주 명확한 ) 누군가가 칫솔 옆에 쪽지를 붙여놨기 때문이다. 그 쪽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 다크닉스으! 보고시퍼어... 의아해하며 쪽지를 읽고 난 다크닉스는 쪽지를 갈기갈기 찢으며 중요한 양치질을 미루고 정체 모를 누군가를 찾아 나섰다. 그 누군가가 잠을 잘 잘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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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로 마이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다크닉스와 마이아는 자주 만나서 친분을 쌓게 된다.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지는 사이에 3년이란 시간은 훌쩍 지나게 되고 둘은 어느덧 청소년이 돼있었다. 마을에서 축제가 열리고 불꽃놀이를 한다는 정보를 고대신룡한테 입수한 다크닉스는 마이아를 초대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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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와 약속한 시간이 되기 전, 다크닉스는 미리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끔씩 바람이라도 불면 화들짝 놀라면서 머리를 매만지면서. 정갈한 베이지색 셔츠에 대조되어 어울리는 연한 회색, 아니 거의 하양이라고 해도 좋을 스키니진을 입고 고신이 아끼는 짙은 회색 가디건을 입고 나온 다크닉스는 옷과 짙은 보라색 머리 그리고 진하게 붉은 눈 색이 잘 어울려 지나가는 여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흥얼거리며 걸어오다가 멀리서 다크닉스를 발견한 마이아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총총거리며 다크닉스에게 달려온 마이아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서있는 다크닉스의 자태를 보고 입을 막았다. "ㄷ... 다크닉스 너 옷을... 옷을 이렇게 입으면 어떻해..." 시선을 돌리던 다크닉스는 마이아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 "으.. 응? 옷이 왜?" '아 젠장 망했다. 1시간 고민했는데... 고신꺼 입고 오지 말걸 그랬나... 아니면 바지가 문제인가... ' 다크닉스가 실망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을 때, 마이아는 간단하게 원인을 알려주었다. "옷을 이렇게 입으면 너무... 너무 멋있잖아!! 이런 게 어딨어... 이건 반칙이야... 흐에... 나도 나름 고민해서 옷 입었는데..." 그제서야 얼굴이 밝아진 다크닉스는 마이아의 옷을 관찰할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순백색의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게 금장식이 달린 사제복 위로 아름답게 흘러내리는 금빛 생머리. 신비한 느낌을 선사하는 보라색 눈동자와 어울리는 보라색 자수정이 달린 금빛 브러치를 달고 온 마이아는 뭇 남성의 심장을 강타하기 충분한 외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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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의 옷을 관찰하며 그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다크닉스는 마이아의 어깨에 붙은 먼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때어내려 마이아의 어깨로 몸을 기울인다. "뭐... 뭐 하는 거야?!" 마이아가 놀라서 묻지만 다크닉스는 싱긋 웃으며 멈추지 않는다. "마이아... 너 그거 알아?" 다크닉스가 마이아의 귀 바로 옆에서 속삭였다. "ㅁ...뭘...? /// " 다크닉스는 마이아의 어꺠에 붙은 먼지를 떼며 말했다. "너 어깨에 먼지 붙었어." 먼지를 떼서 마이아에게 보여준 다크닉스는 웃으며 말했다. "눈을 왜 감냐? 무슨 생각을 한 거야... 크큭"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눈을 꼭 감고 있던 마이아는 분한 듯 다크닉스에게 소리쳤다. "너... 너어어!! 나쁜! 노마!" 다크닉스를 귀여운 주먹으로 두드리던 마이아는 씩씩거리며 먼저 걸어갔다. "아오 아파... 어? 같이 가!" 씨알도 안 먹히는 엄살을 부리며 뒤따라 가는 다크닉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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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동안 둘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여러 물건을 구경하기도 하고, 활쏘기에서 다크닉스가 1등 상으로 받은 곰인형을 안고 좋아하는 마이아와 점술집에 가기도 했다. "언니 언니! 저희 궁합 좀 봐주세여!" 점술집주인 유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궁합이라... 좋아." 의미를 알 수 없는 카드들을 순서대로 뽑고 고심하던 유리아는 말했다. "지금 당장 헤어져. 그게 둘을 위한 최선이야." 뜬금없는 말에 둘은 어리둥절 했다. "너희 둘의 만남이 너희 둘을 파괴시킬 거야. 당장 갈라서는게 최선책이야." 단호하게 말하는 유리아를 뒤로 하고 둘은 점술집을 나왔다. "이상한 사람도 다 있네.. 훙!" 삐진듯한 마이아가 점술집을 돌아보며 말하자 다크닉스가 대답했다. "에이 신경 쓰지 말자. 그런데 벌써 어둑어둑하다... 불꽃놀이 곧 시작하겠네? 따라와 봐 마이아, 내가 좋은 장소를 알아." 그러곤 다크닉스는 마이아와 함깨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올라갔다. "와아아... 야경 진짜 예쁘다..."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마이아를 보며 다크닉스는 뿌듯한 듯 웃었다. "그치? 여기서 보면 전부 한눈에 보일거야..!" 둘이 자리에 앉고 얘기를 나눌 때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어두운 밤하늘에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불꽃이 수를 놓았다. 다크닉스는 어느새 불꽃놀이에 잔뜩 빠져있었다. 그런 다크닉스를 보며 미소짓던 마이아는 다크닉스에게 말을 걸었다. "다크닉스! 불꽃놀이가 그렇게 좋...흐에췽!" 어느새 쌀쌀한지 마이아는 재채기를 했다. 마이아가 재채기를 하자 다크닉스는 말없이 따뜻하게 웃으며 자신의 ( 고대신룡의 ) 가디건을 어깨에 둘러주었다. 그리고 다크닉스는 다시 불꽃놀이에 빠져들었다. 다크닉스가 가디건을 둘러주자 얼굴이 붉어진 마이아는 다크닉스의 어꺠를 톡톡 쳤다. 다크닉스가 색색의 폭죽에서 눈을 때고 고개를 돌리자마자 마이아는 다크닉스의 붉은 입술에 자신의 귀여운 분홍색 입술으로 수줍어하며 뽀뽀를 했다. ( 팜파오 여기 잠들다. ) 쪽 소리가 나고 입술이 떨어지자 다크닉스는 어두운 하늘에서 빛니는 폭죽보다 더 붉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이아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ㅇ... 아까 낮에 복수다... 이제 쌤쌤이야...! 가디건 빌려줘서 고마워..! 세탁해서 다시 돌려줄게! 그럼 불꽃놀이 잘 봐. 난 먼저 들어간다!" 빠르게 말을 마치고 사라진 마이아에게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복수를 당한 다크닉스는 더 이상 불꽃놀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게 앉아서 부끄러워하는 채로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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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형! 내 회색 가디건 못 봤어?" "닥쳐 이 잣샤!!" 다크닉스에게 이유 없이 플라잉 킥을 맞은 고대신룡만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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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흐아... 네 뭐라고요? 아 저도 알아요 제가 로멘스 못 쓰는 거...ㅠ 오늘도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