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시작"
태양이 루비처럼 붉게 빛나고, 바다는 사파이어처럼 푸르게 흐르는 날이다
사람들은 시장에 모여 물건을 팔고, 물건을 사고 조용할 틈이 없다
"여기, 사과 2개만 주세요"
"2000골드 입니다"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조용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시장의 한 곳에 자리를 피고
큰 테이블에 화석을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 잠을 자는 그의 자리였다
"거기.. 그거 함부로 만지..지..마세요..."
화석을 만지려는 아이들이 그의 말을 듣고 황급히 도망갔다
허나 사실, 그는 잠꼬대를 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룡모양의 후드티를 입은 남자이다
"오늘은... 다 팔..렸다..."
그가 기분좋은 표정으로 잠꼬대를 하는 그때, 그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진다
그가 깜짝 놀라며 일어나니 그의 무릎에 사과가 있었다
"내가 사과를 먹다 잠들었나..?"
그는 사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잠을 청한다
그가 막 잠에 들려던 찰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기..."
"네 어서오세요!"
그가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손님을 맞이한다
"아.. 저는 제 사과를 들고 올라가던 중에, 여기로 사과를 떨어트려서..."
초록색 머리를 예쁘게 땋은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아.. 네, 여기 있어요.."
그녀는 사과를 받긴 했지만,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뒤 그는 한숨을 쉰다
"아.. 손님인줄 알았는데... 분실물 챙기러 온 거였어..."
"아직 하나도 못 판거야?"
그의 뒤에서 드래곤 하나가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렇게 한가한거지..."
그 드래곤은 엔투라스(드래곤빌리지의 불 속성 드래곤)였다
다만, 머리 위의 뿔 하나가 크게 자라 비대칭이다
"어차피 더 손님이 올 지 안 올지는 마찬가지니까, 오늘은 이만 접자.."
그가 테이블 위에 화석들을 [오니]라는 이름표가 붙은 가방에 넣고 엔투라스에게 묻는다
"점심 뭐 먹을래?"
"네가 해준 거 빼고, 아무거나~"
엔투라스가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오니가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자.., 점심 먹으러"
오니와 엔투라스가 같이 시장을 걷기 시작한다
그들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장 여기저기를 구경한다
"생각해보니까.. 아까 사과가 내 머리에 떨어진 거 같았는데..."
"이야, 그 높이에서 가속도까지 받는다면 머리 깨질텐데.."
오니와 엔투라스가 킥킥대며 길을 걷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오니와 부딪혀 가방을 떨어트렸다
"아.. 죄송합니.."
"앞 좀 잘 보고 다녀!"
오니가 부딪힌 사람에게 먼저 사과하려 했지만, 오히려 부딪힌 사람은 화를 내며
떨어트린 자신의 가방을 들려고 한다. 오니도 가방을 들며 그 사람을 별난 인간이라 생각한다
"도둑이야!!"
어떤 상인이 오니와 부딪힌 사람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오니와 부딪힌 사람은 다시 오니의 어깨를 친 뒤, 도망가기 시작했다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오니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려던 순간 오니는 깨달았다
도둑의 가방과 자신의 가방이 뒤 바뀌었다는 사실을...
"큰일났다!, 내 핸드폰하고 내 화석들이!!"
오니가 도둑의 가방을 떨어트리고 도둑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둑은 뒤를 돌아보고는, 놀라서 더 빨리 뛰기 시작한다
"균형잃지 않게 조심해요."
도둑이 큰 물건의 양 쪽을 들고가는 두 사람의 밑으로 간신히 미끄러져 지나갔다.
하지만 미끄러질 때, 한 사람의 다리와 부딪혀, 부딪힌 사람의 머리 위로 물건이 떨어진다
"우어어!!!"
갑자기 물건이 부딪힌 사람의 코앞에서 멈췄다, 다행히 오니의 엔투라스가
물건을 놓치지 않고 잡은 것이다. 엔투라스는 물건을 한 쪽에 내려놓으며 두 사람을 안심시킨다
"고마워 엔투라스!, 뒷 일을 부탁할께!!"
오니는 엔투라스를 뒤로하고 다시 도둑을 따라 가지만
도둑이 사람이 많이 몰린 곳으로 가버려서, 이미 거리가 너무 벌어졌다
"아하, 여기로 가면 되겠군"
오니가 무언가를 떠올리곤, 골목으로 뛰어간다
한편, 도둑은 오니에게 잡히지 않고 부두까지 도주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한숨돌리며 가방을 열고 크게 놀란다
"이게 뭐야?!, 여기 왜 돌덩어리들이 가득한거야?!"
놀라는 도둑의 위로 누군가가 떨어진다
"잡았다!!, 이 가방 도둑!!"
"ㅁ..뭐야?!, 네가 어떻게?!!"
사실 오니는 아까의 사과가 자신에게 떨어진 것을 떠올려서
도둑의 간 길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 도둑의 위로 덮친 것이다
"이제 그만 하시지!!"
오니가 도둑의 머리 쪽으로 주먹을 날리지만
도둑은 오니를 먼저 밀치고 부두의 끝자락으로 도망간다
"아까 부딪힌데 또 부딪혔어.."
오니가 뒤통수를 잡으며 아파한다
그리고 도둑이 보트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봤다
"어이, 왜 이렇게 늦게 온거야?"
보트의 조종석에서 삐딱하게 앉아있는 키 큰 남자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소리친다
"알겠으니까 얼른 시동걸어!!"
도둑은 급한 목소리로 조종사에게 소리친다
오니는 일어나지 못하고 주변을 바라볼 뿐이다
"아.. 저 사람은?"
오니가 바라 본 곳에는 아까 오니와 만났던 그 여자였다
다만, 그녀는 지금 일어난 일을 보고 당황한 듯 하다
"거기 도둑 좀 잡아주세요!!"
오니가 다급하게 그녀에게 소리친다
그녀는 놀라 황급히 도둑의 뒷덜미를 잡았다
"휴.. 감사합니..아아.."
오니가 겨우 일어나서 그들에게 달려가지만, 미끄러져
오니는 그들과 부딪혀 모두 바다에 빠지고 만다
"괜찮으세요?!"
오니가 물 위로 올라와 주변을 둘러볼 땐
도둑은 보트가 있는 쪽으로 헤엄쳐가고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설마 아직 빠져 나오지 못한건가?"
오니가 다시 잠수하여 바다 밑을 본다
그녀는 5M 깊이에서 오직 자신의 다리 쪽을 가리켰다
"(무슨 일이 생긴거.. 아니 저건''?!)"
그녀의 발에 해조류가 감겨 있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오니는 잠시 깊은 고민에 빠진다..
"(지금 저 분을 구하면 도둑을 놓치고.. 그렇다고 도둑을 잡으면 시간이 없어.."
오니는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더 깊게 잠수하여
그녀의 발에 감긴 해조류를 잘라내고 둘은 같이 올라온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사하셔서 오히려 다행이죠.."
그들이 올라왔을땐, 이미 보트는 저 먼 수평선의 점처럼 작아진 상태였다
오니는 상심한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저기.. 저 때문에 도둑을 놓친거라면..."
그녀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만
"아니에요.., 사람이 우선이죠..."
오니와 그녀는 같이 부두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