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1
고대신룡곤
그는 오늘도 이곳에 왔다.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이 자리에 앉아 숲은 바라보았다.
그는 날개를 뻗으며 달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나뭇잎과 풀들의 이슬이 반짝였으며 그 커다란
달에서 비치는 달빛으로 숲은 아름다웠다.
마치 생명이 숨쉬듯 크고 아름다운 달의 숨결이
느껴질 듯, 그 숨소리가 들릴듯 말듯한 고요한 숲의 푸른
풍경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고요한 숲속을 오늘도 날아다녔다.
홀로 날아다니며 풍경을 감상했다. 그는 이것이 즐거웠다.
절대 힘들지 않았다. 절대로.
그는 날이 샐때까지 그 숲을 돌아다녔다.
한번씩 나무 위에서 쉬기도 하였다.
꼬리로 나무를 탁탁치며 음악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 음악은 조용하고 은은하게 숲의 침묵을 깨며 퍼져나갔다.
오늘도 그는 날이 샐때까지 숲에 남아있었다.
새벽이 되면 새소리와 노루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토끼가 다니는 소리로 조용히 숲을 깨웠다.
그 소리를 들은 그는 도시로 돌아갔다.
자연에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그는 도시에서 살수 밖에 없었다.
자연에서 숨어살만한 공간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해왔다.
어쩔수 없었다.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드래곤이었던 그는 고향이 그리웠다.
너무나 그리웠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도시가 된지 오래였다.
다시는 갈 수 없었다.
도시는 회색이었다.
초록빛은 가로수말곤 보기 힘들었다.
주변에는 공원하나 없고 차와 건물로 메꿔져 있었다.
숲에 가려면 쉬지 않고 날아도 2시간은 족히 걸렸다.
그러나 인간의 눈에 띄일까, 날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는 오늘도 회색의 도시에서 회색의 회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