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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처럼 짙은 구름, 분노한 듯 쿠릉대는 하늘 그리고 그 한가운데 서있는 검은 드래곤과 하얀 드래곤.
"다크닉스... 네놈이 감히이!!"
흐릿한 정신 속에 누군가 찢어발겨버릴 듯이 내 이름을 외친다. 어디서 들은 듯한 목소린데...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아아... 왔냐?"
더욱더 흐릿해지기만 하는 정신 속에 남은 한가닥 의식에서 다른 누군가가 텅 빈 목소리로 대답한다. 저건... 나인가...? 안 돼... 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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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 핏빛처럼 붉고 증오로만 가득 찬 눈동자, 그리고 하얀색이어야 할 흰자위는 짙은 어둠처럼 검기만 하다. 그 불타는 증오로 가득 찬 눈동자가 갑자기 나를 노려봤다.
"헉! 허억... 하아... 꿈이었나..."
나는 감았던 눈을 번쩍 뜨며 외쳤다. 아침을 먹기 위해 인간으로 몰리모프하자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무슨 꿈이 저래? 저런 악몽은 오랜만인데? 고신은 오늘도 나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 놓았다.
"어? 형 일어났어? 아침 다 준비되니까 온다? 근데 악몽 꾼 거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
아침부터 기운이 넘친다, 넘쳐... 고신은 내게 질문을 퍼부었고 나는 식탁에 앉으며 아침 메뉴를 살펴보고 대답했다. 흠. 과일하고 채소.
"어... 오랜만에 악몽 꿨어. 아침 준비 고맙다. 잘 먹겠습니다."
"무슨 꿈 꿨어? 잘 먹겠습니다."
나는 사과를 입에 넣으며 침묵했다. 악몽이면 안 좋은 꿈이니까 악몽인데 뭘 그리 캐물어. 나는 오렌지를 까면서 내 눈을 응시하는 고신을 마주 보다가 사과를 삼켜 넘기고 대답했다.
"어두운 하늘 밑에 바람 부는 평야."
"오오? 멋있는데? 계속해봐."
할려고 했잖아 짜샤... 지가 말을 끊었으면서...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곤 말을 이었다.
"그곳에 서있는 검은 용과 하얀 용..."
"오어우... 그거 우리 아니야? 뭔가 느낌 있는데?"
아니 왜 말을 자꾸 끊냐고... 나는 숨을 들이쉬고 말을 잇기 전에 능글거리며 웃는 고신을 째려봤다.
"살기 가득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외치는 내 이름. 그리고 대답하는 검은 용."
"야... 내용이 왜 소설 같냐? 아주 글을 쓰셔요 글을."
아 진짜 입에 사과 쑤셔 넣을까보다... 나는 잘 익은 빨간 사과를 바라보며 한대 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문장을 붙였다.
"그리고 갑자기 증오 넘치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무서운 검고 붉은 눈..."
"무서운 눈? 형이 무섭다 할 정도면 얼마나 무서운 거야?"
"얘기를 듣고 싶으면 닥치고 들어 임마! 왜 자꾸 말을 끊는 건데!"
"우웁! 웁!"
끊고 끊어가며 말을 마친 나는 고신에 입에 내가 눈여겨봐 뒀던 사과를 쑤셔 넣으며 소리 질렀다. 속이 시원하네. 그리고 언제나처럼 시끌벅적한 우리의 아침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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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집무실에 앉아서 이번 달에 사냥한 몬스터들의 수를 검토하던 도중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누구지?
"누구세요?"
"수호자님, 블랙퀸입니다. 마법진 관련 문제로 상의할 게 있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블랙퀸? 블랙퀸은 마법진 분야에는 겨룰 자를 찾기 힘들 정도이며 그 아름다운 외모와 도도한 태도로 인해 "여왕"이라 불리는 드래곤이다. 그녀에게 반한 수많은 구애자들을 싸늘하게 거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냉철한 전투 방식으로 유명하다지. 근데 나한테 도움이 필요하다고? 뭐...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는 빠르게 마친 생각을 정리하고 나직하게 들어오라 했다. 문이 매끄럽게 열리며 검은색으로 착각할 만큼 짙은 보라색 몸에 수놓아진 듯한 보라색 문양, 같은 색인 목도리와 거기에 달려있는 붉은 보석이 박힌 브런치...인가? 그리고 내 책상 앞으로 다가와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바라보는 매혹적인 보라색 눈.
"무슨 일이지? 마법진 분야에 대가인 블랙퀸이 나를 찾아오다니..."
내가 사무적인 말투로 바쁘다는 듯이 옆에 있던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하자 블랙퀸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싱긋 웃었다.
"아아... 그 지난번 차원 이동 마법진 연구 건으로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이것 좀 봐주실래요?"
블랙퀸이 내게 상체를 내밀자 나는 위장용이었던 서류에서 눈을 떼며 블랙퀸에 손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짙은 보라색 마법진이 있었고 나는 어리둥절하게 블랙퀸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보라색 눈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고 손만 했던 보라색 마법진은 어느새 그녀의 상체를 가릴 정도로 커졌다. 이게 무슨... 한없이 매혹적인 블랙퀸의 보라색 입술이 열렸다.
"다크닉스님은 저랑만 단 둘이서만 아무도 없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너무나도 매력적인 그녀가 마치 밀당을 하듯이 내게 묻는다. 단 둘이서 다른.... 차원에...? 그런데 블랙퀸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느려진 사고는 나를 기다리지 않았고 내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녀의 다음 말이 들려왔다.
"아니면 잠깐 저기 앞에 가서 뭐 맛있는 거라도 먹는 건 어때요?"
블랙퀸이 나랑 같이 개인적인 만남을? 당연히 가야지! 나는 블랙퀸을 따라서 집무실을 나섰고 그녀는 어느새 내 팔에 매달리고 있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아름답고 귀엽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이 꿈같아... 우리는 빛의 사제단 본부를 벗어나 마을에 있는 분수대 근처로 가서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녀의 손짓 하나하나, 눈짓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러워...
"어머, 다크닉스님도 참... 호홋!"
그녀의 웃음소리는 영원히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 나는 멍하니 블랙퀸을 바라보았다. 빤히 바라보는 내 시선을 느낀 블랙퀸은 작은 눈웃음을 짓고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다크닉스님... 저 아이스크림을 흘렸는데... 좀 닦아주실 수 있나요...?"
자신에 손등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블랙퀸이 내게 물었다. 아이스크림...? 당연한 말씀. 나는 고양이처럼 내게 손을 내민 블랙퀸에 손들을 가볍게 핥았다. 다크 초코. 블랙퀸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을 것 같아... 어느새 웃음이 만개한 블랙퀸은 내게 거절할 수 없게 감미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저... 지금 여기 너무 더운데... 어디서 잠깐 쉬었다 갈까요...?"
쉬었다가? 지금 이게 쉬는 거 아닌가?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한 것을 물었고 블랙퀸은 입을 가리며 웃고 내 무릎을 베고 누웠다. 음... 졸리다는 건가... 나는 예쁜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블랙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잠시 흠칫하다가 생글거리며 웃었다. 우리 둘은 이렇게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 크읏! 머리가... 아파... 잠시 강렬한 두통이 내 머리에 번개가 내리치듯 스쳐갔다. 블랙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못 봤나? 어쨌든 우리 둘은 이렇게 조용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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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 님! 어둠의 수호자님이 블랙퀸님과 같이 팔짱을 끼고 업무 중에 밖으로 나가셨다고 합니... 헉."
"...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
한 사제가 노크도 없이 내 집무실에 들어와서 외친 말에 나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주먹을 꽉 쥐고 물었다. 블랙퀸~? 팔짱~?
"저... 그... 사실은 어둠의 수호자 님과 마이아 님이 그렇고 그렇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그 운 없는, 아니면 경거망동한 사제는 우물쭈물했고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렇고 그런 사이?
"그기 나릉 므슨 승근인드..."
나는 이빨을 빠드득 물며 말했다. 제대로 된 답변이 없으면 넌 오늘 잠 다 잤다...
"아니... 지금 옆에 저것만 봐도..."
다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 사제의 말에 나는 내 옆을 바라보았다. 옆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이 금빛으로 빛나면서 내 머리카락과 함께 떠오르고 있었다. 내가 꽉 쥔 주먹을 책상에 내려치자 서류들이 모두 빛에 바스라져 사라졌다.
"아... 저 그 서류들은..."
"폐기흘 그읐으... 후우... 나 나간다."
한번 심호흡을 하니 조금 진정이 된 나는 서로에게 부딪히며 비명 지르던 이빨들을 떼어놓고 멍하니 서있는 사제를 지나서 나갔다. 그 사제는 어버버 거리며 뭐라 하려 했지만 나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디 언년인지 얼굴이나 보자... 죽여버릴 거야 다크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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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히 잠든 블랙퀸의 진한 보라색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는 가벼운 산들바람. 음?! 이 기운은 뭐지? 주변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살기가 느껴지는데? 나는 블랙퀸이 깨지 않도록 가만히 전투준비를 했다. 점점 가까워져... 이쪽으로 오는 건가... 이제 저 모퉁이에서 나올 텐데... 누구ㄴ... 에?
"드크늑스~ 으그스 므흐?"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다! 엄청난 살기를 내뿜으며 다가오는 마이아를 느꼈는지 블랙퀸은 흠칫하며 깨어났다.
"오호라... 너냐? 다크닉스 홀린 년이? 왜 남의 남자를 건드리는 거야!!"
마이아는 빽 소리 질렀고 블랙퀸은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다크닉스님을 홀리다니요? 저는 그냥 잠깐 나가서 맛있는 걸 먹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 것뿐인데요? 훗."
"이게 진짜아! 다크닉스! 가자!"
"가긴 어딜 가? 그리고 너 왜 블랙퀸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나는 내 손을 잡고 가려는 마이아의 손을 뿌리치고 블랙퀸의 어깨를 감쌌다. 크읏... 아까처럼 머리가... 나는 잠시 휘청거렸지만 다시 균형을 잡았다.
"다크닉스... 너 진짜..."
내가 자신의 손을 뿌리치자 놀란 듯이 자신의 벌게진 손을 바라보며 내게 뭐라 말하려다 말을 끝맺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얼음처럼 투명하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액체 한 방울이 그녀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린다. 그 액체는 턱에서 잠시 그 흐름을 멈추더니 바닥으로 떨어진다. 톡. 그 소리에 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크... 크윽..."
나는 잠시 머리를 부여잡았다 다시 똑바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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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그런 나를 원망 담긴 눈으로 바라보던 마이아는 몸을 휙 돌려 자신이 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 돼. 나는 한걸음 마이아를 따라갔고 블랙퀸은 내 손을 붙잡았다.
"다크닉스님? 저랑 더 있어요. 어딜 가시려는..."
찰싹! 나는 그녀의 뺨을 후려갈기고 칼처럼 날카롭게, 눈처럼 차갑게 말했다. 블랙퀸은 볼을 쓰다듬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여자를 때리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예전에 대련 때도 항복을 권유한 거고. 하지만 네 행동은 선을 넘었다, 블랙퀸. 최면이라... 내게 최면을 걸고 동시에 정신계 복종 마법을 걸었나? 부끄러운 줄 알아라! 네년이 나를 농락하는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이아의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너의 살을 찢고 뼈를 으스러트릴 것이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쯧."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블랙퀸을 뒤로하고 이미 저만큼 멀어진 마이아의 뒤를 쫓았다. 뒤에선 자신의 마법이 깨질 리가 없다며 절규하는 블랙퀸의 외침이 들려왔다. 하지만 내겐 무조건 마이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마이아.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너무 미안해. 그러니까 제발 한 번만... 딱 한 번만 용서해줘... 내가 다 설명할게..."
나는 눈가가 빨개졌지만 싸늘한 얼굴의 마이아에 앞에서 무릎 꿇고 말했다. 붉은 마이아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마이아는 그 눈물을 거칠게 닦고 내게 잠긴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사정? 하. 그래,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 얼마나 구질구질한지 한번 보자."
"오늘 아침에 블랙퀸이 마법진 관련 문제로 물어볼 게 있다고 찾아왔는데 그때 최면하고 복종 마법에 걸려버렸어..."
사정을 설명한 나는 마이아를 올려보았고 마이아는 기도 안 찬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 최면? 복종 마법? 그래, 그거 걸렸다고 치자. 근데 그걸 푸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것도 블랙퀸의 마법을? 변명을 할 거면 말이 되는 변명을 해라!"
"......흘려서."
"뭐? 뭘 흘려?"
"네가 눈물을 흘려서, 그래서 스스로 그 마법을 깨버렸어."
내가 나직이 진심을 담아 대답하자 마이아는 움찔하더니 내게 물었다.
"그럼 말해봐. 너는 누굴 사랑해?"
"너. 오직 너만을."
나의 빠른 대답에도 마이아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다시 말했다.
"진짜로 그렇다면 증명해봐. 네가 말로만 그러고 아직도 그 블랙퀸이란... 읍?!"
증명?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일어나 마이아의 입에 내 입을 맞췄다. 춥. 마이아의 놀란 눈동자가 잠시 보였지만 나는 마찬가지로 놀란 내 눈을 감아버렸다. 그렇게 얼마간의 황홀한 시간이 지났을까. 혀와 혀의 격동적이고 부드러운 춤이 끝나고 둘은 서로 떨어졌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이 붉은 마이아의 얼굴을 보니 나는 내 얼굴도 마찬가지일 거란 것을 눈치챘다. 잠깐만... 여기 대로잖아?! 대낮에 대로에서 이게 무슨 일이냐... 내가 미쳤지... 아냐. 그래도 좋았... 무슨 생각 하냐 다크닉스... 그리고 나는 빠르게 돌아가는 내 머릿속에서 적절한 말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이 정도면... 증명 됐어...?"
"어... 그... 아... 흐어어..."
마이아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하려 하다가 결국 얼굴을 가리며 쓰러져버렸다. 아니, 쓰러지진 않았다. 내가 잡아줬으니까. 나는 멋쩍은 얼굴로 창문 밖으로, 커튼 사이로 그리고 길거리에서 놀란 듯 우리 둘을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멋쩍게 웃은 후 기절한 마이아를 업고 인수화해서 그녀를 안고 그녀의 방으로 날아갔다. 빠르게 도착한 나는 내 등에서 아직도 기절해있는 마이아를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 후 의자를 마이아의 침대 옆으로 끌어와서 기절함과 잠듬 사이에 누워있는 마이아를 바라보았다. 창문에 달린 얇은 커튼을 뚫고 따스한 햇살이 마이아에게 비췄다. 나는 의자를 조금 옆으로 끌어 마이아의 얼굴에 햇빛이 비치지 않게 했다. 그렇게 내 등을 비추던 햇빛이 조금씩 붉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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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조금 채우는 붉은 햇살, 침대에 누워있는 나,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내 배 위에 엎드린 채로 잠든 다크닉ㅅ... 으에에?!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다크닉스는 왜 여기서 자고 있고?! 잠시만... 생각을 해보자... 사제가 와서 보고를 했고 그다음에 다크닉스를 찾으러 갔다가... 아... 아아!! 생각나버렸다아... 나 기절해버린 건가... 나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곤히 잠든 다크닉스를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붉어보이는 다크닉스의 입술... 으어어... 정신 차려 마이아! 다크닉스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자 다크닉스는 사르르 눈을 떴다.
"나.. 잠들어버렸나..."
다크닉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내게 물었고 나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그 ㅋ... 키... 키로 시작하는 그거는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하지만 조금 자세히 보자 나는 열이 난 듯 붉어진 다크닉스의 귀를 발견했다. 역시... 나랑 똑같구나... 흐어어... 부끄러워어...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크닉스는 내게 물었다.
"그런데 마이아, 아까 너 블랙퀸한테 한 말은 뭐야?"
"걔 얘기는 꺼내지도 마! 근데 내가 뭔 말을 했길래?"
내가 삐진 듯 말하자 다크닉스는 알았다 하고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네가 '왜 남에 남자를 건드리냐'라고 하지 않았어..? 나 그럼 니 남자야?"
아아... 저 장난기 가득한 눈빛... 진짜아... 마이아 넌 왜 흥분해가지고는... 하아... 이놈에 입이 문제지... 어? 잠깐만...
"그런데 너는 나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나?"
"으갸갸그거아아각!"
이렇게 우리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오후는 지나가고 서서히 밤이 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어둠에 감춰버리는 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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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젠장, 젠장! 왜 항상 너만... 너만!"
깊은 밤, 한 녹색머리 여자가 서류가 넘치는 책상 앞에서 서성이며 분노에 찬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는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책상으로 달려가 책상 서랍을 뒤지다가 어떤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어두운 기운을 내뿜는 한 수정구였다.
"이거라면... 이거라면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어... 큭... 크큭! 크하하!"
녹색머리 여자는 그 수정구를 집어 들더니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깊은 밤은 더욱더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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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제 글이 올라오죠? 죄송합니다... 주 2회 연재를 목표로 했지만 제가 학생이기도 하고 여러 다른 사정들이 겹쳐서 자연스레 글이 늦게 올라오게 되었습니다...ㅠ 오랫동안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