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
.
.
-개벽-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햇빛이 세계를 비춘다.
아름답고 화려한 빛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건 개벽이 아니다.
개벽이란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을 가지고 오며
과거의 일과 고통을 애도하는 것이다.
모두가 찬양한다고 해서 그게 개벽이 아니다.
스스로 일어서서 개벽을 맞이할 사람만이 개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 연속이더라도
결국 그것들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과거는 받아들어야 하면서 애도하는 자신의 모습이고
현재는 자신이 스스로 걸을 길을 찾아나서는 과정이며
스스로 걸어가며 개척한 길은
'개벽'이 되어 세계를 비추는 커다란 날개로 탄생한다.
.
.
.
-혼돈-
모두가 두려워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고통스럽고 냉정하고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더러운 것들이 왔다.
버티지 못한 사람들을 자비를 베풀지 않고
버려버리며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겨울과도 같은 봄이자 여름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런 혼돈의 자비는
그 어떤 것보다 따스하다.
버티면 현재의 길에서 더더욱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고
매우 힘든 상황을 타파할 의지와 판단을 길러준다.
혼돈의 무자비한 시련은 실로 차갑지만
혼돈의 자비는 따스하고 아름답다.
아무리 그 시련이 고통스럽고 그 과정이 어렵다고 해도
결국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혼돈은 무한히 반복된다.
그리고 그 자비는 퍼져나간다.
혼돈이 가져다주는 시련은 혼돈의 자비이자
마음의 어둠을 몰아낼 또 다른 빛이다.
.
.
.
-종말-
모든 것이 끝났다.
행복한 순간, 불행한 순간, 즐거운 순간...
이 모든 것이 사라지며 끝나간다.
모든 사람들은 절망하고 현실을 부정한다.
하지만 부정하는 것으로도 결국 상황은 악화될 뿐이다.
종말이 가져오는 끝은 또 다른 시작이자
새로운 '개벽'을 불러오는 일련의 과정이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새로운 길에 대한 또 다른 개척이자 시작이고
'개벽'이면서 순환의 시작이다.
미래를 향한 발걸음은
종말에서 시작된다.
어두운 면이라도 언젠가 극복할 어둠이며
내면적 공포다.
'종말'은 새로운 '개벽'이다.
.
.
.
-애도-
과거의 나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현재의 삶을 살아가기로 하는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과거를 쉽게 떠나보낼 수 없다.
과거의 향수는 떠나보낼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니까.
하지만 그런 향수는 결국 미련만 남기는 구린내다.
과거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과거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과거를 천천히 떠나보내고 현재의 삶을 살아갈 의지이자
과거의 자신에 대한 '애도'다.
애도란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이다.
하지만 과거의 자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다.
과거의 자신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힘든 결정이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자
현재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 중에서
힘든 상황을 이겨낼 의지를 주는
'애도'이다.
오늘도 나는 과거의 나에게 경의를 표하고 '애도'한다.
.
.
.
-순환-
영원히 돌아가는 수레바퀴
모든 사람들은 그런 순환을
단순한 쳇바퀴로 본다.
순환이란 것은 결국 무의미한 반복을 하는
더러운 쳇바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순환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바퀴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바꾸기 힘든 것이고
힘든 시련을 주며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지만
거기서 우리들을 도와주는
앞으로 나아가는 바퀴이다.
무한한 회전을 하는 톱니바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과오의 결실이 보여지는 결과이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바퀴는
우리에게 많은 발전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의지를 주는
순환의 밝은 면이자
'개벽'이자 '혼돈'이고
세계의 끝을 알리는 '종말'이자
'시작'이자 '끝'이다.
오늘도 세계는 순환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