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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빌 2 : 비하인드 스토리 [16] 포로 ↣

21 팜파오
  • 조회수517
  • 작성일2020.12.06
[ 유타칸 | 바알의 동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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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조명, 따스한 공기, 등으로 느껴지는 돌 바닥과 여전히 가시지 않는 공포와 고통. 여긴... 큿.. 어디지...?
   "일어났으면 가만히 있어. 상처가 깊으니까."
   "바.. 알...? 내가... 내가 왜 여기에..?"
고개를 살며시 돌리자 등을 내게 돌린 채 동굴 밖을 바라보는 바알이 보였다. 내가 천천히 묻자 바알은 미동도 없이 대답했다. 갈라지는 내 목소리는 마치 굳어버린 고무 같았다.
   "질문은... 허락하지 않겠다. 넌 어디까지나 내 포로야."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려고 노력해도... 약하게 떨리는 그의 어깨는 크게 동요하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들었던 고개를 다시 숙이자 약초와 붕대로 감겨 있는 내 배와 나를 감싸는 마법진이 보였다. 나를... 치료해 준 건가...? 배에 상처를 바라보자 다시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바닥에 흥건한 붉은 피, 무어라 말하고 빛이 되어 사라지는 너, 그리고 생생히 느껴지는 내 배를 뚫은 다크닉스의 팔. 스파이시... 미안해... 나만 살아서 미안해...
   "왜... 나를 왜 살린 거야... 그리고 난 여기에 얼마 동안 있던 거지?"
   "질문은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바알."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바알의 어깨가 한차례 크게 떨렸다. 바알은 조금 시간을 끌고 대답했다.
   "...조용히 해. 상처가 아주 깊어."
   "그런 건 상관없어. 대답해 줘, 바알."
바알은 머뭇거리며 갈등하다 결국 내게 대답했다.
   "넌 여기 이틀 동안 누워있었어. 너를 살린 이유는... 이미 말했을 텐데. 넌 포로로 이용될 거라고."
거짓말은... 아직도 서툴구나... 나는 약간의 미소를 지었고 바알은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내게 물었다.
   "움직일 수 있어?"
   "조금은... 가능할 거야... 크읏..."
나는 힘들게 몸을 일으켜 앉으며 말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세포 하나하나가 가루가 되는 것 같았다. 특히 배 주변은 불타는 듯이 뜨거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알에게 되물었다.
   "앉을 수는 있을 정도네... 그런데 왜?"
그러자 바알은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 마치 누가 들을까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를 공격해. 그리고 도망쳐. 빛의 사제단 본부까지만 가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거야."
   "뭐? 너를 공격하라고? 어떻게? 내가 너를 어떻게 공... 크읏... 공격하라는 거야..?"
내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하자 다시 목 부분이 타는 듯이 뜨거워졌고 바알은 목소리를 더 낮추며 내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게 등을 돌린 채로 말했다.
   "잘 들어. 나는... 여기를 떠나지 못해. 하지만 너를 살려줄 순 있어. 하지만 잊지 마 : 너는 포로로 잡혀서 감금당했다가 내가 빈틈을 보인 사이에 공격해서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거야, 알겠지?"
그게 무슨... 설마 나를 풀어주려고 이렇게까지... 순간 나는 일말의 의심을 했지만, 마지막 말을 하기 위해 내게 고개를 돌린 바알의 얼굴을 본 순간 그 의심은 눈 녹듯 사라졌고 그 의심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너만은... 너만은 꼭 살아남아야 해... 약속할 수 있지, 라파엘?"
그는 눈물로 젖은 얼굴로 내게 억지로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너무나도 비참해 보이는 그의 얼굴 앞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바알은 내게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의 신호를 알아차렸다.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 아주 조금이나마 자애의 칼날을 시전했고 그는 거부하지 않았다. 내 마력에 난도질당하는 바알을 뒤로한 채 나는 달렸다. 더는 달릴 수 없을 때까지 달렸다. 오그라들어 펴지지 않는 날개와 부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달리다 어딘지도 모를 숲 한가운데서 쓰러진 후 눈을 다시 뜨자 나는 빛의 사제단의 전폭적인 치유를 받고 있었다.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았고 많은 사제가 내게 여러 가지를 물으며 외쳤지만 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것은 눈물을 흘리며 내게 미소 짓는 바알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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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진짜 제대로 안 할 거냐..."
아, 진짜... 좀 제대로 된 싸움을 하나 싶었는데... 고대신룡은 그저 막고 피하며 공격을 흘릴 뿐이었다. 하지만 누적된 데미지로 온몸에서 흐르는 피와 거칠게 몰아쉬는 숨은 그가 지쳤음을 나타냈다.
   "아직이야... 아직... 아직은..."
   "더는 시간 낭비하기도 싫다. 그냥 빨리 죽으라고!"
난 이렇게 외치며 다시 한번 고대신룡에게 달려들었고 그는 간신히 옆으로 피했다. 내 손톱에 스친 어깨에서 피가 한줄기 흘렀다. 피비린내가 나는 날숨이 내 코를 날카롭게 찔렀다. 향기로워라...
   "쯧, 계속 피하기만 하다니... 언제까지 그럴 거냐. 싸울 의지가 없으면 그냥 죽는 게 나을 텐데?"
흠... 확실히 이상해. 아무런 마력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고 다가오는 존재도 느껴지지 않는데 왜 계속 시간만 버는 거지? 지원을 기다리는 건가? 아니면... 몰래 숨겨둔 패가 있는 건가. 내 눈이 날카롭게 빛나며 고대신룡을 응시했다. 겨우 서 있는 그였지만 눈빛만은 아직도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노는 건 여기서 끝내고 빠르게 처리하자.
   "장난은 여기서 끝이다. 암흑무도가 제1식 : 박쥐 자르기."
슈콱! 슈콱! 슈콱! 나는 어둠의 검을 빠르게 휘둘렀고 내 검격은 엄청난 소리를 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검은 검격이 고대신룡의 눈앞까지 당도했을 때, 수십 겹으로 쌓인 빛의 장막이 내 공격을 막고 찢겨나갔다. 저걸 잠깐 사이에 준비한 건가. 그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나는 한 발짝 다가가며 제2식을 준비했다.
   "암흑무도가 제2식 : 그림자 베기."
쉬이이익!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나면서 고대신룡과 그 수직선에 있는 모든 것이 베어져 버렸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거대한 고목과 바위가 절반으로 갈라져 묵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웅. 쿠쿵. 쿠쿠쿵.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서 있던 고대신룡의 배에서는 핏 하는 소리가 나더니 피가 조금 흘렀다. 깔끔하게 일자로 베인 붉은 상처가 내 눈에 들어왔다. 조금... 얕았나. 아니면 막힌 건가. 나는 또다시 한발짝 다가가서 무릎 꿇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고대신룡의 목에 칼을 겨누었다.
   "그러게, 진작에 항복하면 빠르게 죽을 수 있었잖냐. 뭐, 버티는 것도 여기서 끝이지만. 죽어라."
내가 이렇게 비웃으며 검을 내지를 때 빛나는 황금빛의 사슬이 내 팔을 바닥에 고정시켰다. 어느새 거대한 마법진이 주변을 모두 뒤덮고 있었고 갈수록 많은 사슬이 마법진에서 나와 나를 구속했다. 이걸 준비한 거였나!
   "크아아아! 고대신룡!! 크윽... 크으아아아아아아!"
안 풀린다고..? 고대신룡은 피가 흐르는 입술로 씩 웃으며 피가 터져 나오는 배를 부여잡고 절뚝거리며 날아오를 준비를 했다.
   "가게 둘 것 같으냐... 하아압!"
나는 마력을 마구 뿜어냈지만 나를 구속하는 사슬은 절그럭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낼 뿐 풀리지 않았다. 이제는 피로 젖어서 붉게 물든 하얀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기 전, 고대신룡은 내게 말했다. 젠장할!
   "꼬박 하루 동안 형 몰래 만든 거야. 최대한 방어만 하면서... 아슬하슬했어. 쉽게는 못 풀 걸? 아마 우린 다시 보게 되겠지... 그럼 이만..."
   "하... 여기서 놓친다고? 얄팍한 수로 빠져나가다니! 두 번은 안 당할거다, 고대신룡... 이 X 같은 사슬도, 네놈도 그리고 아모르마저도 언젠간 내 손으로 끝장내주마! 크아아아아!"
개 같은... 이렇게 놓치다니... 내가 계속 마력을 방출하며 사슬을 부식시킬 때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쯧쯧... 고작 저딴 사슬도 못 풀고 고전하는 꼴이라니... 넌 아직 내 마력을 일부분도 사용하고 있지 않다, 다크닉스. 조금도 말이다. 네 안에서 솟구치는 분노를 느껴보아라. 네 안에서 너를 감싸는 칠흑에 몸을 맡기거라."
조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도망친 고대신룡을 생각하자 불타는 듯한 분노가 내 안에서 솟아오르고 깊고 깊은 내 안을 들여다보자 검은 칠흑이 내 몸을 덮었다. 새카만 마력이 가시처럼 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파캉! 한순간에 모든 사슬은 흔적도 없이 파괴되었고 내 주위의 땅은 갈라졌다. 땅이 요동치고 바람이 휘몰아쳤다. 검기만 한 그림자가 반경 3km를 모두 덮었고 조금은 흡족한 듯한 카데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래, 그거다. 아직도 미미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지거라. 너 자신인 그 칠흑을 느끼고 사용할줄 알아야 한다. 뭐, 이정도면 알아먹었겠지."
그리고 카데스의 목소리는 다시 사라졌다. 아직 미미한 정도에 이정도 힘이라고? 도대체 네 힘의 한계는 어디냐, 카데스... 아니, 오히려 잘됐네. 그 힘, 전부 내 것으로 만들어 주겠어. 전부 먹어치워 주마... 나는 붉은 날개를 펼치고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일단은 이 힘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아야겠어... 그때까지 기다려라, 고대신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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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조금밖에 안 맞았는데 엄청 아프네... 살살 하라고 할 걸 그랬나..."

나는 동굴 바닥에 흥건한 피바다 속에 누운 채로 중얼거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했으니... 이제는 라파엘에게 달렸네... 근데 이제 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좀 기절한 척하면 되겠지... 나는 피가 묻어서 끈적거리는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이 정도 출혈이면... 죽진 않을 것 같은데... 바닥을 거의 채우는 붉은 피는 점점 굳어가고 있었고 내 몸에 기분 나쁘게 달라붙었다. 라파엘은... 얼마나 아팠을까... 다시 라파엘을 떠올리자 눈물 한줄기가 피로 뒤덮인 내 얼굴에서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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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여러분 진짜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 폰하고 노트북 둘 다 압수당해서ㅠㅠㅠㅠㅠㅠ 글이 늦게 올라왔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화에선 다크닉스와 고대신룡보단 라파엘과 바알에 초점을 안 맞추는 듯 하면서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제목 스타일을 조금 심플하게 바꾸었는데 어떠신가요? 댓글로 의견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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