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G스컬과 혈전을 치루고 있던 고대신룡과 그 일행은 지쳐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G스컬은 그들을 보며 비웃듯 말했다.
“이게 연합군의 저력이라는 것인가? 아무것도 아니군. 팬텀 디펜더와 데스페라도의 높은 지위의 놈들이 아닌 놈들은 전부 허약해! 그리고 인원수로는 우리가 더 압도적으로 강하다. 그러니까 포기해.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말이야.”
로빈은 지친 상태에서 말했다.
“아니, 포기하지 않아. 반 씨가 했던 것처럼 예전에 전설로 남은 성기사 팔키온 파르피온이 했던 것처럼 나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내가 죽더라도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어.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 난 그렇게 살아왔다. 이 전쟁터와 같은 내 인생에서 유일한 원동력은 둘도 없는 동료들과 내 유일한 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너는 모를거야. 내 인생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그 친구와 여기에 있는 내 동료들을 말이야.”
“결국 그들이 배신할지도 모르는데 믿고 살겠다는 것인가? 친구란 건 쓸데없는 것이란다. 관심만 받고 쓸모없으면 버리는 게 대부분이지.”
“아니, 너는 진정한 의미의 친구를 몰라. 파우스트의 말은 거짓이야. 그는 어두운 면만 바라봤지 밝은 면은 보지도 못한 살인마니까. 나는 이 삶의 고통 속에서 몇 번이고 겪었고 살아왔어. 너는 아무것도 몰라. 진정한 정의, 살아간다는 의미, 행복하다는 것... 그런 걸 너는 이해하지 못해. 남에게 복수를 하고 무언가를 숭배하며 광신도처럼 무언가를 섬기는 넌 이런 걸 이해하는 것조차 못하지.”
지킬은 자신도 할 말이 있다는 듯 일어섰다.
“G스컬, 너는 그 어떤 놈들보다 역겨운 놈이야. 누군가의 피로 된 옷을 입고 남들이 죽든지 말든지 방관하며 사람을 죽이는 더러운 살인마일 뿐이지. 오직 복수만을 위해서 쫓은 너는 더 이상 이룰 꿈도 없고 살아갈 의미도 퇴색되었지. 이젠 너는 퇴물일 뿐이야.”
“결국 너희들은 내 압도적인 권위에 무릎을 꿇고 있을 뿐이라.”
G스컬이 압도적인 패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군대를 지휘할 때, 지오반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G스컬은 혼자가 될 것입니다.”
그 말에 대해서 고대신룡 일행은 당황했다. 그가 앞으로 걸어가자 매복했던 지오반니가 이끈 대군이 그들을 습격했다.
G스컬의 군대는 그들을 필사적으로 상대했지만 그들은 지나치게 강했고, 지오반니의 계략으로 인해 전력이 심각할 정도로 약화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수천 만 명에 달하는 연합군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연합군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으며, G스컬의 군대는 편안하게 눈을 감는 모습이 보였다.
G스컬은 파우스트와 함께 만든 대검을 꺼낼 때, 로빈은 그에게 빠른 속도로 뛰었다. 하지만 그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듯 G스컬은 뒤로 물러났다.
순식간에 전세역전이 되어버렸을 때, G스컬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벌레같은 놈들아... 알아라. 내 힘은 모든 것들을 능가할 정도로 강한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G스컬에서 퍼져가는 악의로 가득한 파동이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 그들은 그 자리에서 멈추었지만 로빈은 G스컬에게 달려가며 말했다.
“저 녀석을 너희들에게 맡기지 않겠다! 지금의 너희라면 여기서 개죽음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내가 이 일을 담당할 터이니 너희는 모두 뒤로 물러서!”
G스컬은 기세당당하게 지휘를 하며 자신에게 대항하는 로빈을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챙!
로빈의 검과 G스컬의 검이 부딪쳤다. 그 여파로 인해 로빈은 뒤로 밀려갔지만 그런 상태여도 앞으로 나아갔다. G스컬은 그를 향해 그 대검을 휘둘렀지만 그는 겨우 그 일격을 받아냈다. 그리고 G스컬을 향해 두 검을 휘둘렀다.
G스컬은 그 일격을 가소롭다는 듯이 한 손으로 막았다. 그 모습을 본 로빈은 바로 패닉에 빠진 듯 당황했지만 바로 정신 차리고 전투에 임했다.
한편, 지킬은 연합군을 퇴각시키고 저 멀리서 로빈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속으론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로빈의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가 모두를 위해서 희생한 목숨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라도 결국 도와줄 수도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그가 망설이고 있을 때, 헤센은 로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대장님을 도와줄 분들은 같이 갑시다.”
지킬은 그 말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헤센을 따라갔다.
“로빈 혼자서 개죽음을 보는 건 아니라서 같이 가주겠어! 악마라든지 천사라든지 그딴 놈들은 모르겠고 지금 위기에 빠진 사람은 바로 도와주는 것이 데스페라도의 철칙이니까!”
지킬의 말을 들은 고대신룡과 다크닉스는 그들이 가는 동안 몰래 뒤에서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