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VILLAGE

  • 스토어

  • 틱톡

  • 플러스친구

  • 유튜브

  • 인스타그램

소설 게시판

  • 드래곤빌리지
  • 뽐내기 > 소설 게시판

유저 프로필 사진

[ 드래곤 아카데미 : 악마지만 순수한 남자와 천사지만 매혹적인 여자 ]

21 팜파오
  • 조회수386
  • 작성일2021.02.02

   " 더러운 손 당장 떼라고 새X야... "

엔주의 손목을 잡고 있는 레드불 선배. 그리고 선배의 손목을 잡고 있는 나. 결국은 터져버린 내 말 한마디에 술렁이는 반. 아...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 시작은 아마도 오늘 자유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
.
.

   " 본헤드... 나 이거 어떡하지... "

난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쌓인 파프노스크림을 비롯한 드블랑 다리 등등, 여러 간식과 먹을거리를 바라보며 심각한 말투로 말했다. 책상을 한번 훑어보던 본헤드는 이젠 놀랍지도 않은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 뭘 어떡해, 그냥 먹으면 되는 거지. "

   " 아니 그래도... 이렇게 많은걸 어떻게 그냥 받아... "

매일매일, 몰래도 아니고 대놓고, 자유 시간마다 당당히 내 반에 찾아와 각종 간식을 책상에 놓으며 꼭 먹으라고 당부하고 유유히 돌아가는 엔주를 막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걸 먹거나 다른 애한테 주는 건 더더욱 못하고, 그렇게 그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쌓이고 쌓여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돌려줘야 하는데... 그러면 왜 안 먹었냐면서 혼날 것 같고... 그래도 이런 걸 그냥 받을 수는 없고...

   " 흐아아, 몰라! 그냥 돌려줄 거야! "

난 이렇게 외치고( 아무도 대답을 하거나 관심을 주지 않았다... ) 책상에 쌓인 간식들을 전부 한아름 팔에 안은 채 엔주가 있는 하급반으로 향했다. 가끔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애들도 있었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고 하급반에 도착했다. 허억... 간식도... 뭉치면 생각보다 무겁구나... 난 잠시 숨을 몰아쉬고 하급반의 문을 열려했지만 문은 이미 열려 있었고 무슨 일인지 구경꾼들이 몰려있었다. 뭔 일이래... 사람들 사이사이로 지나가려 하며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던 내 귀에는 충격적인 말이 들려왔다.
.
.
.
.

   " 아니 지금 이 상황 좀 설명해주실 분...? "

난 어이없는 목소리로 은은한 빛을 내는 촛불로 그려진 하트와 그 하트까지 향하는 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 설마... 에에이... 서얼마 레드불 선배는 아니겠지... 다른 사람이 다른 애한테 고백하는 거겠지... 나일 리가...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던가?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가장 껄끄러운 레드불 선배가 입에 장미를 물고 등장했다. 옷을 빼어 입은 선배는 하트 안으로 걸어 들어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하... 젠장... 아니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말을 했는데!

   " 사랑한다, 엔주야! "

... 진짜 내가 죽거나 저 선배 놈을 죽이고 싶다. 진짜로...
.
.
.
.

   " 사랑한다, 엔주야! "

왜일까, 저 두 마디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은. 촛불로 그려진 하트 안에 선 레드불 선배는 손에 든 장미를 엔주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건네며 이렇게 호기롭게 외쳤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바라본 엔주는 더없이 냉정했다.

   " 후우... 진짜 후배도 아니고 선배니까 쌍욕 참아가면서 하는 말인데, 전 선배를 좋아하지도 않고 사랑하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일로 귀찮게 하지 마세요. 촛불 빨리 치우시고요. "

이번엔 다시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쉬어진다. 어? 뭐지? 지금 내가 여기서 안심하거나 불안해해야 하는 상황인가? 하지만 슬프다기 보다는 화난 듯한 레드불 선배는 그냥 돌아갈 생각이 없는 듯했다.

   " 왜? 왜 나는 안 되는 건데? 말 좀 해봐 엔주야! "

선배는 이렇게 나름 애절히 외치며 엔주의 손목을 덥석 잡았고 엔주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게 지금 뭐하는...!

   " 선배! 전 선배한테 드릴 말씀 없어요! 그러니까 진짜 욕 나오기 전에 이 손 좀...! "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 듯한 엔주는 레드불 선배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선배는 받을 수 없을 엔주의 답을 들을 때까지 손을 놓을 생각도 없는 듯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난 그 둘 사이로 끼어들어 한 손으로 간식을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하며 레드불 선배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아, 부분 수인화 해서 팔을 뜯어버릴... 아냐... 진정... 어? 내가 왜 여기에... 음, 화가 나서 인가? 아까부터 계속 거슬렸는데... 그건 또 왜 그런 거지? 어쨌든 지금 내가 원하는 건...

   " 이 손 놓으시죠 선배. 아, 미안... 이거 네가 준 거라고 생각하니까 도저히 못 먹겠더라... 잠깐만 옆에 둘게. "

난 냉기가 느껴질 만큼 싸늘하게 선배에게 말하고 놀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엔주에게 멋쩍게 웃으며 양해를 구한 뒤 간식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 넌 왜 끼어들어? 저리 안 꺼져? "

그리고 역시 레드불 선배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아... 선배선배 거리니까 지가 무조건 위인 줄 아나... 아니, 착한 생각... 이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릴 때 어느새 빨갛게 부은 엔주의 손목을 본 난, 그만 선을 넘어버렸다.

   " 더러운 손 당장 떼라고 새X야... "

난 이렇게 말하고 눈을 흉흉이 번뜩이며 마력을 위협적으로 내뿜었고, 선배는 주춤하며 엔주의 손목을 놓고 한발 물러났다. 드디어 선배가 손목을 놓자 엔주는 얼굴을 찡그리며 손목을 쓰다듬었다. 많이 아픈가... 아, 짜증나. 근데 도대체 왜? 하지만 지금 짜증이 나는 건 나뿐이 아닌 듯했다.

   " 뭐? 새X? 너 미쳤냐? 아니면 뭐, 네가 얘 남친이야? "

그러게요. 진짜 저 미쳤나 봐요. 제가 엔주 남친도 아닌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요. 그래도 선배 같은 사람이 엔주를 건드리는 건 싫네요. 속에 담은 말을 다 하지는 못한 난 그냥 짧고 굵게 말했다.

   " 아뇨, 전 엔주 남친도, 뭣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애, 다시는 건드리지 마세요. 아, 그리고 이건 정중한 부탁 따위가 아니라 경고라는 사실만 알아두셨으면 하는데. "

난 엔주 앞을 가로막고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밀려오는 걱정과 민망함. 아니... 나 진짜 이런 말 할 자격도 없는데 왜 이러지? 진짜 미쳤나 보다...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선배는 분한 듯 이를 꽉 물고 대답했다.

   " 아, 이거 곧 쟁탈전 시즌이라 힘 아껴두려 했는데, 넌 안 되겠다. 대련 신청이다, 중급반 데빌 드래곤. "

올 게 왔네. 천한 놈이 어딜 덤... 하아... 안 돼... 진정하자... 지금 상태로 싸웠다간... 또 날뛸지도 몰라. 그래도... 이건 못 참겠어.

   " 바라던 바입니다, 상급반 레드불 드래곤 선배. "

.
.
.
.

   " 내가 미리 말해두는데, 중간에 기권도 못할 만큼 박살을 내줄 테니까 포기할 거면 지금 해라. "

   " 하, 그럴 거면 애초에 시작도 안 했습니다. 선배가 하신 말, 선배도 지켜주시죠. "

아...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좀 부담스럽네... 수업 전에 시작한 정식 대련이라면 수업 중에도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는 곧 수업이 시작하는데도 대련장에 마력을 흘려 넣고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창가에는 사람들이 몰려 벌써 폴리모프를 풀고 수인화한 우리 둘을 구경하고 있었다. 뭐, 중급반 신입생이 호기롭게 상급반 선배하고 대련을 한다니... 관심이 갈 만 하지. 내가 되지도 않는 여유를 부리자 선배는 어이도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뭐, 그러면 나야 환영이고. 아, 이긴 사람이 쟤 갖는 거다? "

뭐? 갖는다고? 엔주가 그냥 예쁜 인형으로 보이는 건가? 나는 또다시 이유 없이 차오르는 분노에 조금 당황하며 이를 까득 깨물고 중얼거렸다.

   " 그런... 겁니까... "

필드는, 정해졌다. 땅 타입? 뭐, 그냥 그렇네... 이렇게 생각하며 내가 중얼거리자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이 레드불 선배가 다시 물었다.

   " 뭐? "

   " 선배에게 엔주는, 그저 물건이고 도구일 뿐인 거냐고요! "

   " 그렇다면 니가 어쩔 건데!? "

하... 진짜 그렇다 이건가. 그렇다면... 진심을 다해도 상관없으려나. 이렇게 생각한 나는 눈을 부릅뜨고 피를 뱉어내듯이 말했다.

   " 그렇다면... 다시는 그딴 생각 못하게 해 드리죠. "

   " 허, 할 수 있으면 해 봐!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 둘은 맞붙었다.
.
.
.
.
   " 졌네. "

난 창밖으로 보이는 레드불과 검붉은 피부의 신입생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름이... 데빌이었나. 내가 이렇게 생각하며 여전히 시선을 거두지 않을 때 베네지가 또 뒤에서 나를 껴안으며 턱을 내 어깨에 얹고 물었다.

   " 누가 누가? 저어기~ 저 신입생? "

시도 때도 없이 안기는 건 여전하네... 난 베네지의 손을 풀고 붉어진 귀가 드러나지 않게 조심하며 대답했다.

   " 아니, 레드불. 신입생 녀석... 뭘 저렇게 숨기는지... 그리고 안길 거면 최소한 깜빡이라도 켜라... "

   " 에에이~ 왜 그래~ "

익... 진짜... 저렇게 귀엽게 말하니까 밀쳐내지도 못하고... 그렇게 우리 둘은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자세로 둘의 대련을 지켜봤다. 둘한테 고맙다 해야 할지...
.
.
.
.

   " 무쇠의 괴력! "

딱 봐도 근접에서 강해 보이는데...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라고 생각하자마자 선배는 내게 돌진해왔다. 저렇게 무작정 돌진한다고? 내가 가볍게 옆으로 피하자 돌진하던 선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위벽에 깊숙이 박혔다. 아니 뭔 힘이 저렇게 무식하게 강해... 한 번만 맞아도 치명상이겠다... 하지만 지금이 기회야.

   " 데빌 레이더스 + 연홍염! "

난 하늘로 날아올라 전신에 감싼 연홍빛으로 타오르는 화염을 선배에게 내뿜었다. 쾅! 푸화악! 폭발음이 나고 타오르던 연홍염도 꺼졌지만 이제는 재가 되버린 바위 사이에서 선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젠장, 어디로 간...

   " 흠... 공격력은 딱히 나쁘지 않네. 근데 내가 불 타입이라 화염 면역인데, 어쩌냐? "

어느새 뒤를? 난 놀라서 손에도 연홍염을 둘러 선배를 내려찍었지만 선배는 내 손을 팔로 막았다. 아니 피가 조금 나는 정도가 끝이라고?

   " 잡았다... 다시 한번, 무쇠의 괴력! "

내 손을 움켜잡은 선배는 그대로 내 복부를 가격했다. 콰앙! 커헉... 크윽... 아, 진짜 아프네... 내가 이렇게 신음을 내뱉고 생각할 때 선배는 벌써 지쳤냐는 듯이 말했다.

   "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다. 무쇠의 괴력! "

내가 휘청거리는 동안 뒤로 물러났던 선배는 아까처럼 나를 들이박았다. 쿠쾅! 쿵! 선배에게 정통으로 맞은 난 아까의 바위와 나란히 서있는 다른 바위에 날아가 바위가 금이 가서 부서질 만큼 강하게 부딪히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뼈가 몇 개나 금이 간 거지... 이런 게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건가... 진짜 아프구나...

   " 뭐야... 자신 있게 받아들이길래 뭐, 실력 좀 있나 했는데... 별거 아니구나? 그럼 이제 엔주는... 크윽!? "

   " 웃기지 마... 말했잖아... 이 정도로 끝낼 거면 시작도 안 했다고! "

나를 아까 말한 대로 '확실히' 박살내기 위해 가까이 오던 선배는 갑자기 날아올라 불타는 창으로 선배의 어깨를 꿰뚫는 나 때문에 당황한 듯 거친 신음을 내뱉었다. 난 창을 어깨에 더 깊숙이 박아 넣으며 생각했다. 꽤 아플 텐데...

   " 아미의 왼손에는 창... 오른손에는 머리... 오늘 그 머리를 선배의 머리로 대신할까 하는데... "

난 천천히 몸상태를 점검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 갈비뼈... 젠장할... 그래도 팔이나 다리는 비교적 멀쩡한 것 같네...

   " 너... 끄아아아! "

여전히 연홍염으로 감싸진 아미의 창을 뽑아내며 비명을 지르는 선배를 보던 나는 조금의 연민을 담아 물었다.

   " 계속하실 건ㄱ... 컥! "

   " 너... 너! 으아아아!! "

하지만 내 호의는 전해지지 않은 듯했다. 분한 듯 나를 무차별 구타하는 선배를 보던 난 간신히 붙잡고 있던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아니 저런 놈은 좀 당해도 될 것 같지 않냐? 나한테 맡기라니까?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해결되어 있을 거야. 뭐, 언제 깨어날지는 모르겠지만... 크큭. 안... 돼...
.
.
.
.

   " 데빌 선배... 어떡하ㅈ... 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데빌 선배와 레드불 선배의 대결을 가슴 졸이며 보던 난 마치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물소리에 흠칫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저건... 저건 뭐지...? 데빌 선배 위에 올라타 피가 흐르지 않는 왼손으로 선배를 가격하던 레드불 선배는 벌써 비명을 지르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분명히 선배지만 선배가 아닌...

   " 아... 오랜만이네... 밖으로 나오는 건. 천국은 아니지만... 바깥세상도 나쁘지는 않단 말이지. 근데 너, 뭔데 나까지 나오게 하냐? 잡것이... "

눈동자 색이... 연두색에서 호박색으로 변했어...? 그리고 저 마력은... 엄마의 마력과 비슷한 느낌인데... 이렇게 이질적이라는 건... 설마 타락 천사? 저건 도대체...

   " ㄴ... 누... 누구야! 흐아아! 가... 가까이 오지 마! "

   " 내가 누구냐고? 하... 자기소개를 해야 한다니, 이거 슬프네... 솔로몬의 악마 중 49위, 물의 악마 크로셀이다. 뭐... 지금은 이런 꼴이지만. 그런데 오랜만에 나왔는데, 너 생각보다 약하구나? 나를 제대로 대적하지도 못하고 겁에 질리는 걸 보면. "

너무나도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져... 저건... 저건 위험해... 난 나를 붙잡는 레이디를 뿌리치고 서둘러 반에서 뛰쳐나가 대련장으로 달려갔다.
.
.
.
.

   " 헉... 헉... 설마 벌써 늦은 건... "

   " 어쨌든 오랜만에 나왔으니 귀찮은 전투는 빨리 끝내고 몸 좀 풀러 가야겠다. 이 공간... 마력적인 처리가 되어 있어서 그냥 나갈 수는 없는 듯 하니... 조건을 충족시켜야겠지. 프로스트 스피어. "

바닥에서 기며 겁에 질린 레드불 선배 주변 공기의 수분은 겨울날의 창문처럼 얼어붙어 창의 형태가 되었고 데빌 선배, 아니 크로셀이 손을 움켜쥐자 그 창은 전부 레드불 선배의 몸에 꽂혔다.

   " 끄아아아악! 흐아... 크어억... "

   " 쯧, 역시 제대로 된 위력이 안 나오네. "

   " 크윽... 보디 체크! "

크로셀이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혀를 찰 때 온몸에 창이 고슴도치처럼 꽂힌 레드불 선배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고 마지막 발악을 하며 크로셀에게 돌진했다. 하지만... 전력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 잡것이 어딜 나대. "

쾅! 크로셀이 손을 아래로 내리자 거대한 얼음의 창이 빠르게 내려와 레드불 선배의 복부를 꿰뚫어버렸다. 저... 저건... 더 이상 선배가 아니야... 막아야 해!

   " 뭐야, 아직도 살아있냐? 쯧, 역시 약해졌구먼... 확실히 끝내ㅈ... 음? 넌 누구냐? "

   "아니야 선배... 이건... 이건 아니야. "

난 바닥에 꼬치처럼 창에 꿰여 피와 신음을 내뱉는 레드불 선배 앞을 양팔을 벌리고 막아섰다. 아, 이런 상황은 진짜 싫은데... 내가 레드불 선배를 보호할 줄이야... 그래도... 그래도 데빌 선배가 원치 않게 누굴 죽이는 건 더 싫어.

   " 뭐가 아니라는... 어라? 너... 천사의 피가 흐르는구나? 왕족의 혈통... 재미있네. 근데 너 빨리 비키는 게 좋을 거다? 안 비키면 너도 저 녀석처럼 창에 꿰어버릴 거니까... "

   " 안 비킬 거야. 절대로. 내가 아는 선배는... 데빌 선배는 절대 이런 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 "

   " 뭐... 죽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는 건 어렵지 않... 큭?! 제기랄... 너... 내가 너 좋아하냐...? 네가 뭐길래 이 녀석이 이렇게 난리를... 크윽... "

두 눈을 질끈 감은 내게 천천히 손을 뻗던 크로셀의 몸은 한차례 크게 떨리더니 가슴을 부여잡고 말했다. 난 놀라서 눈을 번쩍 뜨고 생각했다. 뭐? 아니 좋아하면 내가 선배를 좋아했지 그건 또 무슨...

   " 젠장... 오랜만에 나왔는데... 다 망쳤군... 너... 나한테 꽤 중요한 존재인가 보구나... 다음에 또 보자. 그때는... 반드시... 큭... "

   " 어? 선배? 어어? 꺅! "

내게 한발, 한발 다가오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내게 쓰러지듯 안긴 크로셀, 아니 데빌 선배 때문에 당황한 난 선배를 여러 차례 불렀지만 선배는 정신을 잃었는지 깨어나지 않았다. 아니 저한테 안기는 건 좋은데 이런 식으로 첫 포옹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고요 선배!
.
.
.
.

   " 선배. 데빌 선배. 아니 안더라도 침대에서... "

   " 흐어어!? 뭐... 뭐야?! "

누군진 모르겠지만 마지막 말이 들려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잠시만 이건... 엔주? 그리고 난... 안겨 있어?!?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난 황급히 엔주에게서 떨어지며 생각했다. 아니 크로셀 이 자식은 자고 일어나면 모두 괜찮아질 거라면서 사고를 치네!? 그건 네가 난리 쳐서 그런 거 아ㄴ... 시끄러워!

   " 그... 진짜 미안해!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ㅈ... "

   " 뭘 그렇게 정색을... 괜찮아요. 딱히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후훗. 근데 선배, 선배 저 좋아해요? "

엔주는 이렇게 말하며 내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석류빛으로 빛나는 눈동자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빨간 입술도 그만큼 가까워졌다. ?!??!!??!... 아니 그 말이 갑자기 왜 나오지...? 아니라고도 못하겠고... 맞다고는 더욱 못하겠는데... 화제를 돌려야...

   " 일단 저기 저 레드불 선배부터... 아마도 내가 저렇게 만든 것 같은데... "

난 이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지만 엔주는 내 손목을 덥석 잡았다. 하아... 크로셀... 진짜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

   " 말 돌리시지 마시고, 먼저 대답. "

매혹적인 붉은색 눈동자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엔주의 눈빛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쩌지... 망해써어어... 어... 뭐라고 해야 할지...

   " 나중에 말해줄게... "

이렇게 말을 얼버무린 난 엔주를 뿌리치고 기절해버린 레드불 선배를 업었다. 진득하게 굳은 피와 서서히 녹기 시작하는 얼음의 차가운 감촉이 등으로 느껴졌다. 자연 치유력이 있으니 죽진 않겠지... 그리고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 아... 근데 나 갈비뼈 부러졌었는데... 크로셀이 나와서 다 치유된 건가... 그거 말고는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니 내가 다 해결했는데 그런 취급이라니! 조용히 있어!
.
.
.
.
하아... 겨우 잠잠해졌네. 크로셀이 조용해지고 레드불 선배도 치유 마법진 안에 들어가자 조금 안심이 된 난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나중에 말해준다고 했는데... 이거 어떡하지... 후우... 그래도... 이제 이걸로 레드불 선배도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시겠지... 뭐, 그거면 된 거지.
.
.
.
.
.
.
.
.
.
.
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드아에서의 첫 전투씬이네요! 곧 있으면 쟁탈전 시즌이라 왕창 나오겠지만... 읍읍. 이번 화에서는 약간 데빌이의 숨겨진 면?에 집중했습니다. 데빌 드래곤이 사악한 원혼이 모여 탄생한 드래곤이라는 설정을 반영해 솔로몬의 72 악마 중 세 마리가 데빌이 안에 있다는 설정입니다. 인격을 가지고 있고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그중 두 명은 오늘 공개되었는데 나머지 하나는 언제 나올지... 아마도 다가오는 쟁탈전 에피소드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을 더 하자면 오늘 궁​서체로 써진 글씨는 데빌이 안에 악마가 말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첫 대사에는 약간 사심이 반영된 것 같지만요... 데빌이가 힘을 사용하면서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첫 번째 악마는 불의 총동이라는 이명을 가진 58위 아미! 나오게 된다면 이성을 유지할 수 없는 49위인 물의 악마 크로셀! 마지막으로 평소에는 잠들어 있지만 나온다면 마찬가지로 이성을 유지할 수 없고 앞에 나온 둘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 ??! 과연 ??은 누구일까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QaA 질문도 받으니 많은 질문 부탁드릴게요!

댓글11

    • 상호 : (주)하이브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32 준앤빌딩 4층 (135-280)
    • 대표 : 원세연
    • 사업자번호 : 120-87-89784
    • 통신판매업신고 : 강남-03212호
    • Email : support@highbrow.com

    Copyright © highbrow,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