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지낼 곳을 얻다
하루동안 일해보면서 딱 한 가지 느낀 것들이 있다.
하나는 여기 점장이나 직원들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누가 직원을 냉동창고에 집어넣고 냉기를 유지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또 다른 하나라고 한다면, 그…… 손님 고민 들어주는 걸지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가 않았다. 왜 손님 고민을 들어주는 룰이 생겼는냐는 나도 잘 모르지만, 여기 카페에 뭔가 사정이 있는 게 보였다.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더 빠를 것이다. 괜히 여기에 파고 들어서 일이 더 귀찮아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다.
이번 하루는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고신이 영업 종료하다는 소리에 나도 얼른 돌아가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쪽에 오고나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고 있는데 괜찮을지 걱정이다.
목덜미를 만지작거리면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음? 다실 씨는 왜 그렇게 호랑이가 시무룩해 할만한 표정을 지으세요?"
"뭐? 너 지금 나보고 뭐라고 했냐?"
"하하~ 그렇게 화내실 필요 없잖아요. 그냥 해본 소리에요."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계속 너한테 존댓말한 게 후회가 될 정도야."
"처음 만날 때부터 억지로 존댓말한 느낌이 있었는데 역시 다실 씨는 저에게 예의를 차리는 게 싫으셨군요."
아까 고민했던 생각까지 날아버릴 만큼이나 고신이 나에게 짜증을 유발했다.
저 녀석은 나에게 시비를 걸고 싶은 것이다. 분명히 나에게 짜증을 유발해서 싸움을 하자고 시도하는 거라고!
머리를 헝클어대면 내 말을 안 들을 것같은 고신을 무시하고 빙하에게 가서 이 세계에 대해서 물어봤다.
고신보다 빙하가 더 말이 잘 통할 것 같아서 말이다.
여기 세계에 들어온 게 되면서, 1만년 전에 사라졌던 인간들이 여기 있는 것부터 어떻게 원래 세계를 돌아가는지 대해서 막힘없이 질문했다. 물론 뒤에서 고신이 몰래 듣고 있기는 했지만.
"그런 일이 있었군…… 드래곤들이 여기 세계에 들어온 것은 10년에 있을까 말까한 수준이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원래 세계를 돌아가는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아."
"그럴 수가……! 하지만 너희들은 4대 신룡 중 한 명이잖아? 그런데 어째서 모르는 거냐고!!"
꽈악!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빙하의 멱살을 붙잡고 따졌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만 일어나서 화가 나는 감정이 진정이 안됐다.
빙하는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하는지 내가 잡고 있던 멱살을 놓게 하면 옷을 가지런히 정돈을 했다. 그러더니 냉정한 표정을 지으면 나보고 지금 현실에 직시하라는 조언을 해왔다.
"우리들은 몇 년전에 들어오게 된 입장이야. 그렇기에 너와 마찬가지라서 우리도 어쩔 수 없어. 그렇기에 이 드빌 카페를 오픈한거야. 손님들의 고민들을 들어주면서 정보들을 모으는 게 우리 일이야."
"그래서 손님들에게 고민을…… 하지만 아까 전에 고신은 고민을 들어주고 손님을 보냈는데?"
"뭐? 고신 그게 사실이야?"
"그, 그게~ 나도 어쩌다 보니."
빙하는 고신을 매섭게 쳐다보더니, 손님을 그냥 보내냐면서 엄청 따져가면서 몰아갔다.
고신은 거기에 대해서 말을 더듬어가면서 얼굴에서 땀이 엄청 흘러갔다.
결국 고신은 손님을 그냥 보낸 것에 대해서 인정하더니 제발 이번 한 번만은 용서해달라는 뜻밖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언제나 여유롭게 있던 분은 다 어디가고 직원에게 엄청 빌어대는 점장이 있는거냐?
하지만 빙하는 거기에 대해서 용서할 생각이 없는지 다리를 위로 쭈욱 피었다.
다리 라인이 그대로 노출될 만큼이나 올리는데 나는 거기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하지 않는 게 내 눈에 안 좋은 영향이 안 올 것이다.
"후우우욱……."
빙하는 숨을 크게 쉬고는 딱 한 마디로 하고 이 상황이 정리가 되었다.
"제대로 일 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고신!!!!"
퍼어어억!!
초스피드로 내려가는 다리가 고신의 머리에 닿으면 엄청난 큰 소리와 함께 고신이 바닥에 낮아빠져 버렸다.
얼마나 강력했는지 닿는 순간에 큰 연기가 카페 전체를 감쌌다. 거기다가 바닥에 내려찍어서인지 많이 갈라져 있었다.
빙하는 거기에 대해서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털면 무심하게 카페 밖으로 나가버렸다.
방금 상황이 몇 분 전 일인데도 아직까지 믿겨지지 않을 만큼이나 빙하가 한 행동이 놀랐다. 그래도 계속 짜증나게 한 고신이 이런 상태로 있으니 괜히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나는 바닥에 낮아빠진 고신을 손가락을 여러 번 눌러대면 언제 일어나나하고 기다렸다.
휘익!!
정신이 차렸는지 금방 일어나면 부서진 바닥 조각들이 붙어있는 걸 신경쓰지 않은 채 빙하가 아직도 있나라면서 나에게 엄청 물어봤다.
아무래도 고신은 빙하에게 못 당하는 듯 했다. 빙하는 카페에서 나갔다면서 고신을 진정시켰다.
고신은 다행이라면서 안심의 한숨을 쉬는데 나는 괜찮지 않았다.
원래 세계로 못 돌아가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느 누가 괜찮겠나.
그러나 고신은 거기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으면 나에게 따라오라고 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 고신을 따라가는데 여기 카페에는 2층도 존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간 2층의 공간들은 깔끔하고 티비부터 주방까지 없는 게 없었다.
"여기는 제가 사는 곳인데요. 카페가 끝나면 여기서 지내요. 다실 씨가 괜찮다면 여기서 지내세요."
"같이 산다니……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생활비나 전기세는 어쩌려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이제부터 여기서 지내면서 원래 세계를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봐야 되는 것 아닌가요?"
"……알겠어. 그럼 다시 한번 잘 부탁해."
"저야말로요."
어찌 됐든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고신의 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고신와 함께 살기로 했다.
앞으로 험난 해질 미래에 대해서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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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올리려고 했다가 여기 소설에서 2화만 올리고 안 올려길래, 그냥 3화를 쓰게 됐습니다.
소설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