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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Ⅴ]

21 팜파오
  • 조회수238
  • 작성일2021.11.03
Re : behind story

                     

 

 

 

   “ 아, 아직…… 죽고 싶지 않아……. “

   죽음의 공포에 눈을 질끈 감는다. 내가 죽는다고 해도 루나만큼은! 작은 여동생을 끌어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쾅! 먼지가 일고 대지가 진동한다. 이게 죽음인가?

   하지만 몇 초가 지나도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조심스레 눈을 뜨자 온통 검은색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뭐지?

   조금 시선을 돌리자 나를 감싼 핏빛 같은 꼬리 끝이 보인다. 백 미터는 족히 될 것 같아 보이는 거대한 존재가 내 앞에 서 있다. 이건…… 드래곤?

   “ 하아……. 귀찮군. 보고 지나치기도 뭐하고. 쯧, 개입하지 않으려 했는데. “

   낮은 목소리가 중얼거린다. 목소리에 분노와 귀찮음이 묻어난다. 그가 고개를 아래로 돌리자 공허한 붉은색 눈이 보인다. 나와 그의 눈이 마주치자 그가 말했다.

   “ 살고 싶으면 뛰어라, 인간. ……- “

   그리고 그 뒤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빛의 사제단에게 구출되어 있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구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잃었기에 빛의 사제단에 입문했다. 그곳에서 자라며 많은 것을 배웠다. 생명을 대하는 법, 생명과 살아가는 법 그리고 생명을 사랑하는 법까지.

   재능이 있던 모양인지, 굉장히 빠르게 가장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다. 마이아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천년에 한 번 나올 재능이라나.

   이게 평범한 소녀의 평범한 과거사다. 나, 마이아 아오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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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생각보다 과거가 파란만장하네. 그런데 저 드래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인데. 저 대사, 저 말투. 저거 혹시…… 바알? 아니, 아닌가. 걘 꼬리 끝이 붉은 색이 아닌데. 내가 아는 드래곤 중에 저런 드래곤이……. 기억이 희미하군.

   “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냥 평범한 고아 소녀 얘기에요. 가족도, 고향도, 친구도 잃은……. 헤헤……. “ 그녀는 웃으며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가짜 웃음에 가짜 반응. 거짓말이 서투르군.

   “ 아픈가, 아직도. “ 난 덤덤히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컵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나무 탁자 위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 네……, 많이요. “

   역시는 역시군. 아무리 직위가 높아도 17살짜리 인간 아이였다. 이렇게 연약한 인간 아이가 감당하기엔 세상이 너무 벅차겠……

   “ 그래도 딛고 일어서야죠. 상처를 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아닌, 그 상처를 인정함으로써. “

   흠. 연약하단 말은 취소해야겠군. 그녀는 울면서 웃고 있었다.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하는 표정을 짓는 아오라를 보자 내 입에서 말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 안아…… 줄까……? “

   그러자 그녀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방긋 웃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의자 두개와 탁자는 사라지고 우리는 부드러운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드래곤 레어란 이런 것이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내가 그녀를 품에 안는다기보다는 그녀가 내게 안겨왔다. 내가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안거나 누군가 나를 안아준게 언제였더라?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오래된 포옹이라는 것의 감정과 감촉이 일깨워졌다.

   아오라의 몸이 따뜻하고 포근하다. 동시에 내 품을 적시는 그녀의 눈물이 차갑고 촉촉하다. 내 허리를 꼬옥 껴안는 그녀의 손이 뜨겁다. 그녀의 심장 박동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난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오라의 길고 부드러운 금빛 머리카락이 내 손 안에서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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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옷을 적신 아오라의 눈물이 마르고 느껴지는 심장 박동이 빨라졌을 때쯤 그녀는 내게서 빠르게 떨어졌다. 갑자기 왜 그러지?

   “ 오, 오늘 여러 모로 가, 감사했습니다……. 이만 가볼, 가볼게요……! “

   눈을 마주치지 않고 황급히 인사한 아오라는 내 레어에서 뛰쳐나갔다.

   난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을 꾹 눌렀다. 품에 남은 그녀의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고 싶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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