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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Ⅻ]

21 팜파오
  • 조회수418
  • 작성일2021.11.27
Re : behind story

          

 

 

 

   아, 안녕하세요. 마이아 아오라라고 합니다. 지금 상당히 껄끄러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어요. 무슨 상황이냐구요? 그게……

   “ 집은 깔끔한 편이네. “

   좋아하는 사람, 아니 용이 오늘부터 갑자기 제집에서 살게 되었어요…….

 

 

 

 

   빛의 사제단에서 가장 높은 지위인 마이아 정도 되니 집은 거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봤자 다크닉스나 고대신룡의 레어에는 못 미치겠지만. 침실이 하나, 욕실이 하나, 부엌 그리고 거실로 구성된, 혼자서 살기엔 굉장히 큰 집이다. 이것도 내가 대궐 같은 집을 한사코 거절하고 난 뒤에 받게 된 집이지만…….

   “ 까, 깔끔해? 뭐, 사제 집이 다 이렇지 뭐어……. “

   하하, 집에 오는 동안 아는 모든 사람한테 전음으로 가능한 모든 사람한테 집을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라고 했는데 안 깔끔하면 그게 이상하지. 우으으…… 준비도 못 하고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이거 참 기분이 이상하다……?

   “ 어. 이거 속곳…… “

   “ 꺄아아아악! “

   바, 방금 속곳이라 그런 거 맞지? 난 재빠른 속도로 내 집을 둘러보던 다크닉스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빼앗아 숨겼다. 속옷이 아니라 속곳이라니…… 시간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는……이 아니고 민망해! 부끄러워! 창피해!

   난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가리고 집을 구석구석 살피기 시작했다. 이런 불상사가 한 번이라도 더 일어나면 난 그냥 기절해버릴지도 몰라…….

   “ 와. 침대 좋네. 역시 지위가 높으면 집도 좋다니까? “

   탐색을 마치자 어느새 침대에 먼저 누워버린 다크닉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치. 자기는 어둠의 수호자면서.

   터덜터덜 침대로 걸어가 먼저 누워버린 다크닉스 옆에 눕는다. 이거 진짜 기분이 이상하다.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몸이 닿을 것 같아. 이불도 하나여서 이불 밑으로 다크닉스의 체온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고, 옆에서 들리는 숨소리도 너무 신경쓰여!

   침대 끝에 몸을 간신히 걸친 자세로 계속 누워있으면 곧 바닥으로 떨어져버리겠다는 간단한 사실을 깨달은 난 조금 침대의 가운데로 움직였다. 다르게 말하면, 다크닉스와 조금 가까워졌다.

   아무 소리도 없이 꼼지락거리던 내 손이 다크닉스에 몸에 닿았다. 힉! 화들짝 놀라며 손을 빼낸다. 이대로라면 잠을 아예 못 잘 것 같아…….

   난 뻔뻔하게 다크닉스의 몸에 닿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얜 몸이 돌로 이루어졌는지 뭐가 이렇게 단단해? 그리고 잠시 후, 노력의 성과인지 다크닉스가 잠시 방심한 것인지 난 결국 다크닉스를 침대에서 밀어냈다. 근데 이러면……

   “ 어, 어라? 진짜 떨어져 버렸네? “

   다크닉스는 날 짜증이 잔뜩 묻은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다시 침대에 올라왔다. 난 끙끙대며 다크닉스를 계속 밀어냈다. 그리고 잠시 후.

   “ 이제 됐어? “

   다크닉스가 이불을 끌어당겨 우리 둘 위로 덮어서 우린 마치 한 이불 아래 껴안고 자는 것 같은 자세가 되었다. 아니 맞긴 하지만 그건 이 의미가 아니었는데…… 안 그래도 가까운데 이건 너무하잖아!

   귓가가 너무 뜨겁다. 무의식적으로 쥐어버린 다크닉스의 잠옷이 내 땀으로 젖어가고 있다. 심장이 빠르게 뜀과 동시에 숨도 빨라진다. 부끄러운데 설레니까 기분이 묘해…….

   난 이렇게 생각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크닉스의 품에 더 파고들었다. 이마에 지그시 닿는 다크닉스의 가슴에서 일정한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그런데 용들은 원래 심장 박동이 이렇게 빠르던가? 모르겠네. 내일 물어봐야겠다.

   내일이라. 내일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좋은 거구나. 내일도, 모레도, 어쩌면 이렇게 평생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나는 더 바랄 게 있을까. 사랑하는 존재와 평범한 가정이 내가 원해왔던 모든 것이었다.

   고대신룡은 이걸 알아채고 다크닉스를 내 집으로 보낸 걸까? 아니, 이 모든 걸 다 계획한다는 건 억측이겠지. 내일 아침으로는 뭘 먹지? 다크닉스는 요리 잘하려나? 2000년이 넘도록 살았는데 그 정도는 쉽게 하겠지? 그런데 2000년도 넘게 살아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외롭지 않을까? 사람이라면 너무 빨리 죽어버릴 텐데. 영겁을 살아가는 첫 번째 자손에게 망각이 허락되지 않다니, 너무 가혹하시네. 난 이런 생각을 하며 쿡쿡거렸다.

   이렇게 사소한, 하지만 사소해서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하며 눈을 살며시 감은 난 샌즈의 축복에 빠져들고 있었다. 상상만큼, 아니 상상보다 더 아름다운 현실에 감사하며.

 

 

 

 

      “ 아, 정말 귀찮게 하네. “

   졸리고 짜증 난 나는 이불을 끌어당겨 나와 아오라 위로 덮은 후 몸을 아오라에게 돌렸다.

   “ 이제 됐어? “

   가슴에 닿는 아오라의 숨결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를 계속 밀어내던 손이 내 옷을 움켜쥔다. 그 작고 하얀 손은 땀에 젖어있다. 지금 이거…… 상당히 연인 같은 자세가 되어버렸네.

   모르겠고 졸……릴 리가 있냐! 심장이 X친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아오라의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는 사실을 내 곁의 아오라에게 들킬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며시 그의 어깨를 감싼다. 내 손이 땀으로 젖어있지 않기를.

   잠에 들고 싶지 않다. 내 곁에 아오라와 계속 시간을 보내고 싶다. 찰나를 영원으로 늘려 그 틈새에서 둘이 함께 영원하고픈 마음만 가득하다. 기누의 시계를 고장 내버리고 싶다.

   교류하고, 감정을 나누고, 그가 나를 마음껏 변화시키기를 원한다.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를 더 원한다. 내 속의 탐욕이 원망스러우면서도 주체할 수가 없다. 아니, 주체하고 싶지가 않다.

   나는 아오라를 사랑하고 있다.

   “ 아무래도 나……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 “

   난 지난번 끝맺지 못한 말을 곤히 잠든 아오라의 귓가에 속삭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쌔근쌔근, 작고 부드러운 숨소리가 내 가슴을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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