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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ⅩⅣ]

21 팜파오
  • 조회수556
  • 작성일2021.12.05
Re : behind story

          

 

ⅩⅣ

 

 

   “좋은 아침!“

   “……“

   아오라는 기운차게 주위의 사제들에게 인사하며 걸음을 옮겼고 난 그저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사방에 인간이 가득하다. 언제든지 내게 손가락질하고 날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이. 얼굴을 완전히 뒤덮은 흑색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다.

   “자, 여기가 대신전 중심부야! 어때? 예쁘지? 이 신전은 3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에, 395년이었나? 아닌가? 359년이 맞나?“

   대신전의 역사를 설명하던 그녀는 갑자기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했다. 난 아오라가 친근하게 말을 거는 날 바라보는 시선을 무시하며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공사 중이었는데, 벌써 완공했군. 드워프의 솜씨인가.

   백색의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신전은 간결하지만 아름답게 장식된 둥근 기둥으로 받쳐져 있었다. 아모르의 빛을 따르는 다섯 신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기둥에는 각각 운명의 신 다이즈, 잠의 여신 샌즈, 기억의 신 에자녹, 공간의 신 구드라 그리고 시간의 여신 기누의 이름이 금으로 조각되어 있었다. 고대신룡의 취미려나. 아마 지붕에는 빛의 신이자 창조신 아모르의 이름이 대문만 하게 새겨져 있겠지.

   필멸자를 수호하는 아모르, 그리고 창조신을 따르는 데르사의 신전이라. 나는 신전 정문 위에 쓰여있던 신전의 진짜 이름을 되뇌었다. 그 이름은 나와 고대신룡이 아직 어렸을 때, 그러니까 한 100살 조금 넘었을 시절 같이 만든 언어로 적혀져 있었다. 이름이 쓸데없이 길어. 그냥 크니까 대신전이라 할 것이지. 아니면 하늘 아래 있으니 하늘의 신전이라든지. 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 아오라는 생각을 마쳤는지 말을 걸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으니 포기! 고신이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원래 우리가 필멸자를 수호하는 아모르, 그리고…… 그냥 대신전이라 부르자. 우리가 대신전에 온 이유는 나를 아오라의 수행원으로 등록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얘는 말이 뭐가 이리 많아. 아는 사람도 많고. 그냥 가면을 벗는 게 더 나으려나.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 같은데.

   아오라가 대사제로 보이는 한 남자에게 수행원을 채택한다고 하자 여러 사제들이 놀란 얼굴로 나와 아오라를 쳐다보았다. 가만히 들어보니 지금까지 아오라는 자신의 개인적인, 그리고 업무적인 이유로도 수행원을 원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이아 아오라가 호위도 없이 혼자 돌아다닌다니 대사제들은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고. 그런데 아오라가 이렇게 직접 수행원을 데려오니 놀라는 것도 당연하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생긴 아오라의 수행원인지라 난 별별 능력을 다 시험받게 되었지만, 그래비티 컨트롤을 한번 보여주자 단번에 채택되었다.

   어쨌든 하려던 일을 마친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신전을 나섰다.

   “좋아! 그러면 갈까, 수행원 암흑?“

   아오라는 웃으며 내게 상사의 말투를 사용했고 난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너 이따가 집에 가면 보자.“

   내가 이렇게 말하자 아오라는 조금 흠칫하는 표정이었지만 금세 개의치 않고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고대신룡의 레어.

   겉으로는 아오라의 수행원, 속으로는 어둠의 수호자라. 다시 그 칭호를 쓰는 것도 오랜만이네. 업무가 어떻게 바뀌었으려나.

 

 

 

 

   “어땠어?”

   이번에도 고대신룡의 레어에 도착하자마자 엔젤은 나와, 고대신룡은 다크닉스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은근한 눈빛으로 물어보는 엔젤에게 난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다.

   “뭐가?“

   “에이, 내가 그래도 기초는 다 가르쳐줬잖아? 같이 잤을 거 아니야. 어땠어?“

   “같이 자? ……응, 그랬지. 근데 어땠냐고? 음…… 그냥 따뜻했는데?“

   다크닉스의 품……. 난 다시 얼굴이 붉어졌고 엔젤은 내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더 물었다.

   “따뜻했다고? 그게 다야? 혼기가 조금 덜 찬 여자 하나 하고 혼기가 이미 넘쳐 흘러서 터져버린 남자 하난데? 진짜로?“

   엔젤은 이렇게 물으며 한 손으로는 동그라미를 만들고 다른 손으로는 한 손가락을 펴 동그라미 안으로 넣는 시늉을 했다.

   “ㅇ, 야! 너, 너! 무, 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얘가 미쳤나 봐! 내가 소리를 빽 지르자 고대신룡과 다크닉스가 대화를 나누다 잠시 돌아보았다. 다크닉스, 아니 수행원 암흑이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은 웃겼지만 난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나는 실실 웃으며 궁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엔젤에게 목소리를 낮추고 윽박질렀다(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윽박질렀다'. 어떻게 했는지 묻지 마라. 나도 모르니까).

   “너 진짜! 나, 나는 아직 다크닉스랑 그, 그런 것을 할 정도의 마음의 주, 준비가 되지 않았다구! 그리고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란 말이야. 경험도 너한테 얘기 잔뜩 들은 것만 빼면 없고. 뭐, 다크닉스는 수천 년 동안 살았으니까 잘 알겠지ㅁ…… 어? 그러고 보니 다크닉스의 여자관계를 모르겠네. 분명 여자 엄청 많았을 거야.“

   내가 다크닉스의 얼굴을 감안해 다크닉스의 과거를 상상하며 시무룩하게 중얼거릴 때 엔젤은 야설이 없으니 흥미가 사라졌다는 듯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걔, 여자 없던 거로 아는데? 고대신룡이 그쪽 방면에서 개망나니 같았다면…… 걔는 정반대였어. 능력 좋고 얼굴도 잘생겼고 성격도 차갑고 단도직입적이여서 나름 인기는 많았는데, 딱히 관심은 없어하던데. 뭐, 몰래 만났던 여자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건 대부분 내 귀에 들어온단 말이지. 그래서 아마 걔도 연애 경험은 없을 거야. 서로가 서로에게 처음일 텐ㄷ……”

   엔젤은 멍하니 얘기를 이어가다가 내 얼굴을 흘끗 바라보고 말을 멈췄다. 진짜로? 2000년이 넘게 한 명도? 내가 처음이 될 수 있는 거야? 내 얼굴이 너무 밝았는지 엔젠을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쟤에 대해서는 줄 수 있는 정보가 없네. 뭐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도 모르겠고.“

   그리고 엔젤은 잠시 생각하더니 내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얘, 얘는!

 

 

 

 

   “다크닉스…….“

   난 힘이 잔뜩 빠지고 윗옷이 벗겨진 채로 침대에 밀쳐져 있고 관능미를 잔뜩 뿌린 것 같은 아오라는 내 위에 올라타 있다. 뜨거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속삭이는 이 인간이 진짜 내가 아는 아오라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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