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자는 죽음을 원한다 : 3화
리나몬
삐삐삐-
또 실패다.
"괜찮으세요? 많이 피곤해 보이셔요. 여기 차라도 한잔..."
툭 쳤다.
쨍그랑.
"필요 없어. 지금 이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데 나더러 차나 마시면서 쉬라는 소리야? 넌 지금 이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모르니?"
그때를 생각해보면 아직도 후회되지만... 워낙 욱하는 내 성격에 어쩔 수 없었다. 그저.. 나만 미래를 봤었으니..
"너가 진정 이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면, 그랬다면, 너는 지금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거야.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차 마실 시간조차 없겠니? 있어. 있다고. 근데,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니까, 그러니까 내가 그 시간조차 짜내고 또 짜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건데. 차 마시라니. 너나 마셔. 난 그럴 시간조차 없으니."
난 정말이지 사이코 일지도 모른다. 같은 동료에게 차 마시라는 한마디에 이렇게 화를 내다니.
"아니...아..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천천히 하시라는 거였는데.."
순간 나도, 그 동료도 같이 당황했었다. 나는.. 모르겠다. 그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다. 그땐, 그땐 정말 내가 멍청해 보일 정도였으니.
"..."
정말... 다들 피곤해하는 모습에 뭉클해졌다.
다들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데, 나 혼자만 이렇게 구석에서 화를 내고 있다니. 차 마시는 시간 짜내서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단 말이었다.
"... 가서 좀 쉬어. 내가 나머진 알아서 할게....."
...
그리고
내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또 미래가 보였다.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었다.
그 미래를 보고있는 나조차 아팠다.
저주받은 자는 죽음을 원한다.
미래를 보는 것.
저주다.
한때는 살고싶었다.
왜 이렇게 된걸까.
내가 잘 한다면, 나만 잘 한다면, 그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살고 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제 난, 죽음을 원하지도, 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피곤하고, 며칠동안 밤낮없이 연구를 해서 지친 것 뿐, 그저 조금 예민해진 것 뿐이니까,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물은 계속 흘렀고, 난 슬픔에 젖어 며칠만에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