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 새드앤딩 입니다 / 욕설 있어요. / 총 2편 입니다"
하늘이 어둑어둑한 게 꼭 비가 올 것 같은 하루였다.
이상하게 온종일 비가 오지는 않을까 기다려지는 하루.
오늘따라 메마른 땅에 뿌려질 비가 간절했다.
하람은 잔뜩 비를 머금은 까만 구름이 미련하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비를 뿌리고 가벼워지면 될 것을 끝까지 참으려 애쓰는 꼴이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비야, 내려라. 그냥 쏟아져라" 하람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얇은 빗방울이 아래로 떨어졌다.
진짜 이상하네. 왜 눈물이.
마치 떨어진 빗방울이 하람의 눈에 와서 고인 듯 했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왜 이러는 건데.
희한하게 공기가 짰다.
정말 비가 오려나.
하람은 굳이 창밖으로 손을 뻗어 내리는 비를 확인했다.
손바닥으로 빗물이 닿았다가 아래로 흘러내렸다.
허,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어서 허우적대는 꼴이 우스워 헛웃음이 났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다시 손을 창 안으로 들였더니 어느새 비가 그친 것처럼 보였다.
지나가는 비였나. 아니면 헛것을 본 건가.
하람은 아직 젖어있는 손을 만지면서도 비의 존재를 의심했다.
정말 왔다 간 게 맞느냐고.
부장 : "하람 쌤"
하람은 저를 부르는 부장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손을 뒤로 숨겼다.
부장 : "여기서 뭐해?"
부장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며 갸웃거렸다.
하람 : "비가 오나 해서요"
대답하는 목소리는 비를 잔뜩 머금어서 버겁게 들렸다.
부장 : "오늘 비 온다고 그랬어"
부장이 일상적인 톤으로 말하며 하람의 기분을 살폈다.
하람 : "하실 말씀 있으세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람은 같이 일한 지 3년이나 된 부장에 대해 빠삭했다.
그러니까 이건 분명 할 말이 있는 눈빛이었다.
부장 : "하람 쌤, 남자친구 없지?"
하람 : "네"
하람이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부장은 좋은 선 자리가 있는데 나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왔다.
하람은 내키지 않았지만 말을 끊을 순 없으니 끝까지 들었다.
부장 : "경찰이래"
그녀가 자랑스럽게 덧붙인 끝말에 하람의 심장이 뚝 떨어지는 듯 했다.
하람이 머뭇대자 금융범죄 쪽이라 위험할 일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어대는 부장은 여전히 하람을 몰랐다.
부장 : "할 거지?"
은근히 강요하듯 말하는 목소리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곤란했지만 부탁이라는 말에 거절하지는 못 했다.
부장 : "한번 만나만 보는 건데 나쁠 거 없을 거야"
부장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하며 커피 한잔을 건넸다.
하람은 나쁠 거 없다는 말에 동의하며 웃어야 했다.
목적을 달성한 이는 기분 좋게 등을 돌렸지만 어딘지 울적해진 하람은 따뜻한 커피잔을 쥔 손을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손은 말라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돌아보면 희미하게 내리는 비가 당장 소멸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부슬거렸다.
-
샤워를 마친 몸뚱이는 물기를 닦아내도 축축하기만 했다.
잠옷으로 사용하는 반소매 원피스에 몸을 꿰어낸 후에 아직 덜 마른 것들을 무시하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냈다.
소파에 털푸덕 앉은 후에는 휴대전화를 만졌다.
실시간 검색어에 떠 있는 이름 하나.
하람이 손을 떨어서 휴대전화도 같이 떨리는 듯 했다.
애써 침착한 척 이름을 보다가 맥주 캔을 내려둔 손으로 이름을 클릭한 하람은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마약 밀매 조직원 '란토', 4년 복역 후 가석방 ... (중략).
꼼꼼히 기사를 읽어내려가는 하람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차마 모두 읽지 못한 기사 사진 속 남자의 눈은 마치 승냥이와 비슷했다.
숨어야 해.
본능적인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람은 목 아래쪽에 난 흉터를 만지다가 흠칫 몸을 떨었다.
그가 만든 흉터.
그때의 일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연되는 동안에 새하얗게 질린 얼굴은 휴대전화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깊숙이 봉인해둔 공포는 여전히 하람의 것이었지만 아직도 내리는 비는 트라우마를 씻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하람 : "...도망가야 해"
"아니, 그럴 수 없어" 혼잣말이 공기 중에 흩어졌다.
말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지만, 기억은 진한 흉터를 남긴다.
하람은 창문을 닫아 잠갔고 불완전해도 커튼을 쳤다.
뭐에 홀린 용 같은 부산스러운 움직임은 현관문 앞에서 멈췄다.
도어 체인까지 걸어 잠그려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이건...
눈 코 입 단 하나조차 없는 얼굴이 떠올랐고 결국 체인은 잠기지 않았다.
터덜터덜 거실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황망한 감이 있었다.
하람은 울리는 휴대전화를 보며 차분함을 찾아갔다.
벨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릴수록 괜찮은 척을 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꼭 그런 것 처럼 행동했다.
전화를 받지 않자 액정은 검게 물들었다.
하람은 그게 저의 앞날 같아서 주저앉았다.
살아있었으나 온통 암흑뿐인지라 두려웠다.
뚝뚝,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계절은 어느덧 벌써 봄이지만 하람은 홀로 겨울에 남아있었다.
"다 그만하고 싶어" 하람이 중얼거렸다.
"진짜로 다 그만두고 싶다고..." 다시 눈코입이 없는 얼굴을 떠올렸다.
"너는 대체..., 고신 너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니"
-
동료 형사1 : "야야, 저 새* 말려!!"
휴대전화로 날아든 문자 하나에 총부터 챙기는 고신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초연한 빛을 띠었다.
주위 용들이 급하게 달려와 자신의 행동이 막혔을 때는 분한 얼굴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고신 : "어떻게 처넣은 놈인데, 가석방? 씨*"
욕지거리를 내뱉는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했다.
고신 : "씨*새*, 그냥 그 새* 내가 죽일게"
누가 보아도 진심이었다.
그래서 용들은 고신을 만류했고 그럴수록 고신은 난동을 일으켰다.
마카라 : "정신 차려, 고신"
당장에라도 튀어나갈 듯 굴던 미친 몸짓이 잠잠해진 건 작은 목소리 하나 덕분이었다.
마카라가 고신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며 어깨를 눌러 앉혔다.
고신 : "선배..."
고신이 마카라를 올려다보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고신 : "어떡해요"
흔들리는 눈동자는 불안함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마카라 : "...하람 씨도 실검에 뜬 거 봤을 텐데"
마카라는 하람의 이름을 꺼낼지 말지 머뭇대다가 말했다.
하람만큼은 괜찮았으면 해서 하는 말.
안 그래도 고신은 그놈의 소식을 듣자마자 하람부터 걱정했다.
찾아갈 수 없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주먹만 꽉 쥐었다.
동료 형사2 : "웬 비가 이렇게 많이 와?"
동료 형사가 젖은 어깨를 털면서 옆을 지나갔다.
불안했다.
그가 하람을 인질로 잡았던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 억수로 많이 내리던 날이었으니까.
딱 오늘 같은 날.
고신 : "저는 뭘 해야 하는 거죠... 대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예요"
"아무것도 없어요. 없다고요" 고신은 사랑하는 이의 안녕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그저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구하고 싶었고 그럴 수 있을 거라 자만했으며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서야 혼자가 될 연인을 두고 달아났다.
상처로 남을 순간들이 두려워 일방적으로 저의 모든 걸 지워내고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해냈다.
평생 잊어선 안 되는 얼굴.
고신은 의식적으로 하람의 얼굴을 기억하면서 죄책감에 허우적댔다.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지는 늪에서 나올 생각 따윈 한 톨도 없었다.
그것은 스스로 내린 벌일지도 몰랐다.
"차라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 용들은 그렇게 말했었다.
그럴듯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거절한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고신의 앞날은 그저 탄탄대로일 것처럼 보였다.
정확히는 보였었다.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사랑을 주고 싶은 여자를 만났다.
하람이었다.
그 이후로 삶은 변화했다.
고신의 삶 뿐만 아니라 하람의 삶 또한 상상했던 것과 아주 머어졌다.
특히 하람의 삶이 그랬다.
하람은 영원히 저가 속한 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한 채 살고 있었다.
고신을 만나기 전 까진.
하지만 고신을 만났기에 놓아주지 않을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났다.
고신의 손을 잡고 달아나 가진 거라곤 고신뿐이었다.
안정적인 삶에 집착하듯 불안정했던 삶을 지우고 교사가 되었다.
괜찮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쩌면 무모했고 어리석었다.
-
마카라 : "고신 형사!"
고신은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꿈에서 깨어났다.
언제 잠들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잠이 들어야만 만날 수 있는 용을 만났다는 것.
어지간히 보고 싶었나 보네.
사랑해마지않던 얼굴은 말이 없었다.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확신에 찬 자신의 얼굴, 차라리 저를 포기하면 안 되느냐는 간곡한 부탁, 누구의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 울부짖음, 아래로 떨어지는 붉은 피, 제 존재를 지우는 손길이 차례로 지나가는 동안 조용하기만 했다.
꿈에서 깨어나도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
생생한 꿈 때문에 아직도 멍하기만 한 고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
선배 마카라의 뒤로 강력 1팀이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오고 바쁜 업무 탓에 청소하지 못해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마카라 : "지금 나가야 하는데, 너 괜찮겠어?"
묻는 마카라에게 고신은 대답을 주머니에 수갑을 찔러 넣는 것으로 대신했다.
마카라 : "안 되겠다. 너 그냥 여기 있어"
돌아서려는 멍청한 표정에 도저히 안심할 수 없었던 마카라가 마른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고신 : "저 괜찮아요. 가요"
그제야 잠긴 목소리를 꺼내는 고신은 나사 하나 풀린 용 같았다.
-
마카라 : "고신. 절대 단독행동 하지 마. 알았어?"
고신 : "네"
마카라 : "이번엔 절대 안 봐줘"
고신 : "알겠다니까요"
차에서 내리기 전, 마카라가 단단히 일러두었다.
고신이 끄덕이며 알겠다 했지만 영 못 미더운지 꼭 한 마디를 덧붙이는 목소리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고신 : "네네. 알겠습니다요"
고신은 걱정 하는 얼굴을 더 걱정시키기 싫어서 먼저 차에서 내렸다.
마카라는 따라 내리면서 어딘지 지친 것 같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가 하늘을 올려다 봤다.
태양의 빛이 소멸하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하늘은 불안 했고 작아진 등은 위태로웠다.
다시 고신을 보았다.
뒷모습은 아주 멀어지고 있었지만 "고신!"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았다.
고갤 저으니 또 말없이 등을 보였지만.
한편 꿈 때문에 싱숭생숭한 고신은 오로지 하람 생각뿐이었다.
정신 차려, 고신. 네가 떠난 사람 생각하다가 범인 다 놓칠 거야?
제 뺨을 두어 번 때리는 용은 자신을 다그치는 방법밖에 몰랐다.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다가 문득 시선 끝에 걸리는 벚나무에 걸음을 멈췄다.
벌써 봄이구나.
벚꽃잎은 먼저 내렸던 비에 쓸려서 전보다 앙상한 가지만 보였다.
사실 고신이 보고 있던 것은 벚나무 따위가 아니었다.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학교.
그리고...
하람 : "...고신?"
마음으로 그리기만 했던 용의 얼굴이 나타났다.
고신은 드디어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 용이 내 눈앞에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혼자 만들어낸 허구라 할지라도 눈을 마주할 수가 없어 고개를 떨궜다.
마치 죄인처럼.
하람 : "나 보러 온 거야?"
이유를 알 수 없게 기대에 찬 목소리는 현실감이 전혀 없었다.
하람 : "...아니구나"
곧바로 추격해온 목소리엔 실망만이 가득했다.
"비가 올 것 같았는데..." 하람이 허망하게 중얼거렸다.
하람은 비를 기다렸던 거다.
두 용은 거리를 좁히지 못했고 바람은 벌어진 틈을 후비고 지나갔다.
소나기는 예고치 않은 만남을 데려왔지만 뒤는 책임져주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전기로 상황 종료라는 말이 들렸음에도 아무것도 듣지 못한 용처럼 가만히 서 있던 고신은 하람이 서서히 다가오자 꼴깍 침을 삼켰다.
표정이 없는 얼굴은 당황하며 무전기를 꺼버리는 고신을 보기만 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날 보러 온 게 아니라는데 어쩔 거야.
그런 마음이었다.
망부석이 되어버리기라도 할 작정인지 그저 그대로 있는 고신은 말을 걸지 못했고 돌아보지도 못했다.
바보 같은 새*
"고신 바보" 지나친 하람이 조용히 말했다.
-
하람 : "고신아"
결국, 돌아오는 용은 하람이었다.
때로는 눈이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고 했다.
하람은 고신의 눈을 보며 눈으로 전했다.
'나는 아직 여기 있어. 집 비밀번호도 안 바꿨고 네가 걸으라 했던 체인은 걸지도 않았어. 다시 돌아올 것 같아서'
고신은 당장에라도 달려가 안아버리고 싶은 걸 참느라 주먹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남은 흉터가 쓰라렸다.
힘을 주면 줄수록 모두 아문 상처는 낫지 않은 것처럼 피를 철철 흘렸다.
"고신아" 하람이 한 번 더 고신을 불렀다.
하람 : "란토, 나왔더라"
조용히 깔리는 목소리에 주먹을 쥔 손이 더는 힘을 주지 못하고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
안아주고 싶어.
하람은 떨고 있는 작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걱정되었다.
더는 우리 사이에 비극은 없기를.
하람은 안아주는 대신 짧은 기도를 마치고 돌아서야 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모조리 고신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타닥타닥, 뜀박질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뾰족한 어깨 위로 팔이 감겼다.
고신 : "잡을게. 이번에 잡으면 절대 못 나오게 뭐든 다 엮어서 쳐넣을 거야. 그게 안 되면 죽여버릴게. 이번엔 절대... 절대로, 하람 털 끝 하나 못 건들게"
자신에게 큰 다짐을 하듯 말하는 고신의 목소리와 몸은 사시나무를 떨듯 떨고 있었다.
하람은 저를 감싼 얇은 팔을 어루만졌다.
오래 떨어져 있었지만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고신이 겁을 먹었구나. 두려워 하고 있구나.
'이번엔 반드시 지켜줄게'
그 말을 끝으로 고신의 팔이 하람에게서 스르륵 풀렸다.
하람은 저에게서 멀어지는 손을 붙잡으려다가 그방 포기했다.
고신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기 때문에.
왜... 왜 또 멀어지려고만 하는 건데.
하람은 다시 멀어진 거리를 좁히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발을 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앞으로 걷는 순간 떠날 것만 같았다.
병실에서 눈을 떠 홀로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그 날처럼.
따뜻하기만 할 줄 알았던 봄의 차가운 바람은 시린 가슴을 제멋대로 드나들었다.
그래서 아팠다.
돌아설까 봐 아무 말도 않는 하람이나 다가갈까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고신이나 마찬가지로 아팠다.
그래서 어쩌면 아직도 봄은 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하람 : "고신아..."
끝끝내 참지 못하고 부르는 이름은 내렸던 비에 젖었는지 무거워 가라앉아있었다.
하람 : "목소리가 그대로네"
고신 : "..."
하람 : "고신아"
고신 : "..."
하람 : "내 이름 한 번만 불러줄래..?"
고신 : "...하람아"
하람 : "듣고 싶었어. 네가 부르는 내 이름"
고신 : "..."
하람 : "이제 됐다. 네가 너무 늦어서 미워하려고 했는데 안 미워할게"
고신아. 고신아, 나는... 빗속을 걸어도 행복했어. 너라서 다 괜찮았어.
하람은 고신을 기다렸으면서도 섣불리 괜찮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우린 왜 이렇게 됐을까. 어쩌자고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사랑해버린 걸까.
만나지 않았더라면 흉터를 나누지 않아도 됐을 텐데...
목과 손바닥의 흉터가 조금씩 벌어지는 듯 했다.
왜 나를 떠났어? 왜 돌아오지 않았어? 그가 다시 나타나기 전에 왔어야지... 시한부라도 너라면 괜찮았을 텐데.
휘이잉.
또 찬바람이 상처를 후벼 팠다.
상처가 따끔거릴 수록 그때의 기억이 선명해졌다.
매일 부지런히 도망쳤음에도 제자리 걸음이었을 뿐인지라 여전히 그 자리였다.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도망쳐버리면 돌아올 수 없을 테니까.
길이 엇갈릴 테니까.
다시 하늘이 어두워졌다.
또 비가 내릴 것처럼 우중충해진 하늘엔 구름이 해를 가려 두 용을 지워버릴 듯 했다.
-
여러분!! 짱 오랜만이죠...!!
그.... 그게.. 전해드릴 말이 있는데..!!!!!!
사실 엄... 여기를 많이 못 들릴 것 같아서요.. ㅜㅡㅜ....
'떠나거나, 사랑하거나' 2편 올린 후엔 좀 나중에야 들어올 것 같아용..
그래서 몇 편 많진 않지만 스토리 백업해두는 곳 링크 드리려고 해요.
https://bugbugbug.tistory.com/
저 위에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제가 스토리 백업해 둔 것들 있으니까 시간 나실 때 그냥 보고 싶으신 글 골라서 보시면 될 것 같구...
저기에는 그래도 꾸준히 백업해두긴 할 거예요.
근데 여기는 딱히... 잘 모르겠어서....
암튼 뭐... 일단 오랜만이었구용, 담편엔 2편 가지고 오겠습니다~~
안녕히계셔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