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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 전환이 많이 일어나는 화입니다. 감상에 주의해 주세요.
Ep.12 잊고 싶은 추억 (5)
여기저기 튀어나온 얼음 가시와 기둥들 부서진 얼음 파편들이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고 곳곳엔 핏자국에 있었다. 마침내 빙하고룡은 쓰러졌고 온몸에 박혀있는 얼음 가시를 털어내고 서펜트가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놀라운 실력이었다. 4주간 꾸준히 약을 먹였는데도 지친 기색 없이 날 몰아넣을 줄은….”)
서펜트가 잠시 말을 멈추며 입에서 바닥에 피를 토했다. 아무래도 겉과는 다르게 속이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로 놀라운 사내야. 그 어린 고대신룡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서펜트는 쓰러져있는 빙하고룡의 상태를 확인하러 천천히 다가갔다.
(“넌…. 누구지?”)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내가 이러는 건 그저 자네가 계획에 방해가 살짝 돼서 말이지.”)
(“죽여라.”)
빙하고룡이 눈을 부릅뜨며 서펜트를 노려보았다. 눈이 마주친 서펜트는 그의 기세에 주춤했지만 이내 그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유를 부렸다.
(“아니,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적에게 자비를 구할 바에는 죽겠다.”)
서펜트는 그의 말에 손뼉을 치며 웃었다.
(“실로 놀라운 자야. 그런 강한 기개는 요즘 드래곤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
서펜트는 그를 바라보며 방울을 꺼냈다.
(“자네의 바람대로 그의 계획은 자네를 죽이는 거였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네. 왜냐면 너무 아깝거든.”)
서펜트는 천천히 방울을 흔들었다. 빙하고룡은 방울소리을 듣자 눈의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자네의 역할은 간단하네, 이제부터 이곳에 오는 드래곤들을 막아, 잡든 죽이든 그건 자네 마음대로 하고.”)
서펜트의 능력은 ‘부여’다. 그의 말에는 힘이 깃들고 그건 생물과 비생물을 따지지 않는다. 방울은 그의 능력이 아니다. 그의 방울은 가장 활용하기 쉬워서이다. 물론 그의 변이는 완벽하지 않은지라 종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대의 활약을 기대하지.”)
팔을 잃은 서펜트가 거친 숨을 쉬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부작용은 예상외였다. 일부로 그들의 근처에 있던 것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는데. 그의 ‘부여’가 똑바로 적용되지 않은 점과 고대신룡의 성장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한쪽 팔을 잃은 채로 나무에 기대앉아있는 것이다.
(“도망가지 마”)
‘도망가는 게 아니야.’
(“해결할 게 있잖아?”)
고대신룡이 그에게 했던 말을 생각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축축한 땅을 보며 서펜트가 중얼거렸다.
“핑크젤라틴…. 다 보고 있었겠지?”
그가 말하자 땅속에서 분홍색 액체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형체를 이루며 핑크젤라틴이 되었다.
“눈치가 빠르시군요.”
핑크젤라틴은 한 쪽 팔을 잃은 그의 모습에 눈웃음을 지으며 웃었다.
“꼴이 말이 아니시군요. 후후”
“입 다물어라.”
서펜트는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짓고는 주머니에서 안정용액과 완전무결한물방을을 꺼내며 땅바닥에 내려두었다.
그걸 본 핑크 젤라틴은 화색이 돌며 그를 칭찬했다.
“오! 역시,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번에 폭발용액 건도 그렇고, 하지만 빙하고룡을 죽이지 않으신 것에 그분이 굉장히 격노하셨습니다.”
“날 열등한 미물 취급하지 말게. 4주동안 고생한 건 나다. 그의 말을 듣는 것도 내 자유고.”
서펜트가 사납게 으르렁거리자 핑크젤라틴은 방긋하며 말했다.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창조주의 말을 따를 뿐이니까요. 뭐 여튼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제가 잘 말해보도록 하죠.”
서펜트는 용액과 물방울을 가져가려던 핑크젤라틴을 막으며 사납게 대했다.
“너무 급한 거 아닌가?”
“아, 맞다. 참 해독제를 깜박했군요.”
핑크젤라틴은 몸에서 해독제를 뽑아내며 서펜트에게 던졌다. 그는 재빠르게 해독제를 낚아채며 동시에 핑크젤라틴은 용액과 물방울을 흡수했다.
“근데 빙하고룡을 어떻게 하신 건지 여쭈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저번에 작은 뱀녀석에게 한 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
“별거 없다…. 부디, 쉽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핑크젤라틴은 그의 미소를 띤 표정에 의문을 가지며 현재 공중을 날아가는 번개고룡과 고대신룡을 보며 말했다.
“어디 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쪽입니까?”
서펜트는 날아가는 그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핑크젤라틴에 말에 그는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어느 쪽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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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고룡은 파워의 말에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차가운 숨을 천천히 쉬며 날아간 고대신룡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딜 보는 거냐. 집중해라!”
빙하고룡이 방심했다고 생각한 파워는 그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빙하고룡의 주변은 이미 그의 공간이었다. 주변에 있는 한기와 얼음 하나하나가 그의 감각신경처럼 발달 돼 있었고 파워가 움직이자 모든 신경이 파워를 집중하고 있었다.
“느려”
‘말을…?’
빙하고룡은 파워의 주먹을 고개만을 돌려 피했고 주먹을 잡아 그대로 땅바닥에 던졌다.
“번개고룡...”
‘...!’
빙하고룡은 바닥에서 얼음들을 급속도로 만들어내며 공중으로 올라가며 길을 만들었다. 파워는 빙하고룡의 말에 반응하며 그가 고대신룡에게 가려는 것을 눈치챘다.
“안된다…. 고대 신룡 위험하다!”
파워가 뛰며 따라가기에는 빙하고룡의 속도는 생각을 초월했다. 아마 저 속도면 고대신룡이 날아가는 속도를 아주 쉽게 따라잡을 것처럼 보였고 좀 전에 한 자신이 막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파워는 간단하게 생각했다.
“내려와라! 빙하고룡!”
주먹을 쥐며 빙하고룡의 얼음에 강하게 내리쳤다. 서펜트의 부여받은 빙하는 좀처럼 쉽게 부서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주먹을 한 번만 내리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수십 번을 빙하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빙하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번개고룡에게 상처를 주는 놈 따위 번개고룡과 만나게 해줄 수 없다!!!”
파워의 외침과 함께 빙하가 부서졌다. 얼음의 길의 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기반으로부터 이어진 길조차 금이 가며 쉽게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워는 이어졌지만, 지금은 부서지고 있는 길을 따라 빙하고룡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
빙하고룡은 자신의 길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무슨 일인지 생각했지만 아직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간다면 번개고룡이 있다는걸. 감지하고 있었다. 번개고룡의 머리에 박힌 얼음조각 파편이 빙하고룡에게 그녀의 위치를 계속 알려주고 있었다.
‘미치겠네.’
그녀 이마에 박힌 얼음조각은 고대신룡이 빛으로 녹이려고 해도 녹여지지 않았고. 고대신룡 또한 빙하고룡이 쫓아온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날아가기 전과 똑같이 빙하고룡의 기운이 좀처럼 멀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오히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파워가 실패한 것 같았다.
“번개고룡, 불의 산에 가도 괜찮은 거 맞아?”
전에 불의 산에서 추방당했지만 어째서 그곳으로 다시 가려는지 의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적들이 한 명 더 늘어나 버린다.
“그곳에는 빛의 신전 군대와 비슷한 집단이 있어. 그들을 이용해서 빙하고룡을 무력화 할거야. 아무리 단단한 얼음일지라도. 얼음 능력에 특화된 드래곤들의 집단이니까….”
“내가 할 일은 뭐야?”
번개고룡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다 부숴버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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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1주 휴재 때려서 죄송합니다... 저...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생하고... 그림 좀 살짝 그리다가 늦어버렸습니다. 심지어 그림 완성도 못했는데. 남아있던 세이브 본도 존재 하지 않은 멍청이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번개고룡을 진짜 미인처럼 그리고 싶었는데 저의 손은 욕심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ㅠㅠ 1주일을 기다려주신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잊고 싶은 추억 편은 다음 화가 마지막입니다! 불의 산 이야기는 제가 아주 빡세게 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