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VILLAGE

  • 스토어

  • 틱톡

  • 플러스친구

  • 유튜브

  • 인스타그램

소설 게시판

  • 드래곤빌리지
  • 뽐내기 > 소설 게시판

유저 프로필 사진

[드래곤 빌리지] Ep.8~13 잊고 싶은 추억 (1~6)

14 도비는자유가아니에요
  • 조회수13
  • 작성일2025.10.15

Ep.8 잊고 싶은 추억 (1)

서펜트님 계획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서펜트가 폭발용액을 쥐며 마을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핑크젤라틴이 다가오며 말했다.

 

그대들의 습성은 알지만, 자꾸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진 말게.”

 

죄송합니다. 주의하도록 하죠.”

 

뱀은 죽었다.”

?”

 

핑크젤라틴이 하나밖에 없는 눈을 들썩이며 말했다.

누가 죽인겁니까?”

 

죽인 건 아니고. 실험이 실패한 것 같더군. 아무래도 약 배합이 잘못된 것 같군.”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건 절대로 실패할 수가.”

그럼 내 실력이 잘못되었다 말하는 건가?”

 

서펜트가 눈을 번뜩이며 말하자 핑크젤라틴은 하던 말을 멈추었다.

 

“.....죄송합니다. 서펜트님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챙겼지.”

서펜트가 폭발용액을 들자. 핑크젤라틴이 꽃에서 꽃가루를 뿜어내며 말했다.

 

성공하신 거군요!”

그래. 어리숙한 놈이라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

 

봉인에 아주 중요한 일부 중 하나를 이렇게 쉽게 얻을 줄이야. 역시 서펜트님이십니다.”

그럼 이제, 해독제를 하나 내놓아라.”

 

서펜트는 핑크젤라틴의 몸에 폭발용액을 던졌다. 폭발용액이 핑크젤라틴 몸에 천천히 스며들면서 들어갔다. 그리고 핑크젤라틴의 몸에서 해독제가 빠져나왔다.

 

그럼요 드려야죠,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핑크젤라틴은 그 말을 마치고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

 

미안하지만, 자네들은 실패할 거야.”

 

-

 

그러고 보니 고대신룡, 너 폭발 물약 갖고 있어?”

 

아 맞다, 그런 걸 갖고 있었지.

 

나는 허리춤에 있는 폭발용액을 보여주었다.

여기, 멀쩡히 갖고 있다고. 어디 흘렸기라도 했을까 봐?”

 

서펜트가 바꿔치기라도 했을까 봐 그렇지.”

그럴 리가. 나랑 닿은 적도 없는데.”

 

번개고룡은 나를 의심하는 눈을 쳐다보다가 아님 됐지 라고 말했다.

 

번개고룡과 파워 그리고 나는 G네드래곤과 서펜트로부터 자유로워진 희망의 마을을 둘러다녔다. 번개고룡은 살 게 있다면서 마을을 둘러보았지만, 본인이 예전에 방문한 것과는 다르게 눈을 번쩍이며 마을의 상점을 이곳저곳 다 돌아다녔다.

 

‘...저건

나도 지루하진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 드래곤들에게도 매우 친절했고 따뜻했다.

 

잠을 자는지도 몰랐네, 평소와 같았으니까. 그래도 먹지도 않고 잠만 잘 순 없는 노릇이니 자네들에겐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

 

패트 촌장이었다.

 

저희는 해야 할 일을 한 거죠.”

번개고룡이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항상 당당하고 속물이던 번개고룡의 모습은 놀라웠다.

 

그럼 혹시.”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번개고룡은 패트 촌장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무언가를 말하는 듯 해보였다.

패트 촌장은 들으면서 흠.. 하더니 알겠네라고만 답했다.

 

무슨 말을 한 거야?”

안 움직이는 두 번째 열쇠 갖고 오기.”

번개고룡은 그렇게 웃으며 말하며 다시 반짝거리는 장신구들을 보러 달려갔다.

웃는 모습.’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파워가 말을 꺼냈다.

고대신룡,”

?”

번개고룡, 너 좋아하는 건가?”

 

이건 또 뭔 소리야.

 

그게 무슨 말이야?”

번개고룡 잘 웃는다. 너한테, 나한테는 많이 안 보여줬다.”

 

합리적인 의심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난 번개고룡과 만난 지 아직 하루밖에 안 됐고 그전에 그녀가 무얼 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웃는 모습이 예쁜 건 맞지만 뭔가 좀 다른 거다. 이전에 그 웃음을 보면 신전들의 사람이 생각이 난다.

 

아닐 거야.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그리고 애초에 나는 성체가 된 지 하루밖에 안됐다.

파워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그런가?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저으며 번개고룡을 따라갔다.

 

고대신룡은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며 잊히지 않는 추억 위에 또 다른 추억을 쌓아갔다. 말 할 수 없는 충족감을 채워가며 그날을 즐기기로 했다.

 

번개고룡 너무 빨라!”

 

그들은 희망의 마을이 파괴되는 운명을 당기며 시간은 흐른다.

 

일주일이 지나고 번개고룡은 마을을 떠날 준비를 했다. 가는 길에는 왜인지 파워도 끼어있었다.

파워는 못 온다고 하지 않았나?”

 

나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패트촌장 나 필요 없다 한다. 나 말고 든든한 드래곤 찾았다고 했다. 그동안 고맙다고 말해줬다.”

두 번째 열쇠 갖고 오기란 게.’

 

파워의 그 말을 듣고 나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번개고룡을 보았는데, 내 눈빛을 알아챈 번개고룡이 뒤돌아보며 조용히 엄지를 세울 뿐이었다.

 

이때 나는 확신했다. 번개고룡 이 드래곤은 엄청나게 속물이고 한번 잘 못 걸리면 절대로 안 되겠다는 사실을.

 

가자, 다음은 바람의 산맥이야.”

 

번개고룡은 우리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갈 길을 설명했다.

 

불의 산은 안 들러?”

. 나 거기서 추방당했거든.”

 

그 말에 나와 파워는 입을 다물고 계속 듣기만 했다. 가는 곳에는 누가 있는지 조심해야 할 건 무엇인지.

 

빙하고룡. 차갑고 도도한 드래곤이며 번개고룡 못지않게 똑똑하다고 한다. 그보다 매우 잘생긴 게 좋다고?

 

잠깐, 드래곤 설명하는 거 아니야?”

 

듣다 못한 내가 한마디를 했다.

 

응 지금 설명하고 있잖아, 가장 중요한 부분.”

 

그렇게 우린 빙하고룡의 능력이 무엇인지는 못 듣고 성격, 외형에 대한 칭찬을 30분 동안 들었다.

 

. 이 정도면 됐고. 왜 필요하냐면, 일단 그곳에 하나를 봉인재료가 두 개 더 있어 안정 용액과 완전무결한 물방울. 그리고 걔가 던전에 대해서는 머리가 좋거든 나완 다르게, 원소 공격이 먹히는 건 아니지만, 얼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퇴로 생성에는 아주 좋지. 알겠지?”

 

파워와 나는 이미 멍을 때리며 번개고룡을 바라보기만 했다.

 

알겠지?”

번개고룡이 손에 번갯불을 두르며 위협하자. 나와 파워는 급하게 끄덕이며 알겠다고 말했다.

 

그럼 가보자. 바람의 산맥에 오랜만에 만날 생각하니까, 더 설레네

 

하지만 우리가 바람의 산맥에 갔을 때

 

“..뭐야.”

 

빙하고룡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남아있는 건 피가 묻은 거대한 얼음 조각들 그리고 치열하게 싸운 처참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핏자국이 흘러 중간에서 멈춘 듯 얼어붙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건너편에는 얼어붙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따라와

 

번개고룡이 잠깐 보더니 우리에게 손짓하며 그저 아무 말 없이 발자국을 따라갔다. 우리는 침을 삼켰다. 그동안 쾌활했던 그녀의 모습은 없고 계속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을 걷다가. 번개고룡은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 번개고룡 어디가!”

그녀에게 우리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번개고룡은 그저 뛰었다. 뛰고 뛰면서 옛날에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설마. 이 방향은.’

 

숨이 차오르게 뛰며 번개고룡은 그전에 빙하고룡과 만났던 기억을 되짚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이곳에 묻어놓을 거야. 이게 우리가 만났다고 증명 된 거지”)

 

그 일은 무려 4년 전. 아무리 평범한 드래곤이어도 어떤 무언가에 애정을 갖지 않는 이상 까먹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넌 바람의 산맥에 오는 용들은 전부 감지할 수 있잖아. 그치?”)

(“?”)

(“만약에 안 까먹으면 내가 왔을 때 처음부터 이곳에 올테니까. 이곳에서 만나자고.”)

 

(“나는 이런 거 기억 잘 못 해. 도대체 이런걸. 왜 하는 건지.”)

(“걱정 마 다시 만났을 때는 무조건 내가 이곳에 널 데려올 테니까.”)

 

빙하고룡은 무뚝뚝하게 대답했지만. 번개고룡이 그의 볼을 콕 찌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까먹지 마?, 다음에 만나면 뭘 묻었는지 물어볼 테니까. ? 약속.”)

(“알겠으니까. 볼 좀 그만 찔러.”)

 

(“부드럽고 네 반응이 귀여워.”)

 

빙하고룡이 부끄러워하면서 눈을 피했지만 번개고룡은 재밌다며 웃어댔다.

 

그들은 약속했던 그곳에서 다시 만났다. 번개고룡은 뒤돌아있는 빙하고룡을 보며 안심했다.

번개고룡은 달려가며 빙하고룡에게 안겼다.

 

빙하고룡! 잘못된 줄 알고 걱정했잖아. 네 집은 왜 그래? 괜찮아? 역시 네 피가 아닌 거지?”

 

번개고룡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하지만 빙하고룡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건 여전하네. 근데 대답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설마 내가 까먹었다고 삐진 건 아니지? 날 봐.”

 

뭔가 이상한 것을 직감한 번개고룡이 빙하고룡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예상이 명중하듯 그의 눈은 산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눈의 초점이 흐릿하고 빙하고룡은 심할 정도로 주위에 한기를 방출하고 있었다.

 

. 이런.”

 

 

 

Ep.9 잊고 싶은 추억 (2)

번개고룡은 한기에 점점 떨기 시작했다. 불의 드래곤인 그녀에게 바람 산맥의 추위 정도는 버틸 수 있었지만, 빙하고룡이 마음을 먹고 끝도 없이 한기를 뿜어내면 그녀라도 위험했다.

 

잠깐!”

그때 빙하고룡의 주위에서 얼음이 재빠르게 자라나며 번개고룡을 노렸다. 번개고룡은 그 순간 빠르게 눈치채지 못했고 완벽하게 피하지 못해 거대한 얼음 기둥이 번개고룡의 복부를 가격했다.

 

복부를 맞은 번개고룡이 피를 토하며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빙하고룡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손짓하더니 땅에 얼음을 자라나게 했다. 얼음들은 장미 덤불처럼 자라며 끝이 뾰족한 채로 번개고룡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빙하고룡! 멈추라고!”

 

빙하고룡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번개고룡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얼음 기둥들을 부수며 그에게 다가가려고 했지만 빙하고룡은 그녀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끝도 없이 한기를 뿜어내며 얼음 기둥을 만들어냈다.

 

내가 아는 빙하고룡이 아니야, 더 차가워진 건 매력적이지만. 날 공격하진 않았어. 저건 마치 조종당하는 듯한.’

 

번개고룡은 점점 막아내는 속도가 떨어졌다. 끝을 모르는 한기의 온도가 점점 내려가서 얼음 기둥이 그녀의 부수는 속도를 따라잡을 때

 

번개고룡!!”

파워와 고대신룡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파워가 땅에 착지하며 얼음들을 모조리 산산조각 냈다.

파워는 곧장 빙하고룡에게 달려들었고 고대신룡은 추워 보이는 그녀에게 빛의 방벽을 씌워 주며 외부와의 한기를 차단해주었다.

 

이런게 있으면 진작에 해주지.”

번개고룡은 투덜거렸지만 고대신룡은 잘못 들었겠지했다.

 

번개고룡, 설명해봐 네가 말한 그 잘생기고 차가운 녀석이 쟤 맞아?”

파워와 대치하고 있는 그를 고대신룡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맞아. 왜 저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우리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 뭔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어.”

 

번개고룡이 심란해 하던 사이 파워가 번개고룡에게 외쳤다.

 

번개고룡! 파워, 이 녀석 제압하려한다. 괜찮은가?”

응 반드시. 눕혀버려.”

파워의 말에 그녀는 섬뜩한 표정을 하며 엄지를 아래로 내리며 확실하게 제압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고대신룡은 그동안에 본 표정 중에 가장 섬뜩하다고 느꼈다.

 

빙하고룡이 거리를 벌리면서 얼음 조각들을 파워에게 날렸지만, 얼음 조각들은 파워의 단단한 피부를 뚫지 못했다. 파워는 점점 빙하고룡의 속도를 따라잡았고. 마침내 그의 작은 팔을 잡으며 말했다.

빙하고룡, 처음 만나지만. 미안하다, 아플 거다.”

“...!”

 

그의 묵직한 주먹이 폭탄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빙하고룡의 머리를 가격했다. 그는 곧바로 땅바닥에 처박히며 조금 발작 증세를 보이더니 이내 움직임이 멎었다.

 

번개고룡이 따라오며 쓰러진 빙하고룡의 상태를 보더니 휙 돌아보며 파워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는 겁먹으며 변명했다.

 

“....안 죽였다! 장담할 수 있다. 그 녀석 조금은 움직였었다! 그리고 힘 조절했다.”

 

흐음. 잘했어. 나도 안 죽은 거 알아. 얘 아직 한기를 뿜고 있어. 그보다 좀 도와줄래? 얘 일단 묶어야 할 것 같거든.”

 

그들은 다시 빙하고룡의 보금자리로 갔다. 그곳은 다시 가봐도 엉망이었다. 누구의 피인지 알 수 없는 이곳저곳에 뿌려진 피. 알 수 없는 냄새들로 가득했다. 번개고룡은 그를 묶어서 앉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깨어나서 다시 공격하려면 어쩌려고?”

그럴까 봐 가져온 게 있지. 파워 가방 줘봐.”

 

번개고룡은 가방에서 이상한 약을 꺼냈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한 번 있긴 했었거든. 그래서 내가 개발한 게 있거든.”

 

얼음 생성을 방해하는 약. 번개고룡이 빙하고룡과 진심으로 싸우다가 이기기 위해 개발한 약이다. 빙하고룡의 몸의 온도는 평균 영하를 유지하는데 몸의 온도를 올려서 체내에서 얼음 생성을 방해하게 하는 약이다.

 

고대신룡이 어떻게 만들었냐 물었지만 번개고룡은 영업 비밀이라며 나중에 차가운 여성을 만나게 된다면 나눠준다고 했다. 고대신룡은 당연하게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깨울 거야?”

번개고룡은 잠시 생각하더니 손가락에서 노란 전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구워야지.”

 

오랜 전기 찜질 끝에 빙하고룡이 깨어났다.

, 일어났다

 

기절에서 깨어난 빙하고룡이 그들을 노려보며 움찔거렸다.

! 너 왜 공격했어! 모르는 척하지 말고 대답을 해봐.”

 

빙하고룡은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다가 몸에서 얼음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도대체 왜 내 집에 멋대로 침입한 거지? 이 상황은 또 뭐냐.”

번개고룡은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빙하고룡에게 몇 번 질문했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 몰라?”

모른다.”

 

우리 전에 만났잖아.”

헛소리

 

그럼, 거기엔 왜 있었던 거야? 그곳엔 우리가 만났다고 증명하는 장소였잖아!”

나도 모른다. 알 수 없게 몸이 그곳으로 이동했다.”

 

번개고룡이라면 알고 있다. 빙하고룡이 이런 장난을 칠 리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거짓말. ?”

번개고룡은 계속해서 중얼거리다가 점점 뒤로 물러서더니. 어딜 잠시 갔다 온다며 사라졌다.

 

날 풀어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정신 나간 여자를 따르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빙하고룡이 묶인 상태로 허우적 거리며 소리쳤다.

 

번개고룡을 왜 공격한 거야?”

저 여자가 먼저 날 안았다. 미친 거지.”

 

고대신룡의 말에 빙하고룡의 말을 충격적이였다. 고대신룡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가만히 듣고 있던 파워는 뭐라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나저나 그 고대신룡이 신전에 있지 않고 이곳까지 오다니. 유타칸이 멸망이라도 한 걸까. 믿기 힘들군.”

 

그 말에 고대신룡이 깜짝 놀라며 빙하고룡의 몸을 붙잡으며 말했다.

뭐라고?”

화난 건가? 비하의 의도는 없다. 고대신룡이 이곳까지 온 일은 전혀 없었으니.”

 

형님을 알아?”

형님? 고대신룡은 한 마리 아닌가?”

빙하고룡은 고대신룡의 반응을 잠깐 살피더니 무언갈 알아차린 듯한 눈치였다.

 

그렇게 된 거였나?”

그게 무슨 말.”

됐고, 날 풀어라. 그리고 저 정신이 나간 여자를 데리고 바람의 산맥에서 사라져라. 내가 할 말은 그것뿐이다.”

 

그는 몸부림치며 온갖 힘들 다해 속박을 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번개고룡이 산에 올라오며 말했다.

 

아니, 풀지 마. 내가 해결 할 수 있어.”

번개고룡의 눈가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지만 복잡한 생각은 정리했는지 그녀의 눈은 이전보다는 맑게 빛나고 있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

내게 다가오지 마라.”

 

빙하고룡의 말에도 일절 신경 쓰지 않고 그녀는 계속 다가갔다.

 

내가 좋은 방법을 알고 있어.”

그녀의 손에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걸 본 고대신룡이 설마 하는 생각에 번개고룡을 말리기로 했다.

 

번개고룡, 뭘 하려는 거야?”

조용히 해, 아무것도 모르면
뭐하냐! 이 여자를 내게서 떨어뜨리라고!”

앉아있는 빙하고룡은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번개고룡이 경멸하며 고대신룡을 밀치며 말했다.

 

충격 요법만큼 좋은 게 없거든.”

 

번개고룡은 빙하고룡의 머리의 양옆을 잡고 그대로 전기 충격을 시작했다. 전기를 맞자마자 빙하고룡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고대신룡과 파워는 그 광경에 충격을 받으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빙하고룡이 그들을 보는 것 같았지만 그들은 눈을 회피하고 번개고룡의 의견을 존중했다.

 

.”

한순간 빙하고룡이 말을 하였지만 번개고룡은 듣지 않았다.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원망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그런 그를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녀 자신을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그에게 호소했다.

 

“....말려야겠지?”

고대신룡은 가만히 몇 분을 지켜보다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빙하고룡에게 전기 충격을 하는 번개고룡을 보자 파워에게 말을 꺼내며 움직였다.

 

번개고룡.”

말 걸지 마.”

번개고룡의 말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진정되었다고 생각한 고대신룡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충격에 빠져나오지 못했고 고대신룡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만해. 이제 소용없는 거 알잖아.”

그는 빙하고룡과 그녀 사이의 어떠한 유대가 얼마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그녀의 슬픔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네가 뭘 알아?”

 

까칠한 그녀의 반응에 고대신룡이 파워에게 눈빛을 보내자 파워드래곤이 그녀를 안고 그대로 쓰러트렸다. 빙하고룡은 이미 기절했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번개고룡은 파워의 등을 주먹으로 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거 놔! 파워! 이것밖에 답이 없다고! 이렇게 하면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네가 뭘 아는데!”

아무래도 우리보다 먼저 온 드래곤이 있나 봐.”

 

?”

빙하고룡한테서 그때 그것의 냄새가 난다고. 거대 뱀한테서 나던 지독한 냄새가.”

처음에는 아리송했다. 그 거대 뱀과 같은 향의 느낌이 났지만 빙하고룡은 기억을 잃은 것 외에는 특이한 점이 없었기에 자신이 헷갈리는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

 

왜 아까는 말을 하지 않았던 거야?”

그때는 헷갈렸었으니까

 

하지만 이제야 보니 더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위험해, 알 수 없지만, 기운이 점점 커지고 있어.”

 

고대신룡의 눈에서는 빙하고룡에게서 급속도로 악의 기운이 퍼져 주변에 범람하기 시작했다.

 

 

 

 

Ep.10 잊고 싶은 추억 (3)

고대신룡은 분명 빙하고룡의 의식이 끊긴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운은 왜 자꾸만 커지는 건지 알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잘못 느끼고 있는 게 아니라면 그 녀석도 이곳에 있어. 하지만 근처라면 번개고룡도 눈치챘을 텐데?’

 

번개고룡은 전에 희망의 마을에서 자신보다 먼저 서펜트의 존재를 알아챈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무것도 모르는 반응을 봐서는 아무래도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펜트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는데?”

 

역시나였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지금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건 자신뿐이었다. 하지만 그를 쫓게 되면 빙하고룡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악의 기운에 노출되는 건 빙하고룡 뿐만이 아니었다.

 

“...이거 뭐냐.”

 

파워가 평소와 다른 이질감을 느꼈는지 말을 꺼냈다.

뭔가 느껴진다. 이거 이상하다.”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걸 느낀 고대신룡은 그 어두운 기운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번개고룡은 허둥지둥 대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말했다.

 

그동안 있던 일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저번에 네가 말한 것 때문에 재료는 있어, 근데 시간이 걸려.”

 

잠깐만.”

고대신룡은 번개고룡의 어깨의 잠시 손을 대더니 빛의 장막을 펼쳐주었다.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거는 거라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거야.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파워 위험한 일 생기면 번개고룡을 보호해줘.”

 

알았다.”

누가 애냐! 나도 내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어! 너나 잘하라고!”

고대신룡이 파워에게도 장막을 펼쳐주며 말하자 번개고룡이 진을 만들던 도중 소리쳤다.

그는 그 말에 웃으면서 날아갔다.

 

고대신룡은 곧장 본인에게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곳으로 날아가자 서펜트가 본인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치 그곳으로 올 줄 알았다는 듯이.

 

서펜트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서사들마저도 그저 그에겐 가십거리였다.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이보다 더한 지독한 기운이 없었는데 말이야!”

 

고대신룡은 아무런 매개체 없이 허공에 빛의 검을 소환하며 서펜트에게 웃으며 달려들었다. 서펜트는 허리를 살짝 비틀어 그의 검을 피하고 난 후, 그의 성장을 감탄하듯이 칭찬하며 손뼉을 쳤다.

 

놀라운 성장이군,”

 

다시 고대신룡이 그를 향해 검을 휘두르자 서펜트는 소매에서 단검을 꺼내 빛의 검에 맞섰다.

 

하지만, 역시 마음가짐이 부족하다. 이렇게 자신 있게 오고서 이렇게 물러서야, 드래곤 하나 잡을 수 있겠나?”

거대뱀의 몸을 가르던 빛의 검을 여유롭게 단검 한 자루로 막으며 서펜트가 그를 조롱했다. 고대신룡이 당황한 사이 서펜트는 방심한 그를 걷어차며 계속 말했다.

 

뭐야? 어떻게?’

 

공격이 막히고 서펜트에게 걷어차이자 헛구역질하며 나무에 처박혀 쓰러졌다.

 

비록 그대가 강해진 건 사실이나 경험이 모자라 여전히 어설프다, 그 거대뱀을 죽인 건 행운이었나?”

 

빛의 검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서펜트는 그의 힘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확신했다.

 

보거라, 네 빛의 검 또한 널 못 믿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면 개죽음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서펜트는 쓰러진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아 그의 얼굴을 보며 섬뜩하게 웃었다. 고대신룡은 그의 섬뜩한 얼굴에 겁에 질렸지만, 다시 웃으며 말했다.

 

무모한 게 내 장점이라 했잖아.”

 

서펜트는 예전에 만났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웃어댔다.

 

하하하! 그랬지, 그대는 분명 그런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대들의 여정은 여기까지 해야겠어. 더는 위험하거든.”

 

그 말을 하고 서펜트는 단검으로 그를 찔렀다. 단검은 그의 몸을 관통하며 들어갔다. 고대신룡이 중간에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아모르의 힘을 받은 드래곤이 고작 이 정도라니.”

서펜트는 한탄하며 고대신룡을 처리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가 팔을 빼려고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

 

뭐지? 빠지지 않는다.’

 

찌르기 전 자신을 잡으려고 했던 팔이 다시 힘이 돌아오며 고대신룡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무모하다고 말했지!”

 

그의 빛의 검이 다시 빛을 되찾으며 섬광을 내뿜기 시작했다. 빛의 검은 단검을 든 서펜트의 팔을 그대로 잘라냈고 서펜트는 고대신룡에게서 멀어졌다.

 

하하! 제대로 당했지?”

 

고대신룡이 옆구리에서 나는 피를 틀어막으며 호탕하게 소리쳤다. 서펜트는 그를 보고 자신의 잘린 팔을 말없이 잠시 보더니 중얼거렸다.

 

완벽하게 속았군.”

 

어린 고대신룡이라 생각한 그의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다, 그는 팔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막으며 생각했다.

 

이번에는 그대의 어리숙함에 고마움을 표해야겠군.”

 

만약 고대신룡이 팔이 아니라 서펜트의 몸을 노렸더라면 빛의 검에 그대로 불타 사라졌을 것이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난 이번에 정말로 너를 잡아야 할 것 같거든 해결할 게 있잖아?”

 

고대신룡은 자신이 날아온 바람의 산맥의 정상을 가리키며 웃어댔다. 그 말을 듣고 서펜트는 멈칫하더니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렇지. 해결해야 할 것. 내겐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서펜트는 검붉은 눈물을 흘리며 주머니에서 방울을 꺼냈다.

 

그리고 그건 자네에게도 있지. 뭔가 잊은 거 없나?”

 

서펜트가 방울을 흔들자. 위화감을 느낀 고대신룡이 바람의 산맥을 쳐다보았다.

 

잊은 거라면?’

 

바람의 산맥에서는 전보다 더 많은 어둠의 기운이 파도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 고대신룡이 다시 뒤돌아보았을 땐 서펜트는 사라진 후였다.

 

젠장. 또 놓쳤네.”

 

기운은 계속 느껴졌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지만 이제 서펜트에게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저 정도의 기운이라면 분명 장막이.’

 

고대신룡이 그들에게 씌어준 장막은 바람 산맥의 정상을 뒤덮은 수준의 기운을 막으라고 씌어준 것이 아니었기에 당장 가지 않으면 위험했다. 고대신룡은 바로 날개를 펼치고 날아갔다.

 

산 정상부터 퍼진 어두운 기운은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산을 감싸듯 퍼져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어둠의 기운과 혼돈이 공기중에 퍼지며 그를 억압하자 나는 것 또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기운을 볼 수 있었던 거지 완벽한 면역은 아니었기에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고대신룡이 빙하고룡이 있는 산과 적당히 가까워 졌을 때 그에 옆에 무언가 날아가며 옆을 지나갔다.

 

고대신룡! 산에서 멀어져라!”

 

익숙한 목소리. 떨어지고 있는 파워였다.

 

뭐지? ?’

 

순간 그에게 얼음 파편이 날라왔다. 찰나였지만 아슬아슬하게 막아냈지만 고대신룡은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위기감을 느낀 그는 당장 방향을 꺾고 파워에게 날아갔다. 어둠 속에서 얼음 파편은 계속해서 날아왔다. 얼음 파편을 막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그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파워! 무슨 일이야!”

 

고대신룡이 떨어진 파워를 보며 말했다. 파워는 엎드린 채로 번개고룡을 감싸 안고 있었다. 그의 등은 어딘가 긁혀 드러난 근육과 빨갛게 부은 곳이 여러 군데 보였다. 이유는 빙하고룡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파워의 걱정은 그게 아니었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 번개고룡이 위험하다.”

 

그의 품에서 번개고룡을 보여줬다. 번개고룡은 이마에 얼음이 박힌 채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Ep.11잊고 싶은 추억(4)

번개고룡은 재료를 가지고 진을 만들면서 생각했다.

 

만약 이 방법에도 되지 않는다면.’

 

어두운 기운은 그녀를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다. 불안과 공포,무력감은 기운의 좋은 먹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자기 뺨을 치며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번개고룡은 땀을 흘리면서 웃으며 말했다.

 

우선 믿고 완성해야겠지?”

 

어두운 속삭임에도 그녀는 빙하고룡에게서 나오는 어두운 기운을 막는 결계를 설치하는 것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빙하고룡은 멀쩡해. 하지만 이 기묘한 느낌은 무엇일까.’

 

그녀가 만든 결계는 그 기운이 더 퍼지는 것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그녀는 한숨 쉴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보여 숨을 급하게 몰아쉬며 그 자리에 드러누웠다.

 

결계는 기존에 있던 어두운 기운을 빙하고룡을 중심으로 흡수하며 붙잡아놓았다. 기운들은 쉴 틈 없이 그 몸집을 키워가며 결계를 뚫으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이제.이제 어쩌면 좋지?”

 

그러자 가만히 긴장하며 지켜보던 파워가 말을 꺼냈다.

 

번개고룡, 빙하고룡이 떨고 있다.”

?”

 

파워의 말에 그녀는 깜짝 놀라며 빙하고룡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기묘한 느낌은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빙하고룡은 심하게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의 몸에서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잘못 만든 건가?”

 

급하게 위기감을 느낀 번개고룡은 다시 불안감에 잡아먹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을 읽듯 기운은 점점 더 흘러넘치기 시작하자 결계가 불안정해졌다. 기운을 가두는 데는 특화 되어 있었지만, 기운이 더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결계의 능력 밖이었다.

 

젠장! 뭐 이런 엉터리 싸구려가 있어!”

 

번개고룡은 재빠르게 결계의 구성을 다시 확인했다. 조절 방법은 무엇인지, 다르게 재구성할 방법은 있는지. 보통의 결계는 한 번 생성되면 다시 바꾸기가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바꿀 방법을 찾지 못하면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한다.

 

번개....

 

?’

빙하고룡이 천천히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빠르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새카만 칠흑 속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빙하고룡을 보았다.

 

방금 뭐라 그랬어? 다시 말해봐.”

 

번개고룡은 결계 너머에 있는 빙하고룡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빙하고룡은 공허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말해보라고!!”

그녀의 외침에 빙하고룡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그의 말이 더 이어지지 못하고 결계가 부서지며 폭발했다.

 

위험하다!”

파워는 잽싸게 폭발을 알아채고 번개고룡을 감쌌다. 폭발과 함께 바닥에서는 얼음 가시들이 튀어나오며 그들을 공격했다.

파워는 한 손으로는 번개고룡을 보호하며 다른 한 손은 솟아오르는 얼음 가시들을 부수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전처럼 부서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뒤에서 자라나는 얼음을 미처 보지 못하고 등이 베었다.

 

아프다.주변 갑자기 이상해졌다.”

파워,빙하고룡은?”

 

폭발한 결계에서는 빙하고룡이 속박이 풀린 상태로 멀쩡히 서 있었다. 번개고룡과 파워, 고대신룡이 이곳에 왔을 때 그 모습 그대로,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은 이번에는 그들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빙하고룡?”

번개고룡의 말에도 빙하고룡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는 그저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과 함께 바닥에서는 얼음 파편들이 모이며 거대한 가시가 달린 구의 형태로 변했다.

빌어먹을

파워 뛰어!”

 

그의 행동을 본 번개고룡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파워에게 소리쳤다. 같이 위기감을 느낀 파워는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를 잡은 상태로 빙하고룡에게서 멀어졌다. 빙하고룡이 들어 올린 손을 슬며시 움켜쥐자 구가 터지며 수많은 얼음 파편들이 퍼져나갔다.

 

파워는 온몸으로 번개고룡을 보호하며 얼음 가시들을 버텨내며 달렸다.하지만 그가 예상하지 못한 건 빙하고룡의 한계였다.

 

공격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의 바로 아래에서 얼음기둥이 솟아올랐고 미처 피하지 못하며 얼음 파편을 모두 막아내지 못하고 번개고룡의 이마에 박혔으며 산에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번개고룡! 번개고룡! 괜찮은가?”

 

번개고룡은 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이 점점 차가워지며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가쁘게 쉬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란을 느끼던 도중 고대신룡이 보였다.

 

고대신룡!”

 

-

 

나는 번개고룡의 이마에 박힌 얼음을 보며 초조한 파워를 바라보고 다시 산맥을 쳐다보았다.

산맥에서 흘러넘치던 어두운 기운을 다시 보니 그것은 단순한 기운이 아닌 점점 자라나는 냉기와 얼음 조각들이었다.

 

모든 얼음 조각들에 기운이 들어가 있는 건가?’

 

원소의 공격이 잘 통하지 않는 파워마저 상처를 입혔다는 것은 아마도 평범한 얼음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파워도 싸움이 성립됐다면 아마 거기서 전투했겠지.하지만 파워의 상처를 보니 번개고룡을 보호하면서 싸우긴 무리인 것처럼 보였다.

 

파워,빙하고룡은?”

빙하고룡 이상해졌다. 우리한테 말도 안 한다. 이 상처들도 빙하고룡 때문이다. 얼음들 이제 부수기 어렵다.”

 

아무래도 서펜트의 방울로 인해 빙하고룡의 모습이 변한 듯해 보였다.도대체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중압감이 이 산맥 전체를 누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 주범은 지금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저 빙하고룡일거다.

 

“.....로 가야 해.”

 

내가 어떻게 할지 생각에 잠겨있을 때쯤 알맞은 타이밍에 번개고룡이 깨어나 쉰 소리를 내며 말했다. 우리를 공격하는 빙하고룡을 뒤로하고 파워가 번개고룡을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번개고룡,일어났어? 나 어떻게 해야 해? 빙하고룡 잡을까?”

 

번개고룡은 중얼거리며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잘 들리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대자 드디어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몰라.”

 

,엄청 위험해 보여.”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번개고룡은 정색하며 장난치지 말라 했다.

 

불의 산으로 가야 해. 더 늦어지기 전에.”

가도. 괜찮은 거 맞지?”

 

“...어쩌면

 

고대신룡은 확신이 들지 않은 그녀의 말이 미덥진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

 

고대신룡, 받아라.”

뭐야, 파워! 어떡하려고!”

우리 느리다, 둘 다 도망치면 결국, 번개고룡 못 지킨다! 네가 빨리가서 불의 산 도착해라. 파워가 빙하고룡, 막아보겠다.”

 

갑자기 파워가 들고 있던 번개고룡을 넘기며 빙하고룡에게 달려갔다.

 

파워...”

파워! 최대한 빨리 올 게 절대로 죽지 마!”

 

번개고룡이 힘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고 나는 파워의 희생을 뒤로하고 있는 힘을 다해 번개고룡이 알려준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빙하고룡도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고 했으나 파워가 그의 다리를 잡아 바닥에 처박았다.

 

어딜 가냐. 넌 따라갈 수 없다.”

 

빙하고룡이 자신을 얼음으로 보호하며 먼지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파워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볍게 심호흡했다. 잘못했다가는 자신도 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파워는 당당하게 빙하고룡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번개고룡을 다치게 한 죄,당당하게 물어내야 할 것이다.”

 

Ep.12 잊고 싶은 추억 (5)

여기저기 튀어나온 얼음 가시와 기둥들 부서진 얼음 파편들이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고 곳곳엔 핏자국에 있었다. 마침내 빙하고룡은 쓰러졌고 온몸에 박혀있는 얼음 가시를 털어내고 서펜트가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놀라운 실력이었다. 4주간 꾸준히 약을 먹였는데도 지친 기색 없이 날 몰아넣을 줄은.”)

 

서펜트가 잠시 말을 멈추며 입에서 바닥에 피를 토했다. 아무래도 겉과는 다르게 속이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로 놀라운 사내야. 그 어린 고대신룡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서펜트는 쓰러져있는 빙하고룡의 상태를 확인하러 천천히 다가갔다.

 

(“. 누구지?”)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내가 이러는 건 그저 자네가 계획에 방해가 살짝 돼서 말이지.”)

 

(“죽여라.”)

빙하고룡이 눈을 부릅뜨며 서펜트를 노려보았다. 눈이 마주친 서펜트는 그의 기세에 주춤했지만 이내 그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유를 부렸다.

 

(“아니,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적에게 자비를 구할 바에는 죽겠다.”)

 

서펜트는 그의 말에 손뼉을 치며 웃었다.

 

(“실로 놀라운 자야. 그런 강한 기개는 요즘 드래곤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

 

서펜트는 그를 바라보며 방울을 꺼냈다.

 

(“자네의 바람대로 그의 계획은 자네를 죽이는 거였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네. 왜냐면 너무 아깝거든.”)

 

서펜트는 천천히 방울을 흔들었다. 빙하고룡은 방울소리을 듣자 눈의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자네의 역할은 간단하네, 이제부터 이곳에 오는 드래곤들을 막아, 잡든 죽이든 그건 자네 마음대로 하고.”)

 

서펜트의 능력은 부여. 그의 말에는 힘이 깃들고 그건 생물과 비생물을 따지지 않는다. 방울은 그의 능력이 아니다. 그의 방울은 가장 활용하기 쉬워서이다. 물론 그의 변이는 완벽하지 않은지라 종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대의 활약을 기대하지.”)

 

팔을 잃은 서펜트가 거친 숨을 쉬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부작용은 예상외였다. 일부로 그들의 근처에 있던 것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는데. 그의 부여가 똑바로 적용되지 않은 점과 고대신룡의 성장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한쪽 팔을 잃은 채로 나무에 기대앉아있는 것이다.

 

(“도망가지 마”)

 

도망가는 게 아니야.’

 

(“해결할 게 있잖아?”)

 

고대신룡이 그에게 했던 말을 생각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축축한 땅을 보며 서펜트가 중얼거렸다.

 

핑크젤라틴. 다 보고 있었겠지?”

 

그가 말하자 땅속에서 분홍색 액체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형체를 이루며 핑크젤라틴이 되었다.

 

눈치가 빠르시군요.”

 

핑크젤라틴은 한 쪽 팔을 잃은 그의 모습에 눈웃음을 지으며 웃었다.

꼴이 말이 아니시군요. 후후

 

입 다물어라.”

서펜트는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짓고는 주머니에서 안정용액과 완전무결한물방을을 꺼내며 땅바닥에 내려두었다.

그걸 본 핑크 젤라틴은 화색이 돌며 그를 칭찬했다.

 

! 역시,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번에 폭발용액 건도 그렇고, 하지만 빙하고룡을 죽이지 않으신 것에 그분이 굉장히 격노하셨습니다.”

 

날 열등한 미물 취급하지 마라. 4주동안 고생한 건 나다. 그의 말을 듣는 것도 내 자유다.”

 

서펜트가 사납게 으르렁거리자 핑크젤라틴은 방긋하며 말했다.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창조주의 말을 따를 뿐이니까요. 뭐 여튼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제가 잘 말해보도록 하죠.”

 

서펜트는 용액과 물방울을 가져가려던 핑크젤라틴을 막으며 사납게 대했다.

 

너무 급한 거 아닌가?”

, 맞다. 참 해독제를 깜박했군요.”

핑크젤라틴은 몸에서 해독제를 뽑아내며 서펜트에게 던졌다. 그는 재빠르게 해독제를 낚아채며 동시에 핑크젤라틴은 용액과 물방울을 흡수했다.

 

근데 빙하고룡을 어떻게 하신 건지 여쭈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저번에 작은 뱀녀석에게 한 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

별거 없다. 부디, 쉽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핑크젤라틴은 그의 미소를 띤 표정에 의문을 가지며 현재 공중을 날아가는 번개고룡과 고대신룡을 보며 말했다.

 

어디 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쪽입니까?”

 

서펜트는 날아가는 그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핑크젤라틴에 말에 그는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어느 쪽이든.”

 

-

 

빙하고룡은 파워의 말에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차가운 숨을 천천히 쉬며 날아간 고대신룡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딜 보는 거냐. 집중해라!”

 

빙하고룡이 방심했다고 생각한 파워는 그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 빙하고룡의 주변은 이미 그의 공간이었다. 주변에 있는 한기와 얼음 하나하나가 그의 감각신경처럼 발달 돼 그의 주변에서 움직이는 모든 사물과 생명체를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빙하고룡이 직접 보지 않더라도 파워의 움직임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

말을?’

 

빙하고룡은 파워의 주먹을 고개만을 돌려 피했고 주먹을 잡아 그대로 땅바닥에 던졌다.

 

번개고룡...”

‘...!’

 

빙하고룡은 쓰러진 파워를 몇초간 처다볼 뿐 끝내지 않고 적당히 멀어진 뒤 그자리의 바닥에서 얼음들을 급속도로 만들어내며 공중으로 올라가며 고대신룡이 날아간 방향으로 얼음의 발판 삼아 빠르게 이동했다.

 

고대신룡 위험하다!”

 

파워가 뛰며 따라가기에는 빙하고룡의 속도는 생각을 초월했다. 아마 저 속도면 고대신룡이 날아가는 속도를 아주 쉽게 따라잡을 것처럼 보였고 좀 전에 한 자신이 막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파워는 간단하게 생각했다.

 

내려와라! 빙하고룡!”

 

주먹을 쥐며 빙하고룡의 얼음에 강하게 내리쳤다. 어둠과 혼돈의 힘이 깃든 그의 빙하는 좀처럼 쉽게 부서지지 않았지만 그의 주먹은 한 번만 내리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수십 번 빙하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고 빙하는 심하게 흔들리며 점차 금이 가는 것이 보였다.

 

번개고룡에게 상처를 주는 놈 따위 번개고룡과 만나게 해줄 수 없다!!!”

 

파워의 외침과 함께 빙하가 부서졌다. 길의 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기반으로부터 이어진 길은 쉽게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워 부서지고 있는 길을 따라 빙하고룡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

빙하고룡은 자신의 길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무슨 일인지 생각했지만 아직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간다면 번개고룡이 있다는걸. 감지하고 있었다. 번개고룡의 머리에 박힌 얼음조각 파편이 빙하고룡에게 그녀의 위치를 계속 알려주고 있었다.

 

미치겠네.’

 

그녀 이마에 박힌 얼음조각은 고대신룡이 빛으로 녹이려고 해도 녹여지지 않았고. 고대신룡 또한 빙하고룡이 쫓아온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날아가기 전과 똑같이 빙하고룡의 기운이 좀처럼 멀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오히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파워가 실패한 것 같았다.

 

번개고룡, 불의 산에 가도 괜찮은 거 맞아?”

 

전에 불의 산에서 추방당했지만 어째서 그곳으로 다시 가려는지 의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적들이 더 늘어나 버린다.

 

그곳에는 빛의 신전 군대와 비슷한 집단이 있어. 그들을 이용해서 빙하고룡을 무력화 할거야. 아무리 단단한 얼음일지라도. 얼음 능력에 특화된 드래곤들의 집단이니까.”

 

내가 할 일은 뭐야?”

 

번개고룡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다 부숴버려.”

 

“....?”

 

 

 

Ep.13 잊고 싶은 추억 (6)

우린 지금 빙하고룡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안전하게 불의 산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분명 내 생각은 불의 산에 있는 불 드래곤들의 도움을 받아 빙하고룡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숴버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람. 나는 이해를 잘못 한 건 줄 알았다.

 

“....다시 말해봐. 대화를 하자는 거지?”

 

나는 잠깐 번개고룡이 아파서 정신이 나갔나?’라는 생각에 다시 물어보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뭔 헛소리야. 못 들었어? 다 부숴버리라고.”

 

번개고룡이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말했다.

 

그니까. 부순다는 의미가 대화의 의미 아니냐고.”

나는 최대한 순화해서 말하려고 노력했다. 제발 그러지 말자고 더 적을 늘리지 말자고 아무리 남의 땅이라 할지라도 이건 기본적인 도리를 넘은 느낌이었다.

 

장난치지 마라. 나 지금 진심이거든? 다 때려 부수라고. 이해가 안 돼? ! 우당탕! 와장창!? 파워처럼 다 부수라고.”

 

번개고룡의 끔찍하고 저조한 표현에 정말 마음속으로 절규하며 슬퍼했다. 도대체 왜 멀쩡한 드래곤들을 건들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날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겸. 속이 좀 시원할 것 같고.”

 

그거였구나. 번개고룡은 그냥 자신을 쫓아낸 곳에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까는 아파 보였던 번개고룡이 더는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솔직히 들고 있는 것도 아깝게 느껴졌었다.

 

이상한 소리하지 마. 왜 굳이 적을 더 늘리는 건데?”

 

. 알았어. 농담이었어.”

 

내가 그녀를 쏘아붙이자. 그녀가 항복하듯 말했다. 그녀는 장난치듯 말했지만 그들의 능력은 확실해 보였다.

 

근데 그들이 나한테 호의를 보일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일단 부숴....보란건 아니고. 입구는 돌파할 필요가 있어. 입구에 있는 애들은 말이 안 통하거든.”

 

나는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진심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입구를 돌파하라는 말은 따라주기로 했다.

 

알았어, 길을 제대로 알려주기나 해.”

잊고 싶은 망할 추억을 뜨겁게 녹여버리자고.”

 

빙하고룡은 마침내 그들을 발견해냈다. 그의 신경이 그들에게 쏠려있는 동안 갑자기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처 자신의 얼음 길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추락하면서 떨어지는 등 뒤에서 다시 빙하들을 솟아오르게 했다. 도대체 자신의 길이 왜 무너진 건지 생각하던 도중 그의 눈에서는 한 사내가 그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파워의 주먹이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내가 말했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그의 주먹은 마침내 빙하고룡은 안면을 강력하게 강타했다. 빙하고룡은 급하게 얼굴을 보호하려 얼음을 얼굴 표면에 생성시켰지만, 이번에는 파워가 조금 더 빨랐다.

 

이번엔 막지 못 할 거다!”

 

얼굴이 짓뭉개지만 빙하고룡은 땅바닥에 처박혔다. 파워는 쓰러트린 줄 알고 천천히 다가갔으나 다시 천천히 한기가 흘러나오며 빙하고룡이 일어났다. 잠깐의 소란이 있어도 그는 파워를 처다도 보지 않았다. 오로지 놓친 고대신룡의 뒷모습을 볼 뿐이었다. 아직 그의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파워는 잠깐 눈을 희둥그레 뜨며 감탄했다.

 

내 진심 주먹을 맞고도 일어서는 건 너 밖에 없을 거다.”

 

파워는 드래곤들과 싸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평화주의자다운 타입에 오로지 마을에 피해가 갈 정도로 위험해 보이는 생물체만 제압할 뿐이었다. 심지어 그의 힘에 대적하는 드래곤이 존재하지 않아, 싸움 자체가 성립된 적이 없기도 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느껴보는 기대감을 느끼며, 그는 알 수 없는 충족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번개고룡을 다치게 한 거 빼고는 정말로 좋은 상대였을 거다.”

 

하지만 빙하고룡은 파워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시 고대신룡을 쫓아가기 위해 다시 빙하를 생성해 길을 만들려고 했다.

 

도망치지 마라!”

 

빙하고룡은 파워가 달려든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보다 빠르게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한다면 또다시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그는 그저 도망가기보단 또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

 

빙하고룡이 그에게 손을 뻗으며 그의 아래에서 얼음 기둥을 생성시켰다. 바닥에서 순식간에 대지를 찢으며 뚫고 솟아나는 얼음기둥들은 매우 날카롭고 단단했다.

위험하다. 아까와의 얼음 기둥과는 다른 것이다.’

 

잠깐 스치는 것만으로도 위험했다. 살짝 닿았음에도 파워의 피부를 찢을 정도였고 얼음의 차가운 기운과 어두운 기운이 몸 안에 스며들어 더한 통증을 주었다. 그런데도 파워는 계속해서 전진하며 빙하고룡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이런 작은 고통 따위는 버틸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한번 파워가 그의 앞에 도달하며 주먹을 내리쳤다.

 

이번엔 네가 한번 버텨봐라!”

 

하지만 빙하고룡의 원래 계획은 그와 멀리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빙하고룡은 일부로 단순한 공격을 하면서 파워의 움직임을 파악해냈다. 그리고 파워가 가장 방심할 때인 자신이 공격당하기 직전에

 

가장 위험한 파워의 손을 노렸다.

 

“....?”

 

빙하고룡이 공격당하기 바로 직전의 그들의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얼음 벽이 생성됐다. 파워는 얼음에 비친 자기 모습에 깜짝놀라며 멈칫했다.

 

파워가 잠시 당황한 사이 얼음 기둥이 파워의 옆에서 솟아났다. 그 얼음은 단순하게 일자로 솟아날 뿐만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변형하며 파워의 오른팔을 감쌌다.

그리고 재빠르게 또 다른 기둥이 생겨나며 파워의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오로지 파워의 움직임을 막기 위한 얼음 기둥이었다.

 

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막았다고 생각한 빙하고룡은 또다시 고대신룡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

불의 산 입구에서 스파이크와 인섹트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평화로움이었다. 인섹트는 아무 일 없는 따분함과 평화로움에 노곤함을 느끼며 하품하고 주변에 누울 자리는 없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흐음. 아무 일 없는데 왜 이런 근무를 계속 서야 하는지.”

 

인섹트가 불만을 느끼며 투덜거렸다. 스파이크는 그런 그를 보며 헛소리 하지 말라며 따끔하게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요즘 몬스터들이 사나워졌다는 말 못 들었어? 투덜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네가 그러니까 선배님들한테 잔소리를 듣는 거야.”

 

너마저 그러기야? . 너한테까지 잔소리를 들으니까 서운하다. 서운해~”

 

인섹트 순경 무슨 일없지?”

 

그때 그들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자 누군지 확인하고 깜짝 놀라며 말한다.

 

..?! 아무 일 없슴다! ....파이어 경장님,샌드 팀장님!”

 

근처 순찰을 다녀온 파이어와 샌드가 그들에게 다가오며 온화한 미소를 띠었다.

 

주변은 안전한 것 같다. 불의 정령들도 잠잠하고 와일드 보어도 내려오지 않는 것 같고. 지루할텐데 고생이 많다. 특히 스파이크는 너는 더.”

 

아무것도 아닙니다.”

파이어 레드스톤은요? 안 보이던가요?”

 

인섹트의 궁금증에 샌드가 바로 대답해주었다.

그래, 보이지 않더라. 그 큰 덩치를 숨기기는 어려운 건데. 도대체 전부 어디로 간 건지.”

 

한가하네요, 아무 일없이 평화롭고.”

?”

 

인섹트가 말을 하자마자 모두가 그를 처다보며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인섹트가 혼란을 느끼며 놀라는 동시에 갑자기 불의 산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파이어 경장의 무전에서는 누군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야, 쭉 달려 고대신룡.”

꽉 잡아. 더 빠르게 날아갈거니까.”

 

우리는 마침내 불의 산에 입구에 도착했다.


 -----------------------------------

설정 구멍들을 채워가면서 쓰는 중입니다. 

댓글0

    • 상호 : (주)하이브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32 준앤빌딩 4층 (135-280)
    • 대표 : 원세연
    • 사업자번호 : 120-87-89784
    • 통신판매업신고 : 강남-03212호
    • Email : support@highbrow.com

    Copyright © highbrow,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