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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외전] Ep.73 그들의 추억 (11)

16 도비는자?유에요
  • 조회수38
  • 작성일2025.12.11

Ep.73 그들의 추억 (11)

결국 엔젤은 떠났다. 끝까지 숨길 생각은 당연코 없었지만,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불편한 건 형님의 기억 때문일까.’

 

고대신룡은 무너진 신전 앞에 서서 자신의 생각에 잠겼다. 벌써 시간은 저녁이었고 고대신룡은 쓰게 웃으며 무너진 신전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하지만 이제 다 쓸모없지 않은가. 나는 이제 사라질 텐데. 실패는 없다. 부족한 힘은 내 몸으로 채울 것이므로. 형님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모두에게 희망을 뿌리고 사라질 거다.’

 

고대신룡은 올라가면서 무너진 잔해들로 순식간에 제단의 모형을 만들며 그 위에서 양옆으로 손을 뻗었다.

 

안녕, 모두.’


그의 양손에서 반짝거리는 입자들이 손 주변을 감싸더니 곧 눈부신 섬광이 터졌다. 섬광은 하늘의 신전을 중심으로 천천히 그가 미리 뿌려둔 모든 창조의 빛을 천천히 자극 시킬 것이다.

 

모든 창조의 빛들이 반응하기엔 시간이 걸리나 그 최초의 섬광은 빛의 신전이 사라질 당시의 빛처럼 강렬했기 때문에 그 섬광을 보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

 

“...이거 뭐야?”

 

하늘의 신전에 도착한 번개고룡은 어떤 장막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마치 하늘의 신전에 있었던 순간이동 마법진처럼, 물리적으로는 도저히 뚫고 지나갈 수 없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건 창조의 힘으로 만들어진 돔 형태의 결계였다.

 

“...!”

 

위에서 갑작스러운 살기가 느껴져 반사적으로 몸을 장막에서 떨어트렸다. 곧 그 직감이 맞았는지 순식간에 나이트가 그 위에서 떨어지며 그녀를 중재했다.

 

결국. 왔군. 그렇게 결정한 건가.”

막아야 하니까요.”

 

창조의 힘으로 만들어진 그곳을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단 하나.

 

이곳을 열거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창조의 힘을 쓸 수 있는 드래곤뿐이다. 그러나 순순히 열어주진 않을 거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번개고룡의 손 주변에 노란 스파크가 생기더니 금세 번갯불이 그녀의 손을 감싸 타오르고 있었다. 나이트 또한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의 손잡이를 잡았고 번개고룡은 잔뜩 긴장한 채 검을 뽑는 그의 손에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감히 그의 속도를 평범했던 번개고룡이 따라잡기엔 무리가 있었는지 눈치채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미 나이트는 그녀의 앞에서 검을 휘두를 준비를 마친 후였다.

 

포기해라. 이미 결정된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녀가 혼자 왔었더라면.

 

번개고룡, 지키러 왔다.”

 

그 짧은 사이를 비집고 파워가 난입하여 주먹으로 그 검을 막아냈다.

 

검이.’

 

파워는 단순히 그의 검을 막아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오히려 그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주며 그를 번개고룡에게서 멀리 떨어뜨렸다.

 

, 약한 번개고룡 괴롭히지 마라. 파워, 조금 화나려 한다.”

 

나이트는 간만에 자신이 힘으로 밀리는 것을 느끼고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났다. 그렇지만 함부로 대장의 생각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므로 생각을 어지럽히는 잡념을 떨쳐내며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생각할 시간 없다.”

 

나이트가 아주 잠깐의 틈을 보인 것을 놓치지 않고 파워는 그에게 달려들었다. 아까의 공격으로 나이트의 팔은 약간의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 다크닉스보다도 강한 충격이.’

 

그러므로 그는 파워의 공격을 최대한 피하는 걸로 결정하며 정면으로 다시 받을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다리를 묶는 어떤 변수만 없었더라면.

 

늦지 않은 거지?”

 

빙하고룡!”

 

번개고룡이 그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보자 나이트를 향해 손을 뻗은 빙하고룡이 보였다. 그의 손은 나이트의 발목을 향하고 있었다. 아주 단단한 빙하를 그의 발목에 생성해 고정했다.

 

집중해 번개고룡. 아직 그놈 살릴 수 있으니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파워의 공격이 한 번 더 나이트에게 적중할 수 있기엔 충분한 순간이었다. 나이트는 흔들리는 팔로 간신히 파워의 공격을 받아쳐 냈지만, 그 후의 상태는 끔찍했다.

 

“...강하군.”

 

빛의 장막까지 밀려난 나이트는 망가진 두 팔을 바라보고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번개고룡은 번갯불을 끄며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나이트 대령, 우리를 보내줘요.”

 

그때의 나라면 졌을지도 모르겠어.”

 

번개고룡! 위험하다!”

 

끝났을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단순한 착각이었다. 나이트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힘을 쓰지도 않은 상태였던 거다. 그 말을 하고 난 뒤에 두 팔을 전부 복구시키며 눈으로 좇지 못할 속도로 칼을 휘두르자 그들 사이를 갈라놓는 두 번의 참격이 순식간에 지나갔으며 땅으로 그 흔적이 뒤늦게 보였다.

 

너희의 의지는 전부 알았다. 서로의 진심은 확인했으니, 누구의 바람이 더 강한지 겨루는 것뿐인가.”

 

동시에 고대신룡이 의식을 시작한 듯 섬광이 빛의 장막 위를 뚫고 하늘을 꿰뚫으며 나이트의 등 뒤에서 터져 나왔다. 역광으로 인해 나이트는 표정이 보이지 않았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태연하게 말할 뿐이었다.

 

“....시작되었나.”

 

두 번이나 대장을 잃어야 하는 슬픔을 감추며 그저 맡겨진 자신의 마지막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 하지만.

 

“...비켜요.”

 

더 이상 희생을 원치 않는 불꽃의 번개를 가진 드래곤과

 

고대신룡에게 이 일, 사과하게 만들 거다.”

 

누구보다 강하며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지키는 드래곤

 

다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겉으로는 차갑지만 그런 친구들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드래곤이 나이트 드래곤의 뒤에서 터져나온 그 섬광을 마주 보았다.

 

순순히 쓰러지지 않겠다.”

 

창조의 힘을 쓰기 시작한 나이트는 아까보다 3배는 빠른 속도와 힘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도저히 동등한 싸움이라고 보기는 힘들 정도의 압도적인 무력이 그들의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빙하고룡의 얼음은 쫓지도 못했으며 파워는 공격을 막아내는 게 전부일 정도로 일방적인 싸움이었다. 번개고룡은 빙하고룡과 파워가 맞을까 봐 제대로 공격도 못 했다.

 

기대해봐도 좋다 생각했지만 결국 여기까진가.”

 

나이트는 빙하고룡과 파워를 그저 지나간 것만으로 제압했다. 정확히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그들을 베어내 제압했다. 그렇게 공격 한번 제대로 못 하며 쓰러진 그들을 차갑게 바라만 보았다. 그것은 실망, 좌절감이었다. 그리고 아직 쓰러지지 않은 채 남은 번개고룡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나이트. 대령? 저희 관계 좋은 거 아니었나요?”

 

나이트는 무표정으로 빛의 검을 뽑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 , 또다시 걔가 희생하도록 내버려 두는 건데요!”

 

나이트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내가 그의 힘을 계승 받았기 때문에 나는 따라야만 한다. 지나가려든. 나를 꺾어봐라.”

 

그리고 곧 나이트는 번개고룡을 검을 휘둘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베는 감각이 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검을 집어넣는 순간 그대로 몸이 경직됐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어떤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상한 연기는 그만둬. 나이트.”

 

엔젤이 천천히 내려오며 몸이 그에게 말했다.

 

. 어떻게 온 거지?”

 

몸이 경직된 채로 그가 말했다.

 

우연히, 빙하고룡을 만났거든. 그리고 그 빛을 보고 어떻게 안 오니?”

 

말투가 바뀌었군.”

왜 다 말투 하나 바꿨다고 알아보지 못하는 건지.”

 

번개고룡을 어디로 데려간 거지?”

 

제트가 안전한 곳에 옮겨놨을 거야. 곧 회복을 마치고 돌아오겠지.”

 

돌아온다. 그녀를 믿나?”

 

그럼 믿지, 바알의 제자니까.”

 

무엇이 널 확신하게 만드는 거지?”
나이트, 네가 잊은 게 하나 있어.”

 

엔젤이 한쪽 팔을 들어 올리자 그녀를 중심으로 반짝이는 파티클이 주변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과거 빛과 어둠의 전쟁, 압도적으로 수가 밀렸던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버텼을 거라 생각해? 단순히 네가 강해서였을까?”

 

창조의 빛을 계승 받은 것은 나이트가 유일하다. 하지만 계승 받은 것이 유일할 뿐 아무도 사용하지 못했단 말은 아니었다. 엔젤도 그들 중 하나였다.

 

나이트. 대위. 오랜만에 기강 좀 잡아야겠군.”

 

심지어 그 누구보다 고대신룡과 비슷하게 힘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드래곤. 그리고 그런 그녀는 고대신룡의 의식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창조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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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다 나이트대령, 처신 알아서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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