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77 그들의 추억 (完)
“위치는 그대로네….”
누군가 엔젤의 보금자리 앞에서 문을 두들겼다.
‘고대신룡이 빛을 뿌린 그날 이후로 하늘의 신전은 재건 되었다. 아니…. 더 이상 하늘의 신전이라고는 부르기 아쉬운 곳이 되었다. 그의 계획대로 모두가 지형에 구애받지 않고 본래의 힘을 낼 수 있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드래곤들이 고향을 그리워할 것을 생각했는지 유타칸의 있던 모든 지형 일부가 구현된 모습으로 재건 되었고 크기는 기존보다 5배 넓어졌다.’
“엔젤~? 있지?”
'그 중 본래 하늘의 신전이었던 곳만 작지 않은 규모의 마을의 형태를 구성하게 되었는데. 이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번개고룡이 문을 덜컥 열고서 엔젤을 불렀다. 그녀는 팔을 괴고 앉아있다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반겼다.
‘그리고 그 누구도 위에서 군림하는 일은 없었으며 그저, 하나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어서 와. 오랜만이네?”
그녀는 번개고룡을 코코아 한잔과 함께 대접했다. 번개고룡은 따뜻한 코코아를 호호 불어 한 모금 마시고 몸이 풀렸는지 노곤한 표정으로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1년이나 걸릴 줄이야…. 정~말 힘들었다고….”
번개고룡은 골치 아픈 듯 얼굴을 찌푸리고, 한숨을 쉬며 웃었다. 엔젤은 번개고룡이 유타칸을 돌아다니며 고생한 이야기를 전부 들어주었다.
“그래서 걔는 뭐라고 했어?”
“......뭐라긴, 원래 신경 쓰지 않은걸. 내가 억지로 끌고 간 건데. 실망은커녕 나보고 힘내라고 말하더라고~”
“걔 답네.”
“시간이 벌써….”
번개고룡은 엔젤의 보금자리를 나와 태양 빛을 느꼈다.
‘그날 이후로 벌써 1년…. 그래도 보람은 찼으니 됐지….’
번개고룡은 햇빛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하지만 잠시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누군가 그녀의 앞으로 와 햇빛을 대신 가려주었기 때문이다.
“엔젤, 만났어?”
“뭐하고 온 거야? 고대신룡.”
고대신룡은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사실 그날 고대신룡은 기적적으로 소멸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
그날 번개고룡은 빛의 장막에서 내쫓기면서 스치듯 자신을 기다렸던 그들의 표정을 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침착하면서도 태연하게 기다렸던 그녀가 번개고룡을 보면서 놀람과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대장”
그녀가 혼자 나온 것을 보면서 나이트는 체념한 듯 고대신룡의 직위를 나지막이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번개고룡을 탓하지 않았다.
“고대신룡...! 왜…! 왜!!!”
그곳에 있는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고 끔찍한 목소리로 울부짖었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묻지 않았다.
“결국…. 설득하지 못했군.”
그 말에 엔젤이 흠칫했다.
“그녀라면…. 설득할 수 있을 줄 알았어…. 그 정도로 위태로운 줄은 몰랐는데”
“흐억... 켁... 흐어엉….”
번개고룡은 고통과 슬픔이 가득 찬 비명을 내지르고 더는 다가갈 수 없는 장막을 만지며 계속 흐느꼈다.
“야, 왜 너까지 흔들리는 건데.”
빙하고룡이 엔젤을 붙잡고서 말했다.
“아니…. 난….”
“...바보 같긴”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를 제쳐두고 번개고룡의 뒤로 다가갔다.
“번개고룡.”
“빙하고룡... 흑.. 내가…. 내가 고대신룡을 설득하지 못했어….”
그의 말에 번개고룡이 울먹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쉼 없이 흐르는 눈물이 흘러 그녀는 계속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또…. 또 다른 드래곤을 잃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걔를 설득하지 못해서…. 나 때문에….”
“진정해,”
빙하고룡은 천천히 앉아 그녀를 껴안았다. 따스한 그녀의 몸은 빙하고룡의 냉기에 식혀지며 슬픔에 그리고 어깨를 토닥였다.
“네 잘못…. 아니야. 고대신룡은….”
빙하고룡은 고대신룡을 말하고 그다음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다. 그녀에게 누군가를 잃는 슬픔은 그가 감히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저 안으며 가만히 있어줄 뿐이었다.
“빛은 뿌려졌다. 이제 모두가…?!”
나이트가 말을 하려던 도중에 엔젤이 갑자기 나이트의 옆에서 주먹을 날렸다.
“...뭐하는거지?”
“..엔젤?”
나이트는 그녀의 팔을 순간적으로 막아냈다. 그의 표정에서는 당혹스러움이 있었지만 엔젤은 무언가를 깨닫더니 피식 웃으며 주먹을 걷었다.
“하…. 이 미련한 자식.”
나이트는 엔젤의 공격에 어떤 적의도 살의도 있지 않음을 알았다. 그러나 어째서 그녀가 저렇게 웃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미친 건가.”
“야…. 나 방금 네 머리를 반드시 맞추겠다고 생각하고 휘둘렀어.”
“그게 어쨌다는 거지.”
엔젤은 이마에 손을 붙이고 절레절레하며 말했다.
“...이래서 몸만 쓰는 애들은 안된다니까. 나이트 대령은 방금 내 공격을 반드시 막겠다고 생각했어?”
“그 공격을 생각하고 막을 리가….”
“잠깐…. 그렇다는 건.”
아마 그녀의 공격에 이해한 것은 빙하고룡뿐인 것 같았다. 그리고 엔젤은 번개고룡을 불렀다.
“번개고룡 언제까지 울고 있을거야?”
“난…. 또 실패했어….”
엔젤이 보기에는 그녀가 아무래도 무언갈 듣기에는 힘든 것처럼 보여서 빙하고룡에게 비켜보라 한 뒤에 그녀의 등짝을 치며 말했다.
“정신 차려, 네 설득이 성공한 것 같으니까.”
“으…. 응?”
번개고룡은 훌쩍이며 엔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엔젤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풉하고 웃다가 진정한 뒤에 번개고룡이 진정할 수 있도록 진실을 얘기해주었다.
“네 설득이 먹힌 것 같아. 계획의 목표는 그대로지만 아주 중요한 게 바뀌었어.”
번개고룡의 눈을 마주치고 빛의 장막 내부의 재건되는 하늘의 신전을 바라보았다.
“하늘의 신전은 무리 없이 지어지겠지. 물론 창조의 빛도 전부 뿌려질 거야 그리고 고대신룡도 반드시 살아 돌아올 거고.”
“걔는 분명…. 나한테 미안하다고….”
“여기 있었구나.”
그건 고대신룡의 목소리였다. 엔젤은 벌써 나타난 것이 의외인지 나이트와 함께 눈동자가 커지고 빙하고룡이 입을 벌린 채로 가만히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번개고룡이었고 그녀는 곧장 일어서 그에게 달려갔다.
“너…!”
“대장.”
“미안…?!”
고대신룡은 양팔을 펼쳤지만 번개고룡은 먼저 주먹부터 날렸다. 고대신룡은 맥없이 땅으로 꽂혔다.
“와우;”
“저런”
“너…! 말없이 사라지는 게 말이 돼?! 진짜 얼마나…. 얼마나 걱정했는데…. 후….”
슬픔을 참고 말하는 번개고룡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지만 매우 후련한 얼굴이었다. 고대신룡은 얼굴이 후끈거렸지만 번개고룡의 행동을 이해했고 맞은 뒤에도 어떤 반격도 하지 않았고 그 상태로 그들에게 말했다.
“다들 여기서 멀어져야 해”
재회는 급하게 마치고 그들은 고대신룡의 말을 더 자세히 들었다. 그의 말로는 빛의 양을 조절하고 나머지의 빛을 하늘의 신전을 더 보강하는 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 말은…. 하늘의 신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소리야?”
“응.”
그 엔젤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여러 번 물었다.
“얼마나?”
“나도 몰라.”
“다들 빨리 튀자.”
“파워 챙기고!”
그들은 완성된 하늘의 신전…. 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대자연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을 보았다.
“새로운 자연을 하나 창조해 냈구먼... 확실히…. 이 정도면 그 어떤 드래곤도 살 수 있겠네.”
“힘…. 부족했던 거 맞아?”
“현실을 직접 건드리는 창조는 더 까다로우니까….”
“살았으니 된 거다! 파워, 고대신룡 볼 수 있어서 좋다.”
“그건 맞지.”
“한 대만 더 맞자.”
“아, 나도 좀 때려도 돼?”
“아?”
-
그날로부터 유타칸에는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힘을 쓸 수 있으니 지역 간 왕래가 잦아졌지만 그만큼 범죄도 일어났다.
그때마다 헬이 격통을 하며 화를 내는 것 같지만 어쩌겠는가? 그녀가 선택한 일인데. 마냥 힘들진 않아 보였다. 뭔가 더 기분은 좋아보였다.
경찰 식구들도 헬에 따라 일하고 있긴 한데. 불의 산보다는 신비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파워는 희망의 숲에 머무르기로 했다. 몬스터들은 더 이상 그들을 공격하지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공간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리 마을 드래곤들은 움직이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그냥 게으른 건가?
빙하고룡은 본인의 고향으로 잠시 갔다 온다 말했었다. 아주 먼 곳이라 조금 걸린다고 다시 돌아올 때쯤이면 1년 정도 걸린다 했으니…. 이제쯤 만날 수 있으려나?
변화 이후에도 피닉스는 불의 산이 편했는지 돌아다니는 걸 꺼렸다.
“난 이곳이 좋아”
“x랄하네.”
“뭐?”
“한 번 더 말해줘?”
여전히 헬하고 자주 티격태격하지만, 나에게도 말해주지 않고 그녀는 뭔갈 기다린다고 한다. 그녀도 더 이상 과거에 묶여있는 것 같지 않은 홀가분한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나이트는 유일하게 한 번도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아마, 본인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갈 이유를 찾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 같은 드래곤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번개고룡..?”
고대신룡을 보면서 잠시 멍을 때리던 번개고룡이 정신을 차리며 그에게 재차 물었다.
“어…. 뭐라고?”
“여기엔 언제까지 머무를 생각이야?”
번개고룡은 남은 아이스크림을 한 입에 털어 넣고 입을 닦고 손을 털며 말했다.
“바로 떠날 거야. 나도 이제…. 나를 위한 여행을 좀 떠나보려고. 빙하고룡이랑 더 시간도 좀 보내고.”
고대신룡도 언제나 활기찬 그녀의 모습에 기뻐한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주러 와. 난 언제나 여기 드래곤 빌리지에 있을 테니까.”
번개고룡은 콧웃음을 하고 그의 어깨에 주먹을 가볍게 치고 뒤돌았다.
“내가 누군데. 또 사라지지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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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문제가 많았던 소설이 드디어 외전까지 끝났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외전으로 풀렸다고 생각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항상 말 없이 지켜 봐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언제나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