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날개

6화: 여섯 발의 유언과 부서진 여정
"캬아아악—!"
하늘을 뒤덮은 오염된 가고일들이 일제히 급강하하며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식스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루미나리스와 그레이록 위를 덮었다.
치익, 챙—!
식스의 어깨 비늘이 찢겨 나가며 파란 피가 튀었다. 하지만 식스는 고통에 신음할 틈조차 없었다. 지면에서는 그림자 늑대 수십 마리가 포위망을 좁히며 세 드래곤의 발목을 노리고 있었다. 공간 결계에 갇힌 탓에 루미나리스의 빛도, 그레이록의 바람도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흩어졌다.
"이대로는... 이대로는 다 죽어."
식스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이미 결계의 가장 취약한 지점인 성문 하단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무너진 바위 더미 사이, 해치 두 마리 정도는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는 틈새가 보였다. 하지만 그곳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서릿발 같은 안광을 뿜어내는 거대한 마물 무리였다.
"루미나리스, 그레이록. 내 말 잘 들어."
식스의 낮은 목소리에 두 해치가 겁에 질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 식스는 자신의 외뿔에 남은 모든 마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청염이 부여해준 발바닥의 청색 기류가 이제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격렬하게 진동했다.
"내가 길을 열 테니까, 너희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저 틈새로 달려. 그리고 다시 황야로 돌아가야 해."
"뭐? 식스, 그게 무슨 소리야! 같이 가야지!"
그레이록이 울먹이며 식스의 앞발을 잡았지만, 식스는 힘차게 그를 뿌리쳤다.
"안 돼! 나까지 가면 속도가 안 나. 내가 여기서 놈들을 붙잡고 있을 때 가야 해. 너희는 예언의 아이들이잖아! 여기서 죽으면 유타칸은 정말 끝이라고!"
식스는 마지막으로 두 해치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평소처럼 장난기 섞인 웃음이었지만, 그 속에는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었다.
"아쿠아스 특급 열차, 마지막 서비스다. 뛰어—!"
식스의 여섯 발이 동시에 지면을 박차며 거대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그의 전신이 파란 섬광으로 화하며 마물 무리의 한복판을 향해 돌진했다.
콰아아아앙—!
폭발적인 추진력에 그림자 늑대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식스는 자신의 몸을 방패 삼아 성문 틈새까지의 길을 억지로 만들어냈다. 수십 마리의 마물들이 식스의 몸 위로 달려들었지만, 식스는 여섯 발을 땅에 박고 버티며 외뿔에서 마력포를 뿜어냈다.
"빨리 가라고! 내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마!"
루미나리스는 눈물로 흐려진 시야 속에서 그레이록의 앞발을 잡았다. 두 해치는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와 슬픔을 억누르며 식스가 열어준 틈새로 몸을 던졌다. 등 뒤에서 식스의 단말마 같은 포효와 마물들의 기괴한 울음소리가 뒤섞여 들려왔지만, 그들은 멈출 수 없었다.
성문을 빠져나온 두 해치를 맞이한 것은 다시 시작된 끝없는 붉은 황야였다. 불과 몇 시간 전, 장비를 맞추고 꿈에 부풀어 들어왔던 그 입구가 이제는 유일한 도주로가 되어 있었다.
"허억, 허억... 식스... 식스..."
그레이록이 뒤를 돌아보려 했으나 루미나리스가 필사적으로 그를 끌었다.
"안 돼, 그레이록... 멈추면 안 돼. 식스가 그랬잖아. 우리가 살아야 유타칸이 산다고..."
백금색의 달빛이 비치는 황야 위로 두 해치의 작은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뒤편의 도시 엘프라는 보랏빛 안개 속에 잠겨 점차 멀어져 갔다. 따뜻한 조력자도, 든든한 보호자도 없이 다시 시작된 황야에서의 사투. 두 해치는 눈물을 닦으며, 식스가 목숨 걸고 지켜준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다시금 메마른 대지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예언의 길은 시작부터 피와 눈물로 얼룩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