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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날개 7화

8 실버윙7313
  • 조회수41
  • 작성일2026.01.20

영혼의 날개

7화: 푸른 불꽃의 결의와 떠나는 발걸음



숲의 경계는 비명과 화염으로 얼룩져 있었다. 식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거대한 암석을 부수는 것보다 더한 힘으로 밀려오는 몬스터들의 파도를 홀로 받아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 너희의 비늘이 이 땅의 흙이 되게 하지 마라!" 식스의 마지막 포효는 숲 전체를 뒤흔들었고, 루미나리스의 등 뒤에서 들려오던 몬스터들의 괴성은 어느 순간 식스의 낮은 으르렁거림과 함께 정적 속으로 묻혔다. 루미나리스는 달리는 내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식스가 준 생명의 기회를 버릴 수 없어 앞만 보고 발을 내디뎠다.

루미나리스와 그레이록이 청염의 동굴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몰골은 처참했다. 루미나리스의 순백색 비늘은 검은 그을음과 진흙으로 덮여 본래의 빛을 잃었고, 그레이록은 날개 끝이 찢겨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신체적인 고통보다 그들을 괴롭히는 건 가슴을 짓누르는 죄책감이었다.

동굴 안쪽, 차가운 푸른 불꽃 사이로 고고하게 앉아 있던 청염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거대한 눈동자에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슬픔이 서려 있었다.

"식스는... 식스는 어디 있느냐?"

청염의 낮은 목소리가 동굴 벽을 타고 울려 퍼졌다. 루미나리스는 대답 대신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었다. 눈물이 바닥의 푸른 이끼 위로 떨어졌다.

"식스가... 우리를 밀쳐내고 혼자 남았어요. 수백 마리의 괴물들이 식스를 덮쳤는데... 우리는, 우리는 아무것도 못 하고 도망치기만 했어요. 식스가 아직 거기 있을지도 몰라요. 청염 님, 제발 식스를..."

청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주변을 감싸던 푸른 불꽃이 일렁이며 차갑게 사그라들었다. 그것은 숲의 오랜 수호자를 향한 묵념이었다.

"식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루미나리스. 그는 자신의 생명을 태워 너희라는 불씨를 지킨 것이다. 드래곤에게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유타칸의 대지로 돌아가 다음 세대의 비늘이 되는 과정이지. 식스는 그 명예로운 길을 스스로 택한 것이다. 그의 용기를 헛되게 만드는 것은 오직 너의 포기와 절망뿐이다."

청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루미나리스에게 다가왔다. 그의 거대한 발톱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동굴에 엄숙하게 울렸다. 그는 벽면에 새겨진 오래된 벽화, 세월의 풍파에 깎여 흐릿해진 예언의 문구를 가리켰다.

"이제 때가 되었다. 너희가 숲의 품을 떠나 유타칸의 진실을 마주해야 할 시간이다.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 문장을 새겨들어라. '푸른 숲의 수호자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날, 빛을 품은 자는 붉은 대지의 심장으로 향하리라. 그곳의 끓어오르는 용암이 순백의 날개를 적실 때, 봉인된 대륙의 기억이 깨어나고 가짜 왕의 왕좌는 무너지리라.'"

루미나리스는 예언의 문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붉은 대지의 심장', 그것은 만년 동안 불꽃을 뿜어내며 모든 생명을 거부해온 '불의 산'을 의미했다.

"불의 산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곳은 우리 같은 어린 드래곤이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옆에서 숨을 고르던 그레이록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청염은 그레이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지만 루미나리스, 네 안에 잠든 힘은 평범한 숲의 이슬로는 깨울 수 없다. 오직 지옥 같은 화염과 고통만이 네 비늘 아래 숨겨진 진정한 빛을 끌어낼 수 있지. 식스는 그것을 알았기에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네가 유타칸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루미나리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눈물로 젖었던 눈동자에 생전 처음 보는 단단한 결의가 서렸다. 식스의 마지막 모습,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산처럼 버티고 섰던 그 넓은 등. 그 기억이 루미나리스를 일으켜 세웠다.

"가겠어요. 식스가 목숨을 바쳐 지킨 게 고작 울보 드래곤은 아닐 테니까요. 불의 산이든 그보다 더한 곳이든, 가서 제가 누구인지, 식스가 왜 저를 믿었는지 증명할 거예요."

그레이록 역시 루미나리스의 곁에 섰다. "식스가 없으니, 이제 내가 루미나리스를 지킬 차례예요. 우리는 함께 갈 겁니다."

청염은 만족스러운 듯 낮은 포효를 내뱉었다. 그는 동굴 가장 깊은 곳을 향해 푸른 브레스를 뿜었다. 그러자 허공이 뒤틀리며 차가운 푸른빛의 차원 통로가 열렸다. 통로 너머에서는 탄내 섞인 뜨거운 바람과 대지를 진동시키는 화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통로는 너희를 불의 산 입구, '통곡의 절벽'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그곳에는 불을 숭상하는 성질 급한 붉은 비늘의 드래곤들이 살고 있지. 그들은 외부자를 반기지 않겠지만, 루미나리스, 네 눈에 깃든 의지가 그들을 움직일 것이다. 식스의 영혼이 너희의 날개 짓마다 함께할 것이니, 두려워 말고 비상하라."

루미나리스는 마지막으로 식스와 함께 거닐던 숲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푸른 불꽃의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레이록이 그 뒤를 따랐고, 두 어린 드래곤의 모습이 빛 속으로 사라지자 동굴은 다시 깊은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유타칸의 운명을 바꿀 거대한 여정, 그 첫 발걸음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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