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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날개 13화

8 실버윙7313
  • 조회수56
  • 작성일2026.01.24

영혼의 날개

13화: 뇌전의 각성과 타오르는 종말의 연기



화산 심장부의 공기는 이미 비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대 신의 순백색 가호가 섬광처럼 전장을 훑고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화산의 군주 이그니투스가 뿜어내는 압박감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았다는 사실에 격노한 보스는 몸을 이루는 거대한 용암석들을 하나하나 분리해 공중에 띄우더니, 그것을 거대한 포탄처럼 동료들에게 퍼붓기 시작했다.


"크으윽...!"


가장 먼저 앞장섰던 피닉스가 날개를 펼쳐 방벽을 세웠으나, 산맥조차 뚫을 듯한 이그니투스의 암석 파편에 밀려 비산했다. 뒤를 받치던 라바 역시 굳건히 지면을 딛고 버텼지만, 보스의 압도적인 힘의 무게는 상식을 초월했다. 굉음과 함께 지면이 함몰되었고, 라바는 피를 토하며 무너져 내렸다. 동료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처참한 광경 속에서 파이어는 이를 악물며 마지막 마력을 쥐어짜고 있었다.


"아직... 아직이야! 여기서 끝날 순 없어!"


파이어가 화염을 휘감으며 도약하려던 찰나였다. 이그니투스의 눈이 붉게 번뜩이며 파이어의 움직임을 읽어냈다. 보스는 거대한 바위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고, 그 손끝에는 대지를 증발시킬 듯한 고밀도의 마그마가 응집되었다. 보스의 팔이 파이어의 정수리를 향해 무자비하게 내리꽂히는 순간, 파이어의 눈앞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때였다. 번개보다 빠른 붉은 궤적이 파이어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비켜, 대장! 내가 간다!"


언제나 뒤에서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우던 번고였다. 하지만 지금 파이어의 앞에 선 번고의 등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해 보였다. 파이어를 지키겠다는 간절함, 그리고 동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번고의 혈관 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 드래곤의 혈통을 깨웠다. 번고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격은 황금색에서 불길한 핏빛이 섞인 진홍색으로 변해갔다.

번고의 눈동자가 하얗게 점멸하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의 발바닥 아래에서부터 시작된 지독한 전격이 화산의 암벽을 타고 흐르며 지직거리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단순히 마력을 소모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번고는 자신의 생명력과 영혼의 정수까지 끌어모아 단 한 번의 타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우리 대장을 데려가게 둘 순 없지! 먹어라! —— [홍염의 뇌벌]!"


번고의 포효와 함께 화산의 천장이 무너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번고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뇌전의 기둥이 이그니투스의 가슴 정중앙을 관통했다. 파이어가 쓰던 불꽃보다 수십 배는 더 뜨겁고, 라바의 힘보다 날카로운 일격이었다. 붉은 번개는 이그니투스의 바위 몸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내부의 핵을 직접 타격했다.


"구오오오오오...!"


이그니투스가 난생처음으로 고통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 전신의 암석이 붉은 전격에 의해 조각나며 공중으로 비산했다. 하지만 번고 역시 한계였다. 기술의 여파로 전신이 검게 그을린 번고는 힘없이 파이어의 품으로 고꾸라졌다. 모든 마력을 소모한 그의 몸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듯 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윽고, 이그니투스의 거대한 몸체가 빛바랜 잿더미처럼 바스러지기 시작했다. 그 단단하던 육체는 형체도 없이 무너져 내리더니, 이내 기분 나쁜 검은 연기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보스가 서 있던 자리에는 오직 그을린 바닥과 매캐한 유황 냄새만이 남았다.


"해냈어... 우리가, 아니 번고가 해낸 거야!"


라바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환호했다.


파이어는 정신을 잃은 번고를 가슴에 꼭 안은 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전장의 한복판, 바람의 흐름을 읽는 윈드만은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했다. 윈드는 이그니투스가 사라진 자리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뒷걸음질 쳤다.


'아니야... 이건 승리의 느낌이 아니야.'


윈드의 예민한 감각에 포착된 공기의 흐름은 기괴했다. 사라진 이그니투스의 연기는 바람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면의 균열을 타고 스며들며 무언가 거대한 것을 깨우고 있었다. 윈드의 귀끝을 스치는 바람은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처럼 들려왔다. 보스를 쓰러뜨렸음에도 불구하고 화산 전체가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괴물처럼 고동치기 시작했다.


"파이어, 기뻐할 때가 아니야! 무언가... 무언가 더 큰 게 오고 있어!"


윈드의 외침과 함께, 이그니투스가 사라진 자리에서부터 짙은 보랏빛 안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승리의 기쁨은 순식간에 차가운 공포로 치환되었고, 유타칸의 전설은 이제 막 진정한 어둠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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