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09 배척된 것 (5)
“옷은 마음에 들어?”
이소연은 거울을 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자기 모습을 확인했다. 계속 자기 자신을 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멋져요…. 그리고 예뻐요! 언니랑 같은 옷…!”
편리한 이동을 위한 푹신한 섬유로 만들어진 신발과 튼튼하지만 불편하지 않으면서 사람의 피부처럼 숨 쉬는 반바지와 윗옷 그리고 검 회색 기반의 가죽 겉옷과 팀의 상징 S.A.F.E 마크가 그녀의 오른쪽 팔뚝에 써있었다.
“야…. 왜 난 빼냐?”
“아…. 오빠랑도 같은 옷이긴 하죠.”
반은 이상하게 자신을 언급하지 않자 불만을 표출했지만, 이소연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딴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워낙 인물이 아니라서 그래.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전부…. 됐다.”
“뭐냐 그 기분 나쁜 말투…?”
“혼자서 잘 생각해보세요~!”
백마로는 먼저 나갔다. 반과 이소연은 처음 봤을 때보다 좀 더 멀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반의 생각이, 틀린 것인지 이소연이 먼저 다가와 귀를 대보라고 했다.
“응?”
“솔직히 선아 언니랑 안 어울려요.”
라고는 그녀도 먼저 나가버렸다.
“와…. 내 취급 무엇?”
자잘한 일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시간에 맞춰 열차를 타러 모였다. 아틀란티스는 물의 도시이므로 육지가 아닌 바다 안에 있다. 물론 낙원도 공중에 떠 있는 처지이긴 하나 낙원의 열차는 특수한 기술 덕분에 못 가는 곳이 없어서 문제는 없다.
“긴장돼요…!”
“천천히 심호흡해.”
이소연이 떨면서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그러는 중 반이 그녀에게 속삭였다.
“열차 안에서는 신발 벗어야 해.”
“네?”
“너 또 이상한 말 했지.”
반을 의심하는 백마로가 그의 눈을 수상하게 쳐다보았지만 반은 손사래를 치면서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이소연에게 속삭였다.
“진짜, 그게 예의란 거야.”
“...진짜죠?”
“내 이미지가 왜 이렇게 됐담.”
그래서 그녀는 아무런 의심 없이 정말 신발을 벗고 조심히 열차에 탔다. 그러자 승무원과 가만히 지켜보는 백마로가 동시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그것을 보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소…. 손님? 신발은 갑자기 왜?”
당황하는 승무원과 근처에서 웃는 소리와 함께 떠들어대는 소리를 들으며 이소연은 얼굴이 화끈해졌다.
“네? 원래 이렇게 하는 거라고…?!”
“....”
“..!”
백마로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반을 조용히 보더니 그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반이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게 절대로 행복해서 웃는 미소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순식간에 표정이 정색한 채로 고개를 돌리더니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이소연은 백마로와 함께 앉았고 그 옆에 반이 앉았지만 셋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연아….”
반이 그녀를 조심히 불러봤지만 당연하게도 이소연은 대답하지 않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열차 밖을 보았다. 대신 그를 본 것은 백마로였다.
“백마로…!? 나…. 날 왜 그렇게 노려보는 거니?”
놀람을 감추지 못했고 백마로는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갈면서 그저 입 모양으로 말했다.
넌.내.리.면.각.오.해
낙원에서 아틀란티스까지 가는 시간은 평균 8시간 정도이다. 그리고 반은 자신의 목숨도 이제 그 시간만큼 남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소연아…. 그게 아니라….”
열차에서 내려 셋이서 가만히 걷다가 도저히 셋 사이에 기묘한 거리와 정적을 참을 수 없었던 반이 해명을 하려던 도중 백마로가 기다렸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네가 정신이 나갔지? 아니면…. 제대로 안 맞은 지 오래된 건가? 딱 대.”
“아니! 나는 긴장 풀어주려고 그런 거라고!”
백마로는 혹시나 하고 이소연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예상했듯이 그녀는 반에게 정말로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은 채로 다시 고개를 돌렸고 그 행동을 확인한 백마로는 더 이상 자비를 줄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그게 유언이냐?”
“진정해 봐!”
“넌 정신 좀 차려야 해.”
이성을 잃은 듯한 눈을 하고서 내지르는 그녀의 주먹은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웠다. 한치의 낭비도 없는 움직임으로 노련하게 반을 노렸다. 하지만 반의 능력은 기동에 특화되어있었기 때문에 백마로의 공격을 피하는 데 부족함은 없었다.
“어라”
계속 뒤로 피하다가 어느새 그의 등에는 딱딱한 벽이 느껴졌다. 양손으로 뒷벽을 매만지며 불쌍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지만 백마로의 눈에는 살벌한 살기를 내뿜으며 주먹에 힘을 줬다.
“딱 대.”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반의 비명이 아틀란티스에 퍼져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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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정보
아르카 열차는 각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 대중교통 수단이다.
이름답게 낙원의 아르카가 설계한 모든 도시에 이어진 최첨단 특수 열차이며 각 도시에 특성에 맞게 자유 변환하며 운행한다.
처음엔 고작 어떤 도시의 한 회사가 모든 도시를 장악하는 걸로 보일 수 있었지만 박성우가 모든 설계도와 기술을 무상으로 지원하면서
도시는 이 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해진 노선과 시간표에 따라 운행되며, 일반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객차는 일반석과 직원 전용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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