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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4편(상)

8 실버윙7313
  • 조회수15
  • 작성일2026.02.03

4편: 바람의 아이


루아의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년의 태도가 급변했다. 아까 마물을 앞에 두고 부러진 검을 들었던 비장함은 온데간데없었다. 소년은 마치 둑이 터진 것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 내 이름은 윈이야! 성은 없어. 평범한 빈민가 출신들에게 성 따위가 있진 않을 리 없잖아? 나는 저 멀리 대도시 변두리에 있는 하층민 구역에서 왔어. 방금 그 괴물 봤어? 그건 하급 그림자 마물이야! 보통은 깊은 숲이나 늪지에 사는데 왜 이런 길목에 나타났는지 모르겠네. 아마 대륙의 마나 흐름이 뒤틀리고 있다는 소문이 진짜인가 봐! 그나저나 너, 방금 빛은 대체 뭐야? 와, 나 진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니까? 빛의 검이라니! 마법서에서나 보던 건데 네가 그걸 슥- 하고 뽑아내더라고!”


윈은 연회색 앞머리를 연신 쓸어 올리며 루아의 주변을 뱅글뱅글 돌았다. 그의 초록색 눈동자는 호기심과 경외감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루아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윈은 자신의 허리에 달린 회색 깃털 벨트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낮췄다.


“사실 나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야. 내 몸속엔 윈드 드래곤의 피가 흐르고 있거든. 비록 아주 오래 전 조상님이 드래곤과 계약했거나 사랑에 빠졌던 흔적이 남은 ‘혼혈’일 뿐이지만 말이야. 하층민 구역에선 이 능력을 숨기고 살아야 했어. 드래곤의 피가 섞였다는 게 알려지면 귀족들의 사냥감이 되기 십상이거든. 그런데 루아 너는…”


윈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 루아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루아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지만, 윈은 자석에 이끌리듯 다가왔다.


“너는 나랑은 차원이 달라. 내 바람의 감각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너한테서 느껴지는 마력은 섞인 게 아니야. 아주 순수하고, 아주 고결하고, 마치 태양 그 자체를 깎아서 영혼에 박아 넣은 느낌이야. 이건 내 추측인데… 루아, 너는 아마 빛 속성 드래곤의 순혈일거야. 아니, 틀림없어! 인간의 가죽을 쓰고 태어난 고대신룡의 후손일지도 모른다고! 방금 그 빛의 파동은 혼혈 따위가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 와, 내가 전설 속의 순혈 드래곤을 만나다니! 나 오늘 운 다 쓴 거 아니야?”


루아는 윈의 쏟아지는 정보량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평생 시걸에서 밭만 일구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드래곤의 순혈이라니. 촌장님이 말씀하시던 드래곤의 권능이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났다는 사실이 여전히 꿈만 같았다.



한참 동안 혼자 흥분해서 떠들던 윈은 루아가 메고 있던 봇짐 사이로 삐져나온 종이 뭉치를 발견했다. 그의 초록색 눈이 두 배는 더 커졌다. 


“어? 그 문양… 설마 너도 성 아르카나 마법 학교에 가는 거야? 진짜로? 세상에, 이런 우연이! 나도 이번 입학 시험을 치르러 가는 길이었어! 빈민가에서 썩기엔 내 바람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거든. 독학으로 마력 운용법을 익히느라 고생 좀 했지만, 너 같은 동료를 만날 줄이야!”


루아는 당황스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혼자 떠나는 길은 막막함과 두려움 뿐이었지만, 비록 말이 좀 많아도 정의롭고 아는 게 많은 윈과 함께라면 든든할 것 같았다.


“응, 나도 내 안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어서 지원했어. 사실 마법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네가 윈드 드래곤의 혼혈이라면 나보다 훨씬 많이 알겠네? 같이 가줄래?”


루아의 제안에 윈은 기다렸다는 듯 가슴을 팡팡 쳤다.


“당연하지! 동행이라니, 환영이야! 내가 가는 길 내내 대륙의 여사부터 드래곤의 속성 상성, 마법 주문의 영창법까지 싹 다 강의해줄게. 아, 지루하다고 졸면 안 돼? 내가 설명할 땐 좀 디테일한 편이라 한 번 시작하면 한 두 시간은 금방 가거든. 그래도 순혈 드래곤님을 모시는 바람의 기사라고 생각하면 영광이지, 안 그래?”


그렇게 빛의 소녀와 바람의 소년은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유타칸의 새로운 신화가 두 아이의 작고 보잘것없는 발걸음으로부터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4편(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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