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젤은 그 이후로 그런 고신을 귀찮도록 챙겼다. 이동 수업 시간엔 꼭 자는 고신을 깨워 데리고 다녔고 수업시간에도 옆에서 종알거렸다. 점심시간에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 태도는 고신이 하루가 다 지나도록 익숙해지지 않았다.
고신이 티나게 얼굴을 구기며 머뭇거릴 때 엔젤은 서슴없이 고신의 팔을 감쌌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반에 흔히 있는 단짝처럼 굴었다. 어색함은 고신에게만 있는 듯 했다. 얼굴이 붉어져 어버버 거리는 동안 엔젤은 제 사이와 고신 사이에 있는 간격을 좁혔다. 마치 고신이 뭐라 한 마디 뗄 틈을 주지 않는 것 처럼. 고신이 어리둥절해 하는 동안 엔젤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엔젤은 고신과 친하게 지내는 무리들과는 다르다. 바르게 잘 자란 탓에 군더더기 없이 맑은 얼굴을 하고 제 앞에 선 용은 없었다. 그것도 친구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용은 정말 없었던 것 같다. 확실히 고신과 엔젤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말이다. 그 순간 급격히 온도차를 느끼며 고신의 얼굴이 굳어졌다.
우리는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존재인데, 어차피 처음부터 그렇게 되어있었던 것인데. 차라리 나 같은 건 피하는 게 나을 텐데.
고신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지겨워서 욕이라도 하고 싶었다. 엔젤이 여전히 거부할 수 없는 예쁜 얼굴을 하고선 고신을 바라보았다. 고신은 머리가 복잡해 울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엔젤 : "그거 알아?"
고신 : "뭘."
엔젤 : "너 되게 못 숨겨."
고신 : "뭐."
엔젤 : "넌 얼굴에 다 드러난다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고신은 알 수 없었다. 여유롭게 웃고 있는 엔젤의 목이 붉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그것 역시나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서서히 그 붉은 기운이 턱 선을 타고 올랐다. 고신은 다시 보지 못한 척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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