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emis
13화
커다란 충격과 함께 나는 끝쪽 벽에 쾅하고 부딪혔다. 내 옆에서 티비가 흔들리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 순간 머릿속이 띵해지며 눈앞이 심하게 흐릿해졌다. 몇 초가 더 지나자 등뼈에서부터 뜨거운 고통이 타고 올라왔다.
난 겨우정신을 지키며 비틀거리며 앉았다. 주변에서 비명과 고함 소리 그리고 앓는 소리가 번갈아서 들려왔다. 신음 소리도 섞여 들어가 있는 걸 보니 아마 나 정도면 그래도 덜 심하게 다친 듯 했다. 평소였다면 그들을 신경 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들의 걱정은 뒷전이었다.
나: ‘…내 코가 석자인데.’
온 몸에서 신경을 자극하는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나는 억지로 온 몸을 일으키려 노력했다.
그제서야 내 머릿속에 아이패드가 떠올랐다. 너무 멍했던 것 때문인지 그 중요한 아르테미스 앱이 깔려 있는 아이패드를 까먹고 말았다. 나는 겨우 흐릿한 시야 사이로 보이는 붉은 것을 집었다.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딱 내 아이패드였다. 다행히도 만져지는 걸 보면 아직 완전히 부스러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액정을 확인했다.
당연히도 깨져있었다.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었지만 칩에 손상이 갔는지 화면 군데군데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되어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가지고 있었던 아이패드를 잃은 고통과 상실감 때문인지 온 몸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통증 때문인지 폐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긴 한 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의 안도의 한숨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어떻게든 선명하게 화면을 내려다보려 노력하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시야는 좋아지지 않았고, 이내 나도 포기했다.
별 일 없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생각이었다.
멀리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승완, 그러니까 성까지 하면 이승완이었다.
승완: 은솔 누나, 괜찮아요?
그나마 이 깡패고 무리에서 가장 정상이고 어린 놈 중에 하나인 애였다. 나랑 준혁이를 잘 따라서 벌써 높은 위치긴 하지만, 그나마 변색이 덜 된 아이라 대화하기 편했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편하다는 생각이나 그런 좋은 쪽의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앉아 있었다.
잠시 후에 승완이가 다가와서 아픈 곳을 조금 눌러주고 난 뒤에야 어느 정도 시야가 뚜렷해지고 통증이 잦아 들었다.
승완: 누나, 괜찮아요?
나: … 아니. 다른 애들은?
승완: 글쎄요, 엉망진창이라 찾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다행히 죽은 애는 아직까진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준혁이 형은… 아직 못 찾았어요. 더 깊이 날아갔나봐요. 아님 더 심하게 다쳤거나… 빨리 찾아야 하는데.
나: 넌?
승완: 네?
나: 넌 괜찮아?
승완: 저는 안쪽에 있었는지 별로 안 다쳤어요. 발목이 살짝 삐긴 했는데 별로 아프진 않아요.
나: 오케이. 준혁이… 빨ㄹ리 찾아 봐.
승완: 네.
나는 준혁을 찾으러 가는 승완의 뒷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이 들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나: 승완아. 잠시만. 티비… 좀 틀어봐.
승완: 네?
나: 티비. 틀라고. 뉴스 틀어.
승완: … 그… 뉴스가, 나올까요?
나: 됐어. 그냥 틀어. 안 나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승완: 근데, 그건 갑자기 왜요?
나: 무슨 일인지, 적어도… 확인은 해봐야 할 거 아냐. 다른 데면 몰라도 서울 한복판인데, 벌써 어느 정도는 조사되고 난리도 아닐 거야.
승완: … 네. 리모컨부터 찾을게요, 그러면.
나: 잠시만.
승완: 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