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emis
12화
나는 쌀쌀한 1월의 공기를 느끼며 중학교 아지트에 도착했다. 오늘이 1월 1일, 새해라 그런지 사람들이 평소보다 꽤나 많았다.
나한텐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아니면 그저 내가 세상과 떨어져서 사는 것일지도. 뭐든지 간에, 상관은 없었지만.
우리의 아지트는 중학교의 막힌 부분 뒷쪽에 있었는데, 지하 벙커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에도 전기는 또 통해서 전자기기와 전등을 사용할 수 있다. 뭐, 티비 까지 쓸 수 있는 고성능 벙커?
들어가는 방법은 느낌에 비해 의외로 벙커임에도 안전 설비는 있어서 이중 보안이 가능하다.
먼저 비밀 통로로 들어간 뒤, 숫자 네 자리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 문이 열리고 상위 멤버들이 있는 중간 공간으로 갈려면 고유 숫자까지 대고 얘기해야 하는 등 참 어렵게도 만들어 논 시설이다.
물론 난 능숙하게 모든 것을 처리하고 중앙 부분으로 갔다. 이미 다른 놈들은 다 치킨을 뜯으며 티비를 틀어놓고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깡패 무리치곤 너무 가벼운 분위기긴 하지만, 치킨 옆에 있는 건 바로 술 몇 병이다. 심지어 한 병은 깨져 있는 걸 보아 또 어디서 패싸움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참, 왜 저런데.
난 이곳의 상위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긴 적은 의외로 가장 적다. 대충, 오토바이를 탄 적도 없고 술을 마신 적도 없고 담배를 피운 적도 없다는 소리였다.
난 그냥 법을 어기기가 싫었다.
더 웃긴 것은, 여기의 우두머리인 이준혁 새끼도 똑같다는 거다.
물론 아침에 오토바이 탔냐고 하긴 했지만 걔도 말로만 오토바이 탔다고 하지 사실 본인은 안 타고 다른 놈들 데리고 밖으로 나갔을 것이 뻔했다.
그냥, 그런 놈이었다.
예전에 한 번 걔가 패싸움을 하다가 팔이 찢어지는 바람에 내가 붕대를 감아주면서 왜 이러고 살면서 법은 또 철썩 같이 지키냐고 그랬다.
걔는 그냥, 난 울 엄빠처럼 되고 싶지가 않아, 라고 했었다.
그때는 정확한 뜻을 몰랐다.
나중에 승완이한테 들어보니까 엄마아빠가 범죄자였다고 한다. 엄마랑 아빠도 사실은 몰래 음지에서 사귀다가 어쩌다 임신해서 나온 아이가, 이준혁이었다고 한다. 키울 마음도 없었는지 버렸는데 운 좋게 고아원에서 거둬줬다고, 얘기해주었다.
그러다가 준혁이 말론 자기가 6살 때 엄마가 성폭력을 하다가 경찰한테 잡혀서 감옥으로 가다가 자살했다고 하고 아빠는 그런 것에도 관심 없다가 나중에 자신이 직접 찾아갔을 때도 술에 취해서 다른 여자랑 놀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엔 아빠도 엄마랑 비슷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한다.
딱히 긍정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이준혁이란 놈을 잘 알진 못 했었고, 그제서야 걔가 나랑 비슷한 뒷이야기가 있었구나, 하고 조금 친해진 것 같았다.
그 후로는 동갑이기도 하고, 똑같이 고이고 성격도 비슷하고 성적도 비슷하고 그러니까 자연스래 친해졌다.
그냥, 제인 친한 친구쯤.
여자랑 남자랑 그러니까 다른 놈들은 맨날 놀리지만, 우리는 주먹질로 응수했다.
준혁: 어, 왔냐?
난 어, 하고 대답을 하려 했다. 평소처럼, 무미건조하게.
그러지 못 했다.
내가 대답을 하려는 그 순간, 밖에서 굉음이 들리며 주변이 폭발할 듯이 흔들렸다.
나는 반대쪽 벽으로 날아가며 내 손에 있던 아이패드가 날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