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ry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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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용한 산골짜기에서 평소와 다른 지진이라도 난 듯 한 드릴 소리가 들려왔다.
산 아래에 있던 작은 시골 마을은, 무슨 일일까 하면서도 금방 돌아오겠지, 하며 주구장창 그 소리를 참으며 몇 날 며칠을 버텼다. 하지만 그 소리는 날이 갈 수 록 커지기만 했고 끝나긴 커녕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났음에도 그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을 사람들은 매일 잠을 설치기 마련이었고, 결국 단체로 그 곳으로 올라가 항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그러면 소란이 잠재워 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잠에 든 그들은, 두 번 다신 깰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결정한 그날 밤, 그 마을엔 역병이 돌았고 마을은 하루 아침에 흔적 하나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운명의 장난인 것인지 그 마을이 사라진 그 다음 날, 기괴한 소리는 사라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영원히 몰랐겠지만 그 소리는 평범한 공사 소리였다. 하지만 공사 소리라 하기엔 마을 사람들이 그 소리 하나에 들고 일어섰단 것이 모순되어 보였다. 겉으론 그래 보였다. 하지만 그 산은 지형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 곳의 지형이 워낙 험하고 이상한 지라 꾀꼬리 소리도 산골을 울렸다고 한다. 그런, 설화가 있다고 한다.
이후 공사가 끝난 곳엔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주택이라 하기엔 작고 일반 오두막집이라 하기엔 큰, 애매한 크기의 집이었다.
이후 그 집엔 작은 카페가 들어섰다. 그 곳에 갖다온 몇 안 되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 곳의 주인장은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성격이 이상 한 것도 아니고 말이 없는 것도 아니라 한다. 못 생긴 것도 아니고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상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그들은 모두 그랬다.
마지막으로 그 카페에 다녀온 사람이 말해주기론, 무언가 묘한 사람이라고 한다. 분위기가 묘하다고, 그런 사람은 처음 본다고, 그랬다. 그냥, 주변의 모든 걸 일그러트린 다고나 할까, 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상은 역시 분위기를 신경 써주진 않는다. 당연히도 터가 좋지 않았던 그 카페는 생긴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라졌다.
그 후론 그 마을도, 산골짜기도, 그 카페도, 그 주인장도 모두에게서 잊혀져버렸다. 매해 바뀌고 바뀌는 계절처럼, 한 순간에 확 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확 하고 사라진 일이었다. 그리고 대게 그런 일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금방 잊혀지고 만다. 그들도 그러 했다.
그러나 세상은 항상 한 걸 같지만은 않다고 그랬다. 결국 무언가 다시 일어났다. 그곳에서, 다시 뭔가가 시작됐다.
그 주변을 지나던 등산가는 공사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고,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았다. 하루하루 살기도 힘든 그들에게, 묘한 카페의 행방을 알라고 권하긴 싶지가 않았다. 아무도 그렇게 권하지 않았고 아무도 그렇게 찾지를 않았다.
딱히 신기할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일들은 다시 생기려고 꿈틀거리다가 이내 밟힌 것처럼 늘어지기 마련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쩌면 이 일은 다른 부류의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없었던, 진짜로 ‘묘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그곳에서 기적이 일어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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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이야, 멋지다. 봐봐, 내 말이 맞지? 이런 곳도 공사하면 금방 새 것처럼 된다니까.
한적한 산골짜기의 자연적임을 깨트리는 이색적인 카페 앞에서 젊은 여자가 자기 혼자 중얼거렸다. 그 여자는 잠시 멈춰 있다가 산 아래를 휙 하고 돌아서 바라보았다.
리아: 야, 나와! 다 보여.
그러자 아무 것도 없던 그녀의 뒤에서 무언가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 일그러짐이 끝난 뒤 그 곳엔 더 이상 아무도 없지가 않았다. 그곳에는 낮선 생명체가 하나 서 있었다.
몸집은 작았고, 일반적인 다람쥐나 청설모처럼 보이진 않았다. 날개는 있는데, 털도 나 있었고 마치 이 곳 세상이 아닌 곳에서 온 것처럼 생긴 생명체 였다.
그 생명체는, 그 누구도 상상 못 할 비밀을 품고 있었으니까.
그 아이는, 새끼 드래곤처럼 보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