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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ers] 1

15 실버윙
  • 조회수17
  • 작성일2026.05.03

[Hunters]


제 1화: 붉은 먼지 속의 파란 불꽃











태양계 너머, 제3행성 '아스칼론'의 정오를 알리는 것은 뜨거운 태양이 아닌 대기를 가득 메운 적갈색의 미세한 먼지 폭풍이었다. 거친 바람이 암석 지대를 훑고 지나갈 때마다 쇳가루 섞인 건조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지구의 흙과는 전혀 다른, 날카롭고 차가운 행성의 냄새. 하지만 모모에게 그것은 익숙한 삶의 배경이자, 생존을 위해 매 순간 들이마셔야 하는 공기였다.



모모는 방금 막 사냥한 소형 몬스터의 잔해를 갈무리하고 있었다. 호랑이만 한 육중한 덩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움직임은 갓 털갈이를 마친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소리 없었다. 흰 눈처럼 보드라운 '털 느낌'의 비늘은 아스칼론의 붉은 흙먼지 속에서도 기묘한 위용을 뽐냈다. 비늘 사이사이에 미세하게 돋아난 솜털들은 공기의 흐름을 읽어냈고, 모모가 몸을 한 번 가볍게 털어내자 내려앉았던 먼지들은 마치 마법처럼 튕겨져 나갔다. 순백의 비늘은 다시금 은은한 진주빛을 내뿜으며 본연의 색을 되찾았다.



식사를 마친 모모는 만족스럽게 앞발을 핥았다. 그녀의 이마 중앙, 단 하나 박혀 있는 푸른 비늘이 기분 좋게 점멸했다. 그것은 모모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이자, 그녀가 가진 신비로운 힘의 근원이기도 했다. 모모는 잠시 바위 그늘 아래 웅크려 앉아 자신의 등을 장식한 빛의 날개를 감상했다. 실체가 있는 가죽이나 뼈대 대신, 오로라를 떼어다 붙인 듯한 빛의 파동이 일렁이며 그녀의 등을 감싸고 있었다. 평온한 심장 박동에 맞춰 날개는 부드러운 푸른 빛과 보라색 빛을 번갈아 내뿜으며 일렁였다.



풍성한 털로 덮인 꼬리가 바닥을 가볍게 쳤다. 꼬리 끝부분은 작은 날개 깃털들이 여러 겹 겹쳐진 듯한 독특한 형태였는데, 기분이 좋을 때면 이 깃털들이 꽃잎처럼 활짝 피어오르곤 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이 황량하고 거친 외계 행성에서 모모는 가장 우아하고 평화로운 존재였다.



하지만 평화는 쇳덩이가 지면을 잔인하게 짓누르는 불길한 진동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구르르릉— 콰르르!


먼 곳에서 들려오는 육중한 기계음. 모모의 예민한 시각이 즉각 반응했다. 그녀의 눈은 단순히 빛을 투영하는 것을 넘어, 대기 중의 에너지 흐름과 아주 미세한 사물의 떨림까지 포착해 냈다. 수 킬로미터 밖에서 피어오르는 먼지구름 속에 숨겨진 '개조 트럭'의 형체가 모모의 눈에는 선명하게 박혔다. 인간들. 아스칼론의 자원을 갉아먹으며 원주민 생명체들을 '소재'로 취급하는 침략자들이다.



모모는 본능적으로 근처에 선 적갈색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나무의 거칠고 딱딱한 질감이 백색 비늘에 닿았지만, 그녀는 숨조차 멈춘 채 시선을 고정했다. 그때, 트럭이 거친 급정거 소리를 내며 멈춰 선 폐기 기지 입구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포착됐다.



갈색과 진갈색 줄무늬가 선명한 드래곤 한 마리였다. 모모와 같은 아룡(亞龍)이었다. 모모보다 아주 조금 더 큰 체구를 가진 그 수컷 아룡은 굶주림에 지쳤는지 기지 안의 음식 냄새를 따라 조심스럽게 발을 들이려 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쏴!"


인간들의 거친 외침과 함께 강력한 전자기 그물이 대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갈색 아룡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그물에 휘감겼고, 수만 볼트의 전류가 그의 비늘을 태우며 근육을 마비시켰다. 그는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모모는 나무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이마의 푸른 비늘을 가늘게 떨었다. 그녀의 특수 능력인 '감정 읽기'가 발동했다.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파동이 모모의 뇌리에 꽂혔다.


‘뜨거워... 아파... 제발, 누구든... 무서워... 죽고 싶지 않아...’


그것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심연처럼 깊은 두려움절망이었다. 그 감정의 색깔은 모모의 시야 속에서 탁하고 끈적한 보라색 파동이 되어 소용돌이쳤다. 모모의 가슴 속에서 기묘한 동질감과 뜨거운 연민이 피어올랐다. 같은 처지의 아룡, 그리고 저토록 처절한 도움의 요청. 평소라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절대 인간의 구역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모모였지만, 오늘만큼은 그 공포의 파동이 그녀의 발톱을 세우게 했다.



인간들은 거칠게 갈색 아룡을 트럭 짐칸의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두꺼운 강철 사슬을 채웠다. 한참을 시끄럽게 웃어대며 승전보를 나누던 인간 무리의 절반 이상이 보급품과 장비를 챙기려는 듯 잠시 기지 안쪽 건물로 사라졌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야.'


모모는 바위 사이사이를 그림자처럼 누볐다. 흰 비늘이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지면에 밀착했다. 일렁이는 빛의 날개를 최대한 몸에 붙여 빛을 죽이고, 꼬리 끝의 날개 깃털들도 납작하게 뉘었다. 트럭 주위에는 오직 두 명의 감시병뿐이었다. 그들이 지루한 듯 담배를 피우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찰나, 모모는 번개 같은 속도로 대지를 박차고 도약했다.



그녀의 몸은 한 줄기 하얀 섬광이 되어 트럭 뒷칸의 열린 틈으로 빨려 들어갔다.



트럭 내부는 기계유의 매캐한 냄새와 피비린내, 그리고 배설물 냄새가 섞여 역겨웠다. 그 어둠 속에서 갈색과 진갈색 줄무늬가 뒤섞인 아룡이 눈을 크게 뜨고 모모를 바라봤다. 그의 입에는 무거운 가죽 입마개가 씌워져 신음조차 내지 못하게 막혀 있었고, 네 발은 굵은 강철 사슬로 묶여 바닥의 고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가까이서 본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짙은 공포가 서려 있었지만, 모모의 신비로운 형체를 보는 순간 미세한 희망의 빛이 스쳤다. 모모는 소리 내지 말라는 듯 꼬리를 살짝 흔들어 보인 뒤, 곧바로 회색 발톱을 세웠다. 그녀의 시각은 사슬의 가장 약한 연결 부위를 정확히 찾아냈다.


끼이익, 챙!


모모의 날카로운 발톱이 강철을 파고들며 불꽃을 일으켰다. 아스칼론의 극한 환경에서 단련된 아룡의 근력과 정밀한 타격이 합쳐지자 강철 고리가 비틀리며 끊어졌다. 뒷발을 묶고 있던 족쇄 하나가 풀려나갔다. 갈색 아룡이 몸을 뒤척이며 안도의 숨을 내쉬려던 찰나, 모모의 귀에 인간들의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뒤쪽에서 무슨 소리 안 났어? 불꽃이 튄 것 같은데!"


돌아온 인간들이었다. 예상보다 너무 빠른 복귀였다. 모모는 다급하게 남은 족쇄를 향해 다시 한번 발톱을 휘두르려 했지만, 그녀의 시각에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투척물이 포착됐다.


슈슉— 캉!


육중한 쇠막대기가 모모의 어깨 비늘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트럭 금속 벽면에 깊숙이 박혔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뼈가 바스러졌을 위력이었다.


"이게 뭐야?! 하얀 괴물 놈이 하나 더 있잖아! 당장 그물 가져와!"


트럭 밖에서 인간들이 고함을 지르며 몰려들었다. 모모는 반사적으로 몸을 솟구쳤다. 좁은 트럭 내부에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문은 이미 무장한 인간들의 총구로 막혀 있었다. 그녀는 일렁이는 빛의 날개를 활짝 펼치며 트럭 천장의 높은 철골 구조물 위로 뛰어올랐다.



천장의 쇠파이프를 억센 발톱으로 움켜쥐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모모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 그녀의 이마에 박힌 파란 비늘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치열하고 서늘한 빛을 내뿜으며 점멸하기 시작했다.



밑에는 아직 한쪽 발이 묶인 채 입마개를 한 갈색 아룡이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모모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를 인간들이 살기 띤 눈으로 포위하기 시작했다.



모모는 자신의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사냥감을 향한 포식자의 흥분이 아니었다. 동족을 짓밟는 자들을 향한 거대한 분노, 그리고 저 무력한 갈색 아룡을 반드시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겠다는 강렬한 결의였다.



그녀의 백색 털 비늘이 거친 대기의 바람과 인간들의 살기를 맞아 사납게 일어섰다. 이제 평화로운 아룡의 일상은 끝났다. 모모는 천장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하며, 인간들의 심장 박동 소리를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



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
또 다른 글이네요 언제쯤 완결을 해볼 수 있을지… 여러번 글을 써보았음에도 글이 더 발전하지는 않는 느낌입니다. 여러 모로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 게시판이 몇 주간 아무 활동도 없네요…. 또 며칠 뒤면 다시 활발해지길 기도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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